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나이야 바사니(Kanaiya Vasani) 엑스트라홉 최고제품책임자(CPO) [사진=엑스트라홉]
[디지털데일리 김보민기자] 차세대 인공지능(AI) 모델이 등장한 이후 사이버 보안 환경이 변화를 맞이했다.
해커는 생성형 AI를 악용해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몇 분 안에 파악하고 공격을 실행할 수 있게 됐고, 사이버 공격은 인간 분석가를 넘어 기계 속도 영역으로 진입했다. 올 초 앤트로픽이 공개한 '클로드 미토스'를 계기로 이러한 위기감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한국 시장 진출 10년을 맞은 글로벌 네트워크탐지및대응(NDR) 전문기업 엑스트라홉(ExtraHop)은 보안운영센터(SOC) 영역에서 새로운 대응 체계를 제시하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디지털데일리>를 만난 카나이야 바사니(Kanaiya Vasani) 엑스트라홉 최고제품책임자(CPO)는 "미토스 출시를 기점으로 가드레일 없는 AI 모델이 악용되면 사이버 범죄 측면에서 엄청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음이 현실화됐다"고 경고했다. 이어 "전통적인 보안 구조(아키텍처)는 가시성을 확보하고 위협을 탐지한 뒤 SOC에서 조치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는데, 이는 인간 분석가에게 최적화된 워크플로우"라며 "기계 속도로 움직이는 공격에 대응하려면 에이전트 시대에 맞춰 처음부터 재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 방어 주도권은 에이전트에게…'에이전틱 SOC 연합' 출범
엑스트라홉은 단일 기업 솔루션만으로 사이버 방어를 감당할 수 없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7월 크라우드스트라이크 등 글로벌 보안 기업들과 함께 '에이전틱 SOC 얼라이언스(Agentic SOC Alliance)'를 구축했다.
이 연합은 SOC 아키텍처를 '컨텍스트(Context)', '하네스(Harness)', '모델(Model)' 등 세 가지 계층으로 재정의했다. 데이터 맥락을 파악하는 컨텍스트 레이어를 토대로 하네스 레이어가 에이전트 수명을 관리하고 통제 장치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최상단 모델 레이어는 상황에 맞는 최적 대형언어모델(LLM)을 결합해 구동될 수 있다.
바사니 CPO는 이 과정에서 데이터 정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사니 CPO는 "양질 데이터를 적용하지 않으면 에이전트는 확신에 찬 오답을 내놓거나 환각(할루시네이션)을 겪고 토큰 소비량만 급증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엑스트라홉은 네트워크 텔레메트리 데이터를 수집하고 상관 분석을 거쳐 상황 그래프를 만들어 에이전트에 공급해 추론 능력을 극대화한다"고 설명했다.
그 일환으로 엑스트라홉은 에이전틱 SOC 얼라이언스에서 아키텍처 토대인 컨텍스트 계층에 집중하고 있다. 데이터를 구조화해 AI 에이전트가 맥락을 이해하고 추론할 기반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엑스트라홉은 지난 8월 400Gbps(초당 기가비트) 속도로 기업 데이터센터 트래픽을 분석하는 센서를 선보였다. 해당 센서는 대용량 트래픽을 샘플링 없이 실시간 분석해 제로데이 위협을 조기 탐지할 수 있다.
바사니 CPO는 "대기업 데이터센터는 400Gbps 수준의 방대한 데이터가 전송되는데, 트래픽 센서 용량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면 대규모로 흐르는 트래픽을 모니터링하기 어렵다"며 "제로데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실시간으로 대용량 데이터를 계속 들여다봐야 하는 현 상황에서 400Gbps 센서를 구축했다는 것은 매우 유의미하다"고 강조했다.
성과에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바사니 CPO는 "최근 미국 대형 금융사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인간이 22분 걸리던 위협 조사 및 대응 시간은 에이전트 도입 후 4분으로 단축됐다"며 "향후 1분 이내 단축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 망분리 완화 품은 한국 시장… 맞춤형 AI 보안 승부
엑스트라홉은 한국 진출 이후 10년 동안 금융, 첨단 제조업 등 고부가가치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입지를 구축했다.
바사니 CPO는 한국 내 규제 완화 흐름을 기회로 삼아 비즈니스를 확장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바사니 CPO는 "한국은 글로벌 테크 공급망 측면에서 핵심 국가"라며 "최근 금융위원회 망분리 규제 완화 움직임과 국가 차원 AI 환경 조성 노력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대기업과 금융기관은 보안 규정이나 지정학적 요인으로 퍼블릭 클라우드 도입에 제약이 많다. 엑스트라홉은 이런 환경을 고려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는 물론 온프레미스(구축형) 환경에서 구동 가능한 에이전틱 SOC 플랫폼 '리빌엑스(RevealX)' 엔터프라이즈 버전을 동시 지원한다. 오픈웨이트 모델을 온프레미스에서 구동하길 원하는 고객 수요를 충족하며 맞춤형 보안 환경을 제공한다.
국내 총판 파트너 인성디지탈과의 협력도 강화한다. 인성디지탈 지원 아래 망분리 완화 흐름에 교두보를 마련하고, 향후 한국 내 투자 규모를 늘려 파트너 및 고객과 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바사니 CPO는 "기술 발전이 이뤄져도 보안 영역에서 인간 개입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반복 작업은 에이전트가 맡고 인간은 작업 검토와 자동화 승인 등 고부가가치 최종 결정에 집중하는 형태로 역할이 변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에이전틱 SOC 얼라이언스 연합 모델을 한국 시장 환경에 맞춤화해 제공하며 보안 혁신을 돕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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