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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전기요금 부담 해법은…"얼마나 낮출까보다 어떻게 지원할까 고민해야"

9월17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국회철강포럼 정책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유진기자]

[디지털데일리 김유진기자] 탄소중립을 위한 전기화 전환으로 철강업계의 전력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일률적으로 요금을 인하하기보다 탈탄소 투자를 조건으로 정부 재정을 투입하는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해외 주요국처럼 전력 다소비·무역집약 산업을 객관적인 기준으로 선별하고 배출권 경매수입 등 법정 재원을 활용해 지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연제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17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개최된 '국회철강포럼 정책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 교수에 따르면 산업용 전기요금은 2022년 1분기 105.5원/kWh에서 2024년 4분기 185.5원/kWh로 75.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주택용과 일반용 전기요금 상승률이 각각 37%·31.4%였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큰 증가 폭이다.

문제는 탄소중립을 위해 철강업계의 전기 사용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전기로와 수소환원제철 등 저탄소 공정으로 전환할수록 전력 수요가 커지는데 산업용 전기요금 상승이 이어지면 기업의 전기화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전기를 더 많이 쓰라고 하면서 한편에서는 전기요금을 올리고 있다면 산업들이 과연 탄소중립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가 문제의 시작"이라며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은 산업 경쟁력과 탄소중립 이행이 동시에 걸린 구조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만 단순히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하하는 방식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우리가 전기요금을 깎아달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올바른 질문이 아니다"라며 "요금을 얼마나 낮출 것인가가 아니라 이 산업들을 위해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로 질문을 바꾸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독일·영국·일본·폴란드 등 주요국 역시 전기요금 자체를 일괄적으로 낮추기보다 전력집약도와 무역노출도 등 객관적인 기준으로 지원 대상을 정하고 탈탄소 투자나 에너지 효율 개선 등을 조건으로 기업의 실질적인 부담을 낮추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정 교수는 국내에서도 세 가지 정책수단을 조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기후환경요금을 조건부 감면하고 정부가 보전하는 방식과 산업용 전기요금 차액을 직접 보조하는 방식 그리고 간접 탄소비용을 보전하는 방식이다. 이 가운데 간접 탄소비용 보전 방식을 상시 수단으로 활용하고 나머지는 전기요금 급등기나 산업 위기 때 한시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지원 대상을 특정 업종으로 지정하기보다 전력집약도·무역노출도 등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원에 따른 통상 리스크를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지만 객관적인 적격 기준과 탈탄소 투자 조건 등을 결합하면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재원으로는 배출권 경매수입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배출권거래제로 발생하는 산업계의 탄소비용을 같은 제도에서 발생한 경매수입으로 보전해 지원 목적과 재원을 연계할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관련 법·제도 정비와 관계 부처 간 협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전기화·저탄소 전환 지원 필요…지역별 요금제도 논의

이날 패널토론에서는 철강업계의 전기화·수소환원제철 전환에 따른 비용 부담을 비롯해 이를 뒷받침할 지원 재원의 지속 가능성과 지역별 전기요금제 개편 방향 등에 대한 의견이 나왔다.

조윤택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산업계 지원 구조의 지속 가능성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배출권 경매수입은 배출권 가격에 따라 변동성이 큰 만큼 이를 전력 다소비 산업 지원의 안정적인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 수석연구원은 "산업계 지원 구조의 지속성과 일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배출권 가격이 오르면 경매수입은 늘지만 역으로 철강업계의 배출권 구매 부담도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철강업계의 전기화·수소환원제철 전환 과정에서 전력 사용량 증가에 따른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 수석연구원은 "철강산업이 전기로나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하는 설비에 대해서도 전력산업기반기금을 면제해 주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정책적 지원을 요청했다.

장영식 현대제철 상무는 현대제철이 포스코와 합작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건설 중인 전기로 제철소(HPLS)를 언급하며 에너지 비용이 투자 지역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장 상무는 "미국으로 간 가장 큰 이유는 에너지 비용이 저렴했기 때문"이라며 "전기요금 같은 경우는 (국내의) 거의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지역별 전기요금 체제 개편 과정에서 향후 기업들이 에너지 효율화와 저탄소 전환에 적극 투자할 수 있도록 관련 지원 제도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하고 또 검토해 달라는 요청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지역별 전기요금제를 통해 산업 경쟁력과 지역 균형발전을 함께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우신 기후에너지환경부 전력시장과 서기관은 "지역별 전기요금제를 통해 기업들이 지역 중심으로 이동해 추가적인 전력망 투자 부담을 줄인다면 그런 부분들은 요금 인하로 최대한 돌려드리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며 "업계에서도 이런 부분에 협조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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