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최근 국내 금융권에서‘비대면 채널’이 다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주로 점포전략 차원, 창구 인력 슬림화 전략차원에서 시도됐던 과거와는 달리 핀테크(Fin-Tech),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등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이 생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스마트폰 뱅킹서비스까지 사용자가 대폭 확장되면서 비대면채널 의존도는 더욱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따라 은행 인터넷뱅킹시스템의 역할도 이제는 기존보다‘비대면 채널’ 전략을 폭넓게 수용하기위한 방향으로 속속 재개편되고 있다. 고객 주도의 금융서비스 플랫폼을 인터넷뱅킹시스템과 모바일 기반의 스마트뱅킹에 구현시켜야하는 게 핵심이다. 비대면 채널 환경에서 고객들은 스스로 금융상품을 판단하고, 선택한다. 당연히 UI(유저인터페이스)와 UX(사용자경험)가 새로운 e뱅킹 전략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
지난해 11월 개통한 부산은행의 신(新)인터넷뱅킹시스템은 국내 금융권에서 요구되고 있는 이러한 ‘비대면 채널’의 방향성을 대폭 수용해 개발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국내 은행권에선 비교적 가장 최근에 선보인 차세대형 인터넷뱅킹시스템이다. 시스템 가동 6개월이 지난 현시점에서 봤을 때,‘금융쇼핑몰’과 같은 비대면채널 중심의 금융서비스 콘텐츠는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은행 신인터넷뱅킹시스템 프로젝트는 ▲개인 및 기업 인터넷뱅킹시스템의 전면 개편 ▲스마트뱅킹 ▲금융상품몰 ▲개인자산관리 ▲e CRM 구축 등을 핵심 추진과제로 선정해 진행됐다.
프로젝트 투입비용은 총 200억원이다. 부산은행의 IT투자 여력을 고려했을 때, 방대한 신인터넷뱅킹시스템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17개월여의 시간과 인력, 비용은 분명 부담스러운 부분이었다. 은행 내부에선 “2, 3년 더 쓸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지만 “스마트뱅크 경쟁을 서두르는 것이 필요하다”는 성세환 행장의 결단으로 프로젝트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앞서 부산은행은 프로젝트에 앞서 ‘부산은행에 가장 적합한 비대면 채널 강화 전략’을 주제로 딜로이트를 통해 9주간의 사전 컨설팅을 진행했다.
컨설팅을 통해 기존 시스템의 주 이용고객 패턴분석, 현업부서 직원의 인터뷰, 국내외 은행 사례를 통해 최적의 모델을 도출해 냈다. 또한 홈페이지 구성, 인터넷뱅킹, 스마트뱅킹의 구축 전략과 운영방안, 차별화된 스마트뱅킹용 특화앱 서비스 개발에 주력했다. 또한 e-CRM시스템과 연계해 고객맞춤 상품추천과 금융상품몰의 서비스 강화를 위한 방안이 제시됐다.
◆‘비대면채널 전략’구현, 어떻게? = 기존 은행권의 인터넷뱅킹시스템이 스피디한 거래처리 중심의 화면구성을 지향했지만 부산은행 신인터넷뱅킹시스템에서는 고객이 금융상품을 차분하게 쇼핑하면서 타 상품과의 비교가 가능하도록 했으며, 퇴직연금 등 새로운 금융상품에 대한 정보도 자세히 얻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인터넷뱅킹서비스를 통해 제공되고 있는 ‘금융상품몰’구성은 국내 은행권의 비대면채널 전략이 지향하고 있는 방향과 일치한다. 금융IT 전문가들은 앞으로 국내에서 출범하게 될 인터넷전문은행이 구성하게될 금융상품몰 서비스가 이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양한 금융상품을 고객이 직접 화면의 자연스런 동선을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배치했다.
부산은행은 인터넷뱅킹 ‘금융상품몰’을 통해 ▶상품추천 및 베스트상품 정보제공, ▶e-CRM을 통한 개인상품 추천, ▶이달의 인기상품, ▶상품표준 속성 팩토리 ▶퇴직연금 정보 등를 제공하고 있다.
‘상품표준 속성 팩토리’는 온라인 상품정보 표준화 및 세분화를 통한 정확한 상품검색 및 비교기능을 제공한다. ‘상품추천 및 베스트상품 정보 제공’은 고객에게 목적별, 생애주기별, 고객별 다양한 형태의 상품 추천이 가능하다. 이와함께 온라인 판매, 금리, 수익률, 고객 추천수, 조회건수 등 다양한 항목별 베스트 상품정보를 제공한다.
e-CRM을 통한 개인상품 추천 기능은 전체 고객 로그분석 및 온라인 로열티, 라이트 스테이지 등 동일 고객 온라인 활동 분석 정보를 통해 얻은 정보를 기반으로 상품을 자동추천한다. 이달의 인기상품은 각 금융상품별 월별 가장 조회수가 많은 사품정보를 프로모션 형태로 제공하여 마케팅을 수행한다.
