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은숙 LG CNS 보안사업담당 [사진=LG CNS]
[디지털데일리 김보민기자] 정부가 추진하는 '사이버보안 특화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에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이 최종 선정됐다.
이번 컨소시엄에서 LG CNS는 네이버클라우드와 함께 사업 전반을 조율하는 핵심 역할을 맡았다. 산학연관이 결집한 이번 사업은 올해 9월부터 10개월간 그래픽처리장치(GPU) B200 256장을 투입해 진행된다.
전은숙 LG CNS 보안사업담당은 글로벌 빅테크 모델과 견줄 수 있는 '성능 100%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전 담당은 "보안 벤치마크로는 글로벌 모델 100% 달성이 목표"라며 "모든 영역을 빅테크 수준으로 한 번에 끌어올리기는 어렵지만, 보안 영역에 집중하면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환경에 최적화한 성능을 끌어내 보안 생태계 전반을 키우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에이전트·하네스 검증 내재화…방어·공격 '양 날개' 고도화
과기정통부 발표 심사에서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은 '복수 에이전트와 하네스 구성' 등 개발 전략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LG CNS가 자체 운영 중인 화이트해커 조직 '레드팀'과 침해대응 전문가 조직 '블루팀' 실무 노하우를 접목한 결과다.
전 담당은 "LG CNS AI보안팀이 사업 전반 과정을 챙기고, 레드팀과 블루팀은 각각 공격과 방어 하네스를 만들어 검증할 예정"이라며 "테스트 데이터에서만 좋은 성능을 내는 모델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활용하는 모델과 에이전트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에는 LG CNS를 비롯해 LG AI연구원, LG유플러스가 '원 LG'로 참여한다. LG CNS가 보안 데이터 정제·가공과 모델 보안 성능 검증을 맡고, LG AI연구원은 엑사원 기반 공격 역량 강화 AI 모델을 개발한다. LG유플러스는 통신 네트워크 데이터 제공 및 실증 검증을 수행한다.
방어(네이버 하이퍼클로바X)와 공격(LG 엑사원) 역량을 동시 개발하는 방식도 특징이다. 전 담당은 "두 모델 성능이 완벽하게 동일하지는 않겠지만, 상호 경쟁과 협력을 거치며 두 모델 성능 모두 올라갈 것으로 본다"며 "혼자 공부할 때보다 경쟁자가 있을 때 성적이 오르는 이치와 비슷하며, 추후 상호 검증을 거쳐 양쪽 성능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격 모델 고도화에 따른 안전장치도 마련한다. 모델, 에이전트, 하네스, 실행환경 전반에 걸친 다층 통제체계를 구현하고, 안전한 샌드박스를 구축해 시스템 접근 권한을 최소화한다. 전 담당은 "해킹 공격을 아무리 잘해도 통제를 벗어나는 AI는 보안 업무에 활용할 수 없다"며 "위험도가 높은 행위는 사람 승인 없이 다음 단계로 진행하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에이전트 이상 행위를 즉각 인지하는 모니터링 체계를 별도 구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은숙 LG CNS 보안사업담당 [사진=LG CNS]
◆ 보안 특화 대규모 데이터 확보…상용화 '속도전'
이번 과제 성패는 10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내 양질의 학습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달렸다. 사업 착수 후 5개월 뒤 중간평가 결과에 따라 잔여 GPU 지원 여부가 결정된다.
전 담당은 "데이터 수집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걸러내고 중복 데이터를 제거해 빠른 시간 내에 좋은 학습데이터를 만들어 내는 것이 사업 성공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컨소시엄은 총 800테라바이트(TB) 이상의 보안 데이터를 확보했다. 전 담당은 "S2W 다크웹 데이터, 이스트시큐리티 악성코드 데이터, 스패로우 소스코드 취약점 정보 등 각 기업이 보유한 영역별 특화 데이터를 하나로 모아 전 영역을 촘촘하게 아우르는 보안 데이터를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원받는 GPU 256장 중 128장은 엑사원 학습에 투입하고, 나머지 128장은 학습 데이터를 가공하는 참여 보안기업에 분배해 시너지를 낼 방침이다. 한국수력원자력, 한국항공우주산업, 금융보안원 등 주요 기관이 합류한 만큼 전력, 국방, 금융 등 7대 핵심 인프라 분야 현장 실증도 진행될 전망이다.
기존 범용 대형언어모델(LLM)과의 차별점은 '전문성 내재화'다. 전 담당은 "보안 전문가는 확보한 학습데이터를 보안 관점에서 해석해 학습을 돕고, 단순 탐지를 넘어 위협이나 공격 맥락을 이해하도록 모델을 훈련한다"며 "학습 이후에도 실제 침투 테스트를 기반으로 탐지 및 대응 결과를 검증하는 절차를 거친다"고 강조했다.
실증 이후 상용화 계획도 뚜렷하다. 네이버클라우드가 강점을 가진 국산 클라우드 인프라를 활용해 외산 클라우드 도입이 어려운 공공, 금융, 의료 시장을 공략한다. 또한 폐쇄망이나 온프레미스 환경을 위해 모델 구동 비용을 줄이고 별도 경량화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전 담당은 "LG 통신사 실증을 시작으로 LG CNS가 강점을 가진 금융 및 공공 SI 사업으로 적용을 확대할 수 있다"며 "기존 관리형 보안서비스(MSSP)에 결합한 상품을 준비 중이며, 독자 구축을 원하는 고객을 위해 보안 특화 모델을 활용한 AI-보안운영센터(SOC) 구축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안 특화 AI 모델 실효성을 묻는 업계 우려에는 기술 자립 당위성을 강조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술 종속을 탈피하고 사이버 안보 주권을 확보하려면 토종 모델 구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다.
전 담당은 "글로벌 우수 보안 서비스를 모두 가져다 쓸 수 있겠지만, 향후 비용이 상승하고 기능 제약이 발생하면 기술 격차를 따라잡기 어려워진다"며 "지금이라도 서둘러 자체 모델을 확보해야 향후 글로벌 기술과 교류하며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안은 단순한 기업 비즈니스나 비용 효율성 측면으로만 접근할 수 없는 국가 안보 직결 과제"라며 "초기 개발 속도가 다소 늦거나 과정상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토종 보안 AI 모델 구축은 반드시 완수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고 진단했다. 전 담당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고도화가 가능하도록 국가 차원에서 보안 학습데이터를 모아서 활용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며 "이번 기회를 시작으로 보안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이나 공유체계, 법령 정비 등도 준비되기를 바란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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