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9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한미 방산 협력의 미래' 국회 정책 세미나에서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김유진기자]
[디지털데일리 김유진기자] 한미 방산 협력을 기존 개별 무기체계 수출 중심 방식에서 벗어나 양국이 공동 개발·생산과 유지·보수·정비(MRO)까지 아우르는 산업 생태계 차원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 방산업계의 기술력과 미국의 원천기술·글로벌 공급망을 결합해 양국 방산 경쟁력을 함께 높여야 한다는 취지다.
9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한미 방산 협력의 미래' 국회 정책 세미나에서는 한미 동맹 차원의 안정적인 무기 생산·공급 체계를 구축하고 양국 방산업계가 상호보완적 파트너십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윤상용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사례로 들며 "소모된 무기를 얼마나 빨리 보충할 수 있는지와 손상된 장비를 얼마나 빨리 복구할 수 있느냐가 현대전에서 중요한 요소"라며 "앞으로 가야 할 방향성은 한미 동맹 차원에서 필요한 무기·부품·물자들을 어떤 식으로 생산할 것이고 또 어떤 식으로 안정적으로 공급할지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특히 한국 방위산업이 이미 선진국 수준에 진입한 만큼 기존의 수직적인 공급자·구매자 관계에서 벗어나 한국과 미국이 서로의 강점을 결합하는 상호보완적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고 개진했다. 그는 "앞으로 방산 협력은 한쪽이 다른 쪽을 대체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라 각자의 비교우위를 결합해 동맹 전체의 산업 능력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원익 록히드마틴 코리아 대표는 이 같은 협력을 실질적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플랫폼 레벨'의 협력을 강조했다. 이원익 대표는 한국의 방산 기술력이 과거보다 크게 높아진 만큼 이제는 미국 무기체계를 들여오는 것을 넘어 공동 개발·생산·수출까지 가능한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의 지리적 위치와 방산 역량을 활용해 미국산 무기체계의 MRO 거점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한미 방산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절충교역 등 관련 제도의 근본적인 개선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영호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군용기사업부 사업개발 실장은 한미 방산 협력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제 공동개발과 지식재산권(IP) 문제를 함께 풀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MRO 분야에서는 무엇보다 속도와 부품 공급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정비 과정에서 미국이 한국 업체에 핵심 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자료를 제공한다면 긴급 상황에서도 보다 신속한 정비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한미 방산 협력을 개별 사업에서 산업 생태계 중심으로 전환하고 제도적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수호 방위사업청 북미지역협력담당관은 "향후 5~10년간 개별 사업 중심 협력에서 산업 생태계 중심 협력으로 한미 방산 협력의 패러다임을 전환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협력 사업을 성공시킨 뒤 부품·기자재 공급망과 미국 내 투자·생산으로 협력을 확대하고 궁극적으로 공동개발·공동생산까지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 담당관은 "양국이 경쟁 관계라기보다는 서로의 산업 역량과 공급망을 보완해주는 구조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사업 초기부터 라이프사이클 지원을 비롯한 부품 공급망 참여와 공동개발·생산 가능성 등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획득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양국 간 산업 협력을 위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절충교역 제도 개선과 수출통제 패스트트랙 등을 통한 제도적 보완 필요성을 제시했다. 아울러 한미 간 방산협력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으로 RDP(상호국방조달) MOU 체결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같은 한미 방산 협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양국의 오랜 동맹 경험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윤상용 교수는 한미 방산 협력 체계가 동맹 지향적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70년 넘게 연합훈련과 연합지휘체계를 운영하며 축적한 양국의 경험과 신뢰를 방산 분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며 "양국이 현안을 함께 논의하고 협력 방향을 지속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대화 플랫폼이나 상설 조직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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