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28일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의실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경쟁력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유진기자]
[디지털데일리 김유진기자]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과 비용 부담을 함께 고려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제언이 나왔다. 유럽의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나타난 산업 경쟁력 약화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에너지 공급망의 국내 역량을 키우고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승신 C2S 대표는 28일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의실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경쟁력 세미나'에서 '유럽의 에너지 실패로 본 한국 산업 경쟁력 대응방안'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최 대표는 유럽이 재생에너지 확대와 탈원전·탈석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 기반이 약화되고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산업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특히 러시아산 파이프라인 천연가스 공급이 줄어들면서 유럽의 액화천연가스(LNG) 의존도가 높아졌고 이에 따른 에너지 비용 상승이 독일 등 제조업 국가의 경쟁력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유럽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앞서 기존 에너지원의 안정적인 공급 기반부터 없앴다"며 "에너지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미 폐쇄한 원자력이나 석탄발전소를 다시 활용할 수도 없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단순히 전기요금 부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제조업 생산과 투자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유럽에서 높은 에너지 비용을 견디지 못한 기업들이 생산시설을 축소하거나 중국 등으로 투자를 옮기면서 산업 생태계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한국 역시 에너지 정책을 산업 경쟁력 관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의 이른바 '선립후파'(먼저 세우고 나중에 허무는) 모델처럼 새로운 재생에너지가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뒤 기존 에너지원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에너지 자립을 위해 국내 유전·가스 개발과 함께 재생에너지와 배터리 등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산업의 국내 생산 역량도 확보해야 한다"면서 "에너지 정책 결정 과정에 정부와 공기업뿐 아니라 민간 기업의 참여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승신 C2S 대표가 9월28일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의실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경쟁력 세미나'에서 '유럽의 에너지 실패로 본 한국 산업경쟁력 대응방안'을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김유진기자]
이날 이어진 토론에서도 에너지 공급 안정성과 비용 부담을 산업정책의 주요 과제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슬기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에너지정책과 산업정책을 연결하는 핵심 요소로 '자원 안보'를 꼽았다. 과거에는 석유·가스 등 전통적인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인 확보·구매처 다변화·비상용 비축 등이 자원 안보의 중심이었다면 이제 에너지 전환 시대에는 태양광·풍력 등의 관련 설비·기술·핵심 광물까지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위원은 "재생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태양광 패널이나 풍력 터빈 같은 설비와 기술이 필요하다"며 "에너지 전환 시대의 자원 안보는 관련 설비를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역량과 기술을 확보하는 문제로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에 집중된 청정에너지 제조 공급망을 고려하면 관련 제조 역량을 국내에 확보하는 것이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 연구위원은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뿐 아니라 에너지 비용 부담을 낮추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공급이 확보되더라도 에너지 비용 부담이 커지면 기업이 국내에서 생산하기도 어렵고 투자를 미룰 수도 있다"며 "전기 사용 부담이 큰 산업 가운데 국제 경쟁에 노출돼 전기요금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쉽게 반영하기 어려운 업종을 중심으로 지원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원이 단순한 비용 보전에 그치지 않고 에너지 효율 개선이나 온실가스 감축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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