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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클라우드 전환 사업까지 ‘일단 AI’

[사진=AI로 생성한 이미지]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한 공공기관이 클라우드 전환 사업을 준비하면서 요구사항에 인공지능(AI) 기능을 넣었다. 그런데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없었고 AI 에이전트를 도입할 계획도 없었다. 과업 내용을 보면 할 일은 기존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옮기는 게 전부였다.

최근 한 기술 행사에서 공공 클라우드 사업을 상담한 IT업계 관계자가 소개한 사례다. 그는 AI를 구현할 인프라도, AI로 풀어야 할 업무도 보이지 않는데 왜 요구사항에 AI가 들어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의문을 표했다.

한 사업의 특이한 사례로만 넘길 일이 아니다. 지금은 정부가 공공부문 AI 전환(AX)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발주기관으로서는 사업계획서에 AI가 한 줄도 없으면 뒤처진 사업처럼 보일까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AI라는 단어 하나만 넣어도 혁신 사업처럼 보이니 더 그렇다.

문제는 클라우드 전환만 해도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노후 시스템을 옮기고 애플리케이션을 손보고 장애 대응 체계와 운영 방식까지 바꾸려면 시간도 예산도 빠듯하다.

여기에 어떤 데이터로 어떤 업무에 쓸지도 정하지 않은 AI 요구사항까지 얹히면 사업자는 평가 점수를 받기 위한 기능부터 끼워 넣게 된다. 사업이 끝나고 나면 아무도 쓰지 않는 챗봇이나 추천 기능만 남을 가능성이 크다.

AI 활용은 구체적인 업무에서 출발해야 한다. 어떤 업무를 개선할지, 필요한 데이터는 있는지, 도입한 뒤 누가 운영할지부터 정해야 한다. 이런 질문에 답하지 못한 채 기술부터 요구하면 문제를 푸는 도구가 아니라 예산을 따내기 위한 장식에 그치기 쉽다.

정보화 사업마다 AI 기능을 추가한다고 AX가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클라우드 전환이 필요한 사업이라면 우선 전환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 AI를 어디에 넣을지 고민하기 전에 왜 필요한지 묻고 뚜렷한 답이 없다면 사업에서 과감히 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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