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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용범·박현주 빠진 '맹탕' 국감으로 레버리지 ETF 검증하려 하나

민주당은 핵심 증인 꽁꽁 숨기려 하지 말고, 당사자들도 증인으로 나와야

국민의힘 정무위원회 위원들이 10월 1일 국회에서 2026 정기국회 국정감사에 레버리지 ETF 사태 등 의혹 중심에 있는 관련 증인 채택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가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시작도 하기 전에 '맹탕 국감'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ETF 도입과 관련해 국민의 힘이 요청한 핵심 증인이 단 한 명도 채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 ETF 사태가 더 이상 논란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이 번 기회에 궁금증이 말끔히 해소되어야 한다.

국민의힘 정무위 소속 의원들은 6·3지방선거를 불과 1주일 앞둔 지난 5월 27일 삼전닉스 ETF를 출시하게 된 과정을 밝혀야 한다면서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을 증인 신청 명단에 올렸다.

그러나 정무위는 지난 1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감에 출석할 증인 18명과 참고인 2명을 의결했지만 삼전닉스 ETF 관련 핵심 증인은 모두 제외됐다.

유동수 정무위원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 전 정책실장과 박 회장의 증인 채택을 거듭 요구하며 반발하자 종합감사 전까지 여야 간사 간 추가 협의를 주문했다고 한다. 민주당 의원들도 삼전닉스 ETF 상품의 출시 시기나 국회와의 협의 부족 문제는 인정하고 있는 만큼 ETF 사태는 중요 의제로 다루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이날 회의에서 민주당 의원은 제지업계 가격 인상 움직임과 조선업 하청업체 대금 미지급 문제와 관련해 증인 채택을 요청했다. 삼전닉스 ETF보다 국민들의 관심이 많은 사안인지 생각해 봤으면 한다.

이재명 대통령도 9월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한 질문에 "어떤 과정으로 (도입을) 결정했는지 세부적인 절차 내용은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누군가는 결정을 했겠죠"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개별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에 부족함이 있었던 점은 인정했다.

상품을 도입한 지 5개월째에 접어든 삼전닉스 ETF 문제는 민생 관련 사안인 만큼 정무위 국감에서 국민들의 궁금증을 풀어줘야 한다. 정무위 여야 간사는 협의를 통해 추가로 핵심 증인들을 채택하길 바란다.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국민의 힘은 특검법까지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야 모두 생산적인 국감을 통해 삼전닉스 ETF 사태를 매듭지어야 한다.

ETF 사태의 중심 인물은 지난 9월 1일 사퇴한 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라 할 수 있다. 청와대와 금융당국은 지난 1월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와 관련해 1주일 간격으로 회의를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6일에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투자협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금투협이 낸 발제 자료에는 '레버리지 ETF 등 상품 다양화'라는 제목으로 단일 종목을 기초로 한 2배 레버리지 ETF 도입 필요성이 적시돼 있다.

이어 13일에는 김 전 정책실장 주재로 '자본시장 투자 매력도 제고' 회의가 열렸다.

민간 금융회사에서는 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부회장,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 박종문 삼성증권 대표, 김우석 삼성자산운용 대표,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등 5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급기야 14일에는 김 전 실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금융당국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힌다. 그 이후 1월 28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도입 추진을 공식화하기에 이른다. 지금까지 알려진 ETF 도입 과정의 전말이다.

금융당국은 고위험 레버리지 ETF 상장 금지가 원화 약세의 한 원인으로 보고 규제를 풀었고 5월 27일 상품이 출시됐다. 이후 약 3개월 간 증시는 '롤러코스피'라는 오명을 만드는 등 크게 출렁였다.지난 6월에는 코스피가 장중 역대 최고치인 9385.59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당국이 7월 31일부터 기본예탹금 요건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높이는 등 규제를 강화하자 거래가 위축되면서 코스피 6000~7000선에서 큰 출렁임 없이 움직이고 있다.

ETF 규제와 증시 흐름으로 미루어 보면 금융당국과 금융회사들은 투자자 보호 보다는 투자 활성화에 집중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금융회사들은 무려 16개 종목의 ETF 상품을 동시에 출시했다. 국내 수많은 개인투자자들은 삼전닉스 ETF 상품이 출시된 이후 막대한 투자 손실을 봤다면서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국민의 힘은 손실 규모가 54조원이나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증권사들은 위탁매매 수수료로 893억원, 한국거래소는 거래 및 청산 결제 수수료로 279억원을 벌어들였다고 한다.

투자의 최종 책임은 개인에게 있다고 하지만 금융투자업자에게는 신의성실의 의무가 주어진다. 투자자의 이익을 해치면서 투자업자나 제3자가 이익을 얻게 해서는 안 된다.

삼전닉스 ETF 사태로 지난 7월 한 달 동안 국민연금의 기금 평가액이 10% 감소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국민들의 노후 자산과 관련이 있는 만큼 ETF 상품 도입 및 출시와 관련이 있는 당사자들은 증인으로 출석해 사실 관계를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밝혀야 할 책무가 있다고 본다.

금융 당국이나 금융회사들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품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려야 하는 의무가 있다. 이런 역할을 다하지 않고 상품 판매 확대에만 몰두했다면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 것이다.

민주당은 ETF 사태가 정치 쟁점화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 힘은 ETF 상품 도입 결정 과정이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맞서면서 증인 채택이 불발됐다. 하지만 추가 협의 과정이 남아 있기 때문에 접점을 찾을 가능성은 남아 있다.

상품을 도입하게 된 과정도 살펴봐야 하겠지만 ETF 상장에 따른 투자자 보호 장치가 충분했는지는 반드시 검증을 해야 책임 소재를 가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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