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개발자를 대상으로 한 2024년 조사에서 AI 도구를 현재 사용 중인 개발자의 82%가 ‘코드 작성’에 AI를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답변 검색(67.5%), 디버깅·문제 해결 지원(56.7%), 코드 문서화(40.1%)가 뒤를 이었다. [자료=스태티스타·스택오버플로]
[디지털데일리 구아현기자] 2032년까지 기업 핵심 코드의 60% 이상이 인공지능(AI) 코딩으로 인해 지식재산권(IP) 보호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AI가 직접 작성하는 코드가 빠르게 늘면서 개발 생산성은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핵심 알고리즘과 소스코드를 기업의 독점 자산으로 보호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경고다.
가트너는 최근 ‘AI 코딩 도입 시 기업 지식재산권을 보호하지 않으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AI가 만든 코드에 대한 권리를 확보하려면 기업이 개발 과정에서 사람의 실질적인 기여를 명확히 기록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가트너는 인간의 실질적인 저작 기여가 보호받는 IP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퍼블릭 도메인을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AI가 기업 핵심 코드를 대신 작성하는 비중이 커지는데도 사람이 어떤 부분에 기여했는지 입증하지 못한다면 해당 코드에 대한 권리 행사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 AI가 신규 코드 3분의 1 작성
AI가 기업 코드베이스를 바꾸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가트너가 인용한 업계 자료에 따르면 AI는 현재 신규 코드의 약 3분의 1을 작성하고 있다. 기업의 기존 코드 교체율은 통상 연간 15~30% 수준이다.
가트너는 이를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기업 전체 코드베이스의 약 8%가 매년 AI에 의해 다시 작성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기업에서는 AI 코딩 지원 도입 이후 코드 교체 속도가 두 배까지 높아지는 사례도 관찰됐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향후 5~6년 내 기업 핵심 코드 상당 부분에서 IP 보호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개발자의 역할 변화도 변수다. 생성형 AI 도입 전에는 개발자가 직접 코드를 작성했다면 최근에는 AI 코딩 에이전트에 업무를 지시하고 결과물을 검토·수정하는 방식이 확산하고 있다. 가트너는 개발자가 AI를 단순 조율하거나 감독하는 데 그칠 경우 법적으로 요구되는 인간 저작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AI를 사용했다고 해서 모든 코드가 보호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개발자가 복잡한 지시를 설계하고 AI가 만든 결과물을 선별한 뒤 상당 부분을 직접 수정했다면 인간의 창작 기여를 인정받을 여지가 있다. 사람과 AI가 함께 만든 결과물도 사람이 직접 창작한 부분은 별도로 보호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를 활용한 레거시 시스템 현대화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예컨대 기존 코볼(COBOL) 코드를 AI를 이용해 자바(Java)로 바꾸더라도 원본 코드의 법적 지위나 라이선스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기존 코드에 제3자 저작물이나 라이선스 위반 요소가 포함돼 있다면 문제가 새로운 코드에도 이어질 수 있다.
◆ 핵심 코드는 AI 사용 제한… 프롬프트·수정 이력까지 남겨야
가트너는 기업이 AI 코딩을 확대할수록 완성된 코드뿐 아니라 개발 과정 자체를 관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특히 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핵심 알고리즘에는 AI 코딩 에이전트 사용을 제한하고 사람이 작성한 부분과 AI가 생성한 부분을 구분해 기록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구체적으로 요구사항과 설계 명세, AI에 입력한 프롬프트와 에이전트 사용 기록, 사람과 AI가 만든 코드를 구분한 깃(Git) 커밋, 개발자가 직접 수정·리팩터링한 내역, 코드 리뷰 기록 등을 남겨야 한다고 제시했다. 앞으로는 결과물인 코드뿐 아니라 누가 설계하고 AI에 어떤 지시를 내렸으며 사람이 결과물을 어디까지 수정했는지가 IP 권리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장에서는 저작권 인정 여부와 함께 기업의 독점 코드가 AI 시스템 내부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도 관리해야 할 문제로 꼽힌다. AI에 입력한 코드가 모델 학습이나 다른 처리 과정에 활용될 가능성을 기업 스스로 어디까지 확인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김준기 래블업 최고기술책임자(CTO)는 “AI에 오픈소스 코드가 많이 학습되다 보니 특정 문제를 풀도록 요청했을 때 기존 오픈소스 코드가 사실상 그대로 답변으로 나오는 사례들이 실제 관찰된 적이 있다”며 “기업이 독점 코드를 AI를 활용해 개발하면 그 코드가 AI 입력으로 들어가는 만큼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용 AI 대부분은 입력 데이터를 학습에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옵션이나 제로 데이터 보존(ZDR) 정책을 제공하고 있다”면서도 “그런 정책을 적용했다고 해도 실제 데이터가 뒤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 이용 기업이 완전히 확인할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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