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아마존]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아마존이 약 80억달러(약 12조원) 규모 엔비디아 AI 칩을 외부 투자자가 자금을 대는 특수목적법인(SPV)으로 넘기는 방안을 추진한다. 칩을 SPV에 매각한 뒤 다시 빌려 쓰는 구조다. AI 인프라 투자 부담이 커지면서 빅테크의 자금 조달 방식이 금융 구조화로 옮겨가고 있다.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대상은 아마존 데이터센터에 설치된 엔비디아 '그레이스 블랙웰(Grace Blackwell)' 칩 수천개다. 이 칩들은 네바다주와 버지니아주 등 미국 5개 주 12곳 이상의 데이터센터에 있다. 아마존은 칩을 SPV에서 재임대해 하드웨어 전체 가치를 대차대조표에 반영하지 않을 계획이다.
SPV는 채권을 발행해 투자자 자금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은 SPV 지분을 최대 10% 보유할 수 있다. 이 구조는 항공기·부동산 등 고가 자산에 써온 자금 조달 방식과 비슷하다. 차이는 기초 자산이 그래픽처리장치(GPU)라는 점이다. 투자자는 아마존 AI 인프라에 쓰이는 칩에 자금을 대고, 임대료는 칩을 보유한 SPV로 들어간다.
아마존은 올해 약 2200억달러(약 326조원)의 자본 지출을 예상한다. 상당 부분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칩, AI 인프라에 쓰인다. 아마존은 이미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SPV는 대차대조표에 자산을 더하지 않는 별도 조달 경로가 된다.
AI 칩 금융은 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앤트로픽은 브로드컴이 최대 420억달러(약 62조원)를 빌려주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5년간의 칩 임대 계약과 연계한 컴퓨팅 인프라 자금이다. 로이터는 이 자금이 앤트로픽의 1252억달러(약 185조원) 규모 약정액의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고 보도했다. 칩 공급사가 고객의 구매 자금을 대는 순환 구조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빅테크의 차입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FT는 인프라 지출 증가로 주요 기술 기업의 차입이 2030년까지 최대 1조달러(약 1480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GPU가 임대 수익을 내는 인프라 자산으로 인식되면서 AI 투자와 신용 시장의 연결도 깊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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