기능면에서 살펴보면, 부산은행 신인터넷뱅킹시스템은 ▶오픈뱅킹 ▶스마트뱅킹 ▶글로벌뱅킹 ▶고객맞춤형 화면설정 ▶마이페이지 ▶빠른메뉴 설정 ▶스킨설정, ▶GNB(메뉴 네비게이션) ▶스마트 자산관리(PFMS) ▶소셜채널 강화 ▶퀵 메뉴 등 고객 친화적 기능들을 구현하는데 중점을 뒀다.
고객 중심으로 인터넷뱅킹서비스 플랫폼이 구축됐다는 것은 기술적으로, 기능적으로 개인화된 서비스가 대폭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용자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멀티 OS‧브라우저‧디바이스 지원이 가능하다. 스마트뱅킹서비스도 하이브리드 방식의 스마트뱅킹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다양한 모바일 OS 및 태블릿PC 지원이 가능하다.
스마트 알림센터 기능을 통해서는 만기상품, 자동이체, 연체 및 예약이체 정보 등의 개인금융 일정을 달력 형태로 제공하는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 자산관리(PFMS)는 각 금융기관에 흩어져있는 금융자산을 하나로 통합해 원스톱으로 사용, 관리할 수 있는 개인 자산관리서비스이다. 재무설계 시뮬레이션 기능이 제공되며 그 결과를 통해 추천 상품 및 포트폴리오가 제공된다.
인터넷뱅킹시스템과 함께 개발된 스마트폰 뱅킹에선‘맞춤형 메인 화면’기능을 통해 고객이 직접 원화는 메뉴를 선택하고 드래그&드롭 방식으로 위치를 설정하는 개인 맞춤형 페이지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함께 모바일의 공간적 제약을 극복하고 어떤 위치에서든 원하는 화면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했고, 각 금융상품별 월별 가장 조회수가 많은 상품정보를 프로모션 형태로 제공해 마케팅을 수행한다. 한 손 조작시 터치 가능한 최적화 영역(다이얼 형태)으로 구성하여 조작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왼손, 오른손 조작 등 사용 습관에 따른 메뉴 구조 변경이 가능하다.
◆‘스마트뱅킹 중심 전환전략’, 성공적 = 인터넷뱅킹시스템 가동전인 지난해 10월말 기준, 부산은행의 인터넷뱅킹 이용자수는 184만5000명, 스마트뱅킹은 61만명 수준이었다. 인터넷뱅킹시스템 오픈후 2015년3월말 기준으로 이용자수는 192만2000명, 스마트뱅킹 이용자수는 68만3000명 수준으로 늘었다. 인터넷뱅킹은 4.2%, 스마트뱅킹은 12%가 넘는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스마트뱅킹 이용자수가 상대적으로 크게 증가한 것은 인터넷뱅킹과 스마트뱅킹간의 연계 전략이 자연스러웠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2014년10월 인터넷뱅킹과 스마트뱅킹의 합산 거래량은 2500만건으로 이중 스마트뱅킹비율은 45.8%(1145만건)이었다.
신인터넷뱅킹시스템 오픈이후인 2014년 11월 이후부터 2015년3월까지, 전체 월평균 거래건수가 3000만건 수준으로 크게 늘어났으며, 이중 스마트뱅킹 비율은 54%~55%로 크게 높아졌다. 사용자 편의성이 떨어졌던 기존의 e뱅킹 인프라를 개선함으로써 모바일, 스마트뱅킹 중심의 비대면전략으로 가져간 것이 주효한 것이다 .
