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28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길을 걷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장주영 기자] 국내외 관광객에게 지역의 유명 음식점이나 시장을 찾아가는 ‘먹는 여행’이 주요 관광활동으로 자리 잡으며, 지방자치단체들도 미식을 관광객 유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다만 관광객이 많이 찾고 미식 관련 매출이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광객이 지역에서 쓴 돈이 지역 생산자와 주민 사업자에게 다시 흘러가는 구조까지 만들어져야 실질적인 경제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일 관광 업계에 따르면 미식 여행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진행한 2025년 외래관광객조사에 따르면 방한 외국인이 한국 여행을 결정할 때 고려한 관광활동 가운데 식도락 관광은 61.7%로 1위를 기록했다. 실제 식도락 관광 참여율도 81.6%로 가장 높았다. 국내 여행에서도 음식점 방문은 77.4%로 주요 관광활동에 포함됐다.
관광객의 소비 행태에서도 음식점비 36.7%, 식음료비 9.2% 등 음식관련 지출 비중이 45.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교통비 21.3%, 숙박비 15.8%에 비하면 최대 3배에 가까운 격차를 보였다.
다만 관광객이 지역에서 소비한 지출 금액이 모두 지역경제에 남는 것은 아니다. 음식점 매출이 늘더라도 식재료를 외부 공급망에서 조달하거나 사업자가 지역 밖에 있다면 부가가치 일부가 다시 외부로 빠져나갈 수 있다.
특히 프랜차이즈 브랜드 소비나, 관광객이 맛집 한 곳을 방문하고 곧바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감안한다면 미식을 활용해 유입된 관광객 수나 전체 관광소비액만으로는 지역에 실제로 귀속된 경제효과를 파악하기 어렵다.
문체부 2025 국민여행조사에 따르면 국내 관광객의 당일여행 비중은 58.8%로 숙박여행 전체 비중인 41.3%보다 높다. 1박2일 여행은 29.8%, 2박3일은 9%, 3박 이상은 2.5%에 그쳤다.
동시에 당일 여행 1회 평균 지출액은 6만9000원에 그친 반면 숙박여행은 22만1000원으로 약 3.2배 차이가 났다. 체류시간이 길수록 소비액도 커지지만, 과반수가 넘는 국내 여행객이 당일 여행에 그쳐 고부가 소비를 이끌어내기 힘든 상황이다.

체류형 미식관광 성과지표의 전환 제안 [사진=문화관광연구원]
전문가들은 관광객을 불러온 다음에는 음식 소비를 다른 관광활동으로 연결해 체류시간을 늘리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기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미식관광이 지역을 살리기 위해서는 ‘유입-체류-환류’의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며 “대구의 막창과 뭉티기 등 꼭 해당 지역에서 먹어야 할 역사적인 이유를 더하거나 관련 관광지나 문화공간까지 이어지도록 체류형 미식 관광을 설계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지역 농산물을 지역 식당이 구매하고, 주민이 음식체험과 해설을 운영하며, 시장 상인과 양조장, 청년 셰프와 마을기업, 숙박업체까지 관광객 소비를 연결하는 구조 역시 도움이 될 것”이라며 “관광객이 지불한 돈이 지역 식재료 구입비와 인건비, 체험비 등을 거쳐 다시 지역 생산자와 사업자의 수익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역관광의 성과를 측정하는 방식도 이에 맞춰 달라질 필요가 있다. 방문객 수와 행사 참가자 수뿐 아니라 평균 체류시간과 숙박 전환율, 음식·체험·숙박 간 연계 소비, 지역 생산자·주민에게 돌아간 매출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제안이다.
김 연구원은 “미식관광이 지역을 살리는 순간은 맛집 앞에 줄이 길어질 때가 아니라, 그 줄이 골목과 시장으로 이어지고, 한 끼가 하룻밤으로 늘어나며, 여행자가 쓴 돈이 지역 주민의 소득으로 남을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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