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상한제 입법 논의 속 소상공인단체는 직접 협상 제안
- 배달비까지 묶을지 쟁점…국감 앞두고 해법 찾기 다시 시험대

[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배달앱 수수료 문제가 올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법으로 상한을 정할지, 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협상에 맡길지를 놓고 해법은 갈리고 있다.
정부가 공공배달앱을 키워 시장 경쟁을 촉진하는 방안까지 추진하면서 배달앱 수수료 문제를 풀기 위한 접근법도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1일 국회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 등 주요 플랫폼 사업자는 오는 6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 다시 복수 상임위원회의 검증 대상에 오른다.
이들 기업은 2020년 이후 7년째 국감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개인정보와 조세, 불공정거래 등으로 쟁점이 넓어졌지만 배달앱을 둘러싼 수수료와 거래관행 문제 역시 해묵은 과제로 남아 있다.
◆상한제는 국회서 제동…입점단체는 ‘직접 협상’
현재 국회에는 배달앱 입점업체가 부담하는 비용에 일정 수준의 상한을 두는 법안들이 계류돼 있다.
법안별 규제 방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중개·결제수수료와 광고비, 배달비 등을 합한 총부담액을 주문금액의 15% 이내로 제한하는 총 수수료 상한제부터 배달비를 별도로 규율하거나 영세·소규모 입점업체에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하는 방안까지다.
다만 입법 논의에는 일단 제동이 걸렸다. 지난달 16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관련 법안의 안건 상정이 불발됐다. 국정감사가 이달 시작되는 만큼 추가적인 법안 논의는 연말 이후로 밀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입법 논의가 주춤한 사이 소상공인 단체들은 플랫폼과 직접 협상하는 방식을 꺼내 들었다.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상인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등 5개 단체는 지난달 17일 ‘배달 플랫폼 민간상생협의체’를 구성하고 배민과 쿠팡이츠 등에 협상을 제안했다.
국회 입법이나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기다리기보다 중개수수료와 배달비 등을 직접 협상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비용 절감을 이끌어내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정부 주도 상생협의체를 거쳐 차등수수료제가 도입된 지 1년여 만에 수수료 체계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오르게 된 셈이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협의체 참여 여부에 대해 아직 별도의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정부는 1240억원 투입…‘경쟁 촉진’도 해법으로
정부는 규제나 직접 협상과는 또 다른 접근도 병행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 상생배달앱 지원 예산 1240억원을 신규 편성했다. 전국에서 운영되는 공공배달앱 가운데 공공성과 시장성을 갖춘 3~4개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것이 골자다.
예산 대부분인 1200억원은 소비자 할인쿠폰에 투입된다. 낮은 수수료에도 이용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공공배달앱에 소비자 수요를 끌어들여 민간 플랫폼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결국 민간 배달앱의 가격을 직접 규제하는 방식과 별개로 경쟁 사업자를 육성해 시장 자체의 경쟁을 높이는 정책도 동시에 추진되는 셈이다.
다만 재정 투입을 통한 이용자 확보가 장기적인 경쟁력으로 이어질지는 과제로 남는다. 1240억원 가운데 약 97%가 할인쿠폰에 집중된 만큼 지원이 줄어든 이후에도 이용자를 붙잡아둘 수 있는 서비스 경쟁력을 갖추느냐가 관건이다.
◆6000원 중 절반은 배달비…‘무엇을 규제하나’도 쟁점
규제 범위를 어디까지 볼지도 논쟁거리다. 현재 배민과 쿠팡이츠 요금제를 기준으로 2만원 주문 시 입점업체가 부담하는 중개수수료는 최대 1560원(7.8%)이다. 여기에 결제수수료 3%와 배달비, 부가가치세 등을 합치면 실제 부담액은 6000원을 넘어설 수 있다.
특히 입점업체가 부담하는 배달비는 최대 3400원으로 중개수수료보다 규모가 크다. 배달비는 플랫폼 매출로 귀속되는 중개수수료와 달리 라이더의 배달 수행 비용과 연결돼 있는 만큼 이를 하나의 ‘수수료’로 묶어 일률적인 상한을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이견이 나온다.
지난달 30일 정보통신정책학회와 한국경쟁법학회가 개최한 ‘플랫폼 수수료 규제의 쟁점’ 세미나에서도 중개수수료와 결제수수료, 배달비를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정 비용에 상한을 적용할 경우 다른 비용이나 소비자 가격으로 부담이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 가능성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공배달앱 역시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땡겨요는 중개수수료가 2%지만 자체배달 서비스 이용 시 입점업체 부담 배달비가 3300원이다. 배달비를 포함한 총비용에 15% 상한을 일률적으로 적용할 경우 정부가 육성하려는 공공·상생배달앱도 같은 규제 논리에 놓일 수 있다.
이처럼 올해 국감을 앞두고 배달앱 수수료 문제를 풀기 위한 선택지는 ‘입법을 통한 가격 규제’, ‘플랫폼과 입점업체의 직접 협상’, ‘공공·상생배달앱 육성을 통한 경쟁 촉진’ 등으로 갈라지는 모습이다.
여기에 배달비까지 수수료로 볼 것인지에 대한 논쟁까지 맞물렸다. 7년째 국회로 향하는 배달 플랫폼을 둘러싼 논의가 올해는 반복된 공방을 넘어 실제 비용 구조를 바꾸는 해법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한편 배민과 쿠팡을 둘러싼 플랫폼 현안은 오는 6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도 다뤄진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개인정보 침해·유출 문제와 관련해 김정훈 우아한형제들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와 브렛 앤서니 매티스 쿠팡 CISO를 각각 증인으로 채택했다.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증인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선 당초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이후 철회됐다. 쿠팡 역시 정무위원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등에서 주요 현안을 둘러싼 검증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배민과 쿠팡은 2020년 이후 7년째 국감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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