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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불가능한 요구, 소통 아냐”…SNS 의미심장 글 ‘왜?’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던 신세계 계열사들의 안색이 굳어졌다.

최근 불거진 프로야구단 SSG랜더스 비선실세 논란으로 팬덤과 정용진 부회장간 실랑이가 심상치 않게 확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소비유통 대표 기업인 신세계 그룹 전체로 불똥이 튈 가능성도 있어 그룹내 관계자 우려도 커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SSG랜더스 단장 교체 과정에 불거진 ‘비선실세 개입’ 의혹에 대해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현재 정 부회장은 야구단 SSG랜더스 구단주를 맡고 있다.

비선실세 의혹은 올해 SSG랜더스 통합우승 성과를 낸 류선규 단장이 지난 12일 돌연 자진 사임, 14일 김성용 퓨처스 R&D센터장이 새 단장으로 선임되면서 불거졌다.

랜더스 팬들은 ‘최고 성과를 낸 팀 단장 교체는 이례적’이라며 정 부회장의 SNS에 댓글을 달고 관련 의혹을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정 부회장은 지난 15일 오후 SNS 대문글에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는 것은 소통이 아니다. 주장하는 사람이 그 말을 증명해야하는 것이고, 증명 전까진 상대의 말을 믿는 것”이라고 적었다. 정 부회장이 충분한 설명을 부연하지는 않았지만 제기된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그런데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이 글 때문이 아니다. 앞서 정 부회장은 “여기는 개인적인 공간이다. 소통이라고 착각하지 말기를 바란다”며 “마음에 들지 않거나 불편한 포스팅이 있으면 댓글로 알려달라. 영원히 안보이게 해드리겠다”고 적었다.

이 글에 랜더스 팬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정 부회장은 해당 게시글을 삭제하고 한때 댓글을 적을 수 없도록 차단하기도 했다. 그동안 SNS를 통해 일반 대중과 수시로 소통해온 것과 달리, 이날 정 부회장은 정반대의 충격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다.

평소 정 부회장 SNS엔 쌍둥이 자녀와 일상 사진들이 올라오기도 한다. 정 부회장 개인적 공간이지만, 이 계정은 비공개가 아닌 전체공개 계정이다.

이 계정을 통해 노브랜드와 피코크 등 자체브랜드(PB) 상품, 최근 인수한 SSG랜더스 홍보 채널 역할을 하고 있다. SSG랜더스 구단 인수 과정도 SNS를 통해 알려왔고, 신세계그룹 새 캐릭터 ‘제이릴라’가 유명해진 계기 역시 정 부회장 SNS를 통해서다. 그때마다 수많은 사용자들은 정 부회장 글에 응원과 공감을 표했다.

그런데 평소 개인 SNS를 운영하며 대중과 소통을 강화해오다 이 채널이 불만·항의 창구로 쓰이게 되자 ‘개인공간’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결국, 정 부회장이 ‘선택적 소통’을 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물론 자신을 비난하는 글에 발끈하는 것은 정 부회장에게만 국한된 사례는 아니다. 지난해 최태원 SK 회장도 대중과 소통을 늘리기 위해 SNS를 시작했지만 SK이노베이션 주가 관련 불만글엔 반응하지 않았다. SNS 사용자가 결국 소비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부정적 여론이 확대될수록 기업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앞서 올해 초 정 부회장이 지속적으로 ‘멸공’ 관련 게시물을 올렸을 때도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신세계그룹 계열사 불매운동 목소리가 나왔다.

당시 정 부회장은 ‘공산당이 싫다’는 글을 시작으로 잇따라 ‘멸공’ 발언을 하며 정치적 성향이 드러나는 글을 게재했다. 이는 대선 정국과 맞물려 파장을 낳았고 주요 외신들까지 보도했다. 중국 사업 리스크와 신세계그룹 계열사 불매운동 우려가 커지면서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재계 관계자는 “처음 의도한 것보다 네티즌 사이에서 과한 해석이 나오다보니 톤다운을 한 것 같다”며 “(정 부회장이) 없는 의혹을 어떻게 증명해야 하는지를 말하고 싶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부회장이 듣고 싶은것만 듣고, 보고 싶은것만 보는 선택적 SNS 소통 이미지를 자초했다는 점은 부인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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