전체 계좌중 인터넷뱅킹, 스마트뱅킹 가입자 비율은 약 55% 수준인데, 비대면채널 전략이 강화될수록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표)부산은행 신인터넷뱅킹시스템 / 스마트폰뱅킹 구축 및 기능개선
구 분 | 내 용 | 비 고 |
구축 기간 | - 2013년7월~2014년11월 (17개월) *비대면채널 전략수립 컨설팅 9주간 진행(딜로이트) | |
시스템환경변화 | 기존 닷넷 / 윈도NT 플랫폼 → JAVA / 유닉스 플랫폼 | |
개발범위 | - 홈페이지, 금융상품몰, 개인자산관리 - 개인 및 기업 인터넷뱅킹 / 스마트뱅킹 - 스마트폰 기반 특화상품 개발(2종) - e CRM 구축 * 대외금융, 전자어음 등 계정계/정보계 부문 대응개발도 동시 진행 | 다국어지원 |
인프라 개선사항 | 오픈뱅킹환경 전환, 스마트뱅킹 재구축(하이브리드방식, 다양한 OS 및 디바이스 수용), 글로벌뱅킹 서비스 지원, 웹접근성 품질인증 마크 획득 등 | |
서비스 개선사항 | - 고객 개인의 맞춤형 메인화면 설정, 빠른 메뉴 설정, 메뉴 네비게이션(GNB), 스마트 알림센터, 스마트 자산관리(PFMS), 소셜채널 강화(Talk 상담, SNS상담시스템), 퀵 메뉴 등 개인화 및 소셜기능 대폭 확장 | |
금융상품몰 | 상품추천 및 베스트상품 정보제공, e CRM을 통한 개인상품 추천, 이달의 인기상품, 상품표준 속성 팩토리 구축, 퇴직연금 정보강화 등 | |
스마트폰뱅킹 | -맞춤형 메인화면 제공, 마이메뉴(조작편의성 제공), 이달의 인기상품(월별 조회수가 많은 상품정보를 프로모션, 마케팅 지원) 등 기능 제공 | |
개발참여업체 | -한국HP(주간사), 이니텍(프레임웍, 개인 인터넷뱅킹, 개인 및 기업 스마트뱅킹), 소프트그램(기업인터넷뱅킹, 외환뱅킹, 개인자산관리), 조이앤비즈(홈페이지, 금융상품몰), 브릭스(기획, 디자인), BNK시스템(DA, 데이터이행, 스마트뱅킹 기획) | |
◆비대면채널 확산, 보안도 크게 강화= 부산은행의 인터넷뱅킹시스템 구축 사업이 주목을 끌었던 것은 기존 인터넷뱅킹시스템의 독특함 때문이기도 했다.
부산은행 인터넷뱅킹시스템은 국내 은행권에서는 유일하게 닷넷(.NET) 기반으로 설계된 시스템이다. 당시만해도 혁신적인 선택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세월이 흘러 인터넷뱅킹시스템 환경이 자연스럽게 바뀌면서 변화를 모색할 수 밖에 없게됐다. 결국 부산은행은 신속한 업무개발 및 유연한 서비스 연동이 가능하도록 자바(JAVA)기반으로 변화를 모색하게 됐다.
하드웨어 플랫폼의 경우, 부산은행은 지난 2006년 통합인터넷뱅킹시스템 구축 후 노후화된 윈도 NT시스템을 신기술 적용이 쉬운 유닉스 기반으로 전면 재구축했다.
프로젝트 개발기간은 설계,개발, 테스트를 합쳐 총 17개월이 걸렸다. 웬만한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와 맞먹을 정도의 기간이다. 2013년7월에 시작된 프로젝트는 요건분석 컨설팅(2개월), 분석(2개월), 설계(3개월), 개발(5개월), 테스트(4개월), 이행(1개월), 안정화(1개월) 등 일정에 따라 진행됐다.
신 인터넷뱅킹시스템의 효과는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서비스 확장성 측면에서 봤을 때, 기존 인터넷뱅킹시스템은 새로운 채널을 추가할때마다 별도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신인터넷뱅킹시스템에서는 통합 프레임워크를 통해 멀티OS, 멀티브라우저, 멀티디바이스 등 다양한 채널을 손쉽게 추가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
시스템 처리 속도의 경우, 테스트 기간중 성능개선을 위해 프로그램 튜닝과 성능 테스르를 철저히 수행해 오픈 시 거래 밀림 현상없이 성공적으로 오픈햇다. 기존 시스템대비 약 2.5배의 처리 속도 향상을 달성했다.
거래량이 크게 늘었지만 시스템 용량도 넉넉하다. 부산은행은 하드웨어 및 네트워크 측면에서 오픈후 5년간 추가증설없이 일정한 성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현재 마감일 또는 월말 등 피크타임에도 시스템을 부하없이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비대면채널에 대한 의존성이 확대됨에 따라 부산은행은 신인터넷뱅킹시스템의 보안 강화에도 각별하게 신경을 썼다. 그래픽인증, 나만의 이미지서비스, 웹위변조 솔루션등을 적용하고 있다.
또한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과의 연동 강화를 통해 보안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이 가능해 졌으며, 고객의 금융자산을 보호해 은행의 신뢰를 한층 더 높일 수 있게 됐다.
부산은행 신인터넷뱅킹시스템 프로젝트는 한국HP가 주사업자를 맡았고 이니텍, 소프트그램, 조이앤비즈, 브릭스, BNK시스템이 참여했다. 이니텍은 프레임워크(IB20, Ubiz30)을 제공했다. 공통업무부문, 개인 인터넷뱅킹 부문을, 소프트그램은 기업인터넷뱅킹와 외환뱅킹. 개인자산관리 부문을 맡았다. 모두 30여종이 넘는 솔루션들이 결합됐다. BNK금융그룹의 IT계열사인 BNK시스템은 DA, 데이터이행, 스마트뱅킹 기획에 참여했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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