[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카카오뱅크가 각종 호재에도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카카오그룹은 윤석열 대통령의 정권 출범 이후 압박을 받았다고 평가를 받았던 만큼 '탄핵 수혜' 테마주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카카오뱅크의 경우 주가 부양에 크게 영향을 받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6일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까지 발표하고 나섰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장에선 카카오뱅크 뿐만 아니라 '경영진 먹튀 논란' 등으로 카카오 그룹 전체에 대한 시장의 깊은 불신의 벽이 여전한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몇몇 호재만으론 단기간에 추세를 돌릴 수 있을지 의문이란 지적이다. 여기에 카카오뱅크의 본질 경쟁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 또한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주가(종가)는 전 거래일인 지난 20일 2만2100원으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표결하는 국회 본회의 개최를 하루 앞둔 지난 13일 대비 약 9.8% 하락했다.
이날(23일) 오전 10시10분 기준으로는 2만205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0.23% 빠지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시점을 전후로 반짝 상승세를 보였지만,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또다시 2만2000원대로 주저앉으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카카오는 일종의 탄핵 테마주로 여겨지기도 했다.
윤 정부와 출범 초부터 독과점 문제, 사법리스크 등으로 적지 않은 마찰을 겪었던 만큼 이번 탄핵이 가결되면서 정무적인 리스크가 어느정도 해소될 것이란 관측에서다.
실제 탄핵소추안 표결 하루 전인 지난 13일 카카오그룹은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카카오는 전일 대비 5.03% 올랐으며, 이 외 카카오게임(18.28%), 카카오페이(10.40%), 카카오뱅크(3.38%) 등도 상승마감했다.
반면 비상계엄이 선포됐던 지난 3일에는 이들의 주가가 41~70% 가량 빠지기도 했다.
다만 카카오뱅크의 경우 탄핵 정국 속에서도 또 다른 자회사들 대비 상대적으로 영향이 크지 않았던 만큼 주가 상승 동력 또한 미미한 모양새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중 처음으로 밸류업 계획을 발표하고 나서 주목을 끌기도 했었다.
2027년까지 ▲고객 수 3000만명 확보 ▲자산 100조원 달성 ▲수수료·플랫폼 수익 연평균 20% 성장 ▲2030년 ROE 15% 기록 등의 목표를 지난달 26일 제시한 바 있다. 향후 3년간 주주환원율도 현행 20%에서 50%까지 확대키로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일부 주주들의 실망감이 드러나기도 했었다.
지난 26일 밸류업 발표 직후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다 2만1750원으로 마감했다. 전날 대비 0.2% 소폭 상승하는 데 그친 것.
다음날인 27일에도 종가기준 3.4% 증가한 2만2500원에 불과했다.
먼저 밸류업 발표에 나섰던 주요 금융지주사들과 비교해보면 이 같은 주가의 흐름은 더욱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다.
밸류업 공시 이후 주가는 KB금융지주는 7800원 상승했으며, 우리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도 각각 1650원, 2700원 뛰어 오른 바 있다.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각종 호재에도 크게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본질적인 경쟁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물론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밸류업 직후 지지부진하던 모습과 달리 이후 12거래일간 약 11% 이상 상승하는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탄핵 정국속에서도 또다시 밸류업 발표 이전의 주가 수준으로 회귀하고 있는 것은 주가 부양을 위한 구체적인 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은 정부의 가계 대출 관리 기조에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 속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 문제까지 대두되면서 향후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아울러 카카오뱅크는 증시 입성 3년 만에 주가가 4분의 1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축적 돼 왔기 때문에 단기간에 주가 부양을 일으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주가에 미치는 요인은 워낙 다양하지만 그동안의 흐름을 보면 카카오뱅크가 성장주로서 본연의 기대를 충족시키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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