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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금 펑펑 쓰면서, 필요한 치매안심센터 예산은 줄이나

치매 환자 100만명 시대…치매안심센터 기능 강화해 치매 가족 고통 덜어줘야

[사진=구글 제미나이가 생성한 이미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사랑하는 자식을 알아보지 못하는 치매 노인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치매는 인간 장수에 가장 큰 도전이라고 한다.

인구 고령화로 치매 환자는 빠른 속도로 늘어 100만명에 육박하고 있고, 이들 가운데 홀로 버티는 치매 노인도 20만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지난 21일은 치매 극복의 날이었다. 중앙치매센터(1개소)와 치매상담콜센터(1개소), 광역치매센터(17개소), 치매안심센터(257개소) 등 국가와 지역사회의 인프라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전수조사 등 총체적인 점검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치매 환자는 2012년 53만명 수준이었다. 하지만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면서 2021년 78만 5089명에서 2025년에는 95만 5585명으로 21.7% 증가했다.

그런데 전국적으로 257곳인 치매안심센터 운영 지원 사업예산은 2021년 1723억원에서 2025년 1506억원으로 12.6%(217억원) 감소했다. 치매안심센터 인력도 4752명에서 5032명으로 5.9% 증가하는데 그쳤다. 충남(-4.2%), 부산(-3.7%), 충북(-2.4%), 경북(-2.4%), 울산(-1.1%)은 인력이 감소했다. 치매 환자 수요 증가와 역주행을 하고 있는 셈이다.

치매 환자는 올해 100만명을 돌파하고 오는 2044년에는 200만명, 2050년에는 257만명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치매역학조사 및 실태조사에 따르면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2025년 298만명에서 2033년에는 408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치매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치매 노인 가운데 자택에서 혼자 사는 사람은 20만 1529명으로 파악됐다. 치매 노인의 20% 가량은 돌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홀몸 치매 노인 가운데 국가가 지정한 공공후견인의 도움을 받는 환자는 325명으로 0.16%에 불과했다. 실적이 초라하다.

공공 후견인 제도는 돌봐줄 가족이 없거나 보호자로부터 방임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치매 환자를 대신해 후견인이 재산이나 생활 관리 등의 업무를 처리하도록 지원하는 제도를 말한다.

전국 시군구 단위로 설치된 257곳의 치매안심센터가 대상자를 발굴하고 후견인 후보자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가 도입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치매안심센터 63곳(24.5%)은 후견 사업을 지원한 사례가 한 건도 없었다고 한다.

후견인 업무를 소홀히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원인은 있어 보인다. 대다수 치매안심센터는 후견사업 전담 인력 없이 치매 조기 검진과 상담, 치매 환자 등록 관리, 데이케어센터 등 의료·돌봄 서비스로의 연계 등과 같은 업무를 함께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후견인 비용은 국가가 지원하지만 치매 노인의 재산 관리 등 민감한 부분의 경우 피후견인이 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더라도 이용을 기피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공공 후견인 사업이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하지 않도록 보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각 지자체에 후견인 전담 조직을 별도로 만들어 후견인 사업을 활성화 하는 방안을 검토할만 하다.

정부는 치매 환자가 급증하자 2017년 국가책임제를 도입했다.

치매 관리와 치료를 국가가 책임진다는 취지이지만 치매 대응 예산은 환자 수 증가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의료시설이 취약한 중소도시와 농어촌 지역의 치매 관리 핵심 인프라인 치매안심센터 가운데 인력을 절반 이상 채우지 못한 곳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 세금이 엉뚱하게 새나가지 않도록 예산 집행 상황을 철저히 점검하고 고령자 치매 극복에 집중 투입해 치매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제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치매는 가족에게 고통을 주는 대표적인 질병으로 꼽힌다. 치매 환자 10명 중 6명 가량은 알츠하이머병이 발생한다고 한다. 중증 치매 환자의 경우 절반 이상의 보호자가 하루 7시간 이상 간병에 매달리고, 돌봄 부담으로 보호자 3명 중 한 명은 직장을 그만둔다는 통계도 있다.

열린재정 재정정보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치매관리체계 구축 사업 예산은 2022년 2076억7400만원에서 2023년 1897억5300만원, 2024년 1919억8900만원, 2025년 1782억3500만원, 2026년 1849억2800만원으로 치매국가책임제 이후인 2019년(2363억 5600만원) 수준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치매안심센터에는 간호사와 1급 사회복지사, 작업치료사, 임상심리사 등의 전문 인력을 배치해야 하지만 이런 필수 인력을 모두 갖추지 못한 센터는 61.3%나 된다. 지난해 치매안심센터에 등록된 치매 환자는 57만 3497명이라고 하는데, 이들이 인력 부족으로 골든타임을 놓치게 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산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

치매안심센터 기능을 강화해 치매 노인이 요양 시설에 입소하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일상 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국가 치매 정책의 핵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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