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남선 삼우종합건축사무소 그룹장(왼쪽부터), 목형수 건국대학교 교수, 송도영 지평 변소하, 김세웅 카카오 부사장, 이치영 KT클라우드 팀장, 이현규 김앤장 변호사가 9월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개최한 ‘AIDC 특별법 하위법령 공개토론회’에서 토론 중이다. [사진=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특별법에 따라 전력계통영향평가를 면제받고도 실제 사업을 하지 않은 채 전력 공급 용량만 선점하는 ‘허수 사업자’가 나타날 경우 이를 어떻게 막아야 할까.
AIDC 구축 사업자가 필요한 전력을 미리 확보한 뒤 사업권 등을 사고파는 상황이 발생하면 한정된 전력망 용량을 실제 사업자나 다른 산업이 이용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다.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개최한 ‘AIDC 특별법 하위법령 공개토론회’에서는 한국전력 관계자가 직접 해당 문제를 제기했다.
한전 관계자는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를 받은 사업자가 실제 사업을 하지 않을 경우 한전의 공급 여력은 유한하기 때문에 그 사업자가 허수로 잡고 있는 만큼 다른 산업이나 다른 데이터센터가 들어올 수 없게 된다”며 “면제 대상 사업을 사고팔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반은 우선 신고 단계에서 설계전력과 AI 장비 전력, 한전과의 계약전력 간 정합성을 확인해 허수 사업자를 상당 부분 걸러내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목형수 건국대학교 교수는 “사업자가 임의로 수치를 기재하는 것이 아니라 설계 단계의 값부터 필요한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 용량까지 정합성이 유지되도록 설계하고 있다”며 “허수 문제는 신고 단계에서 많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특례를 받은 사업권의 매매 자체를 시행령으로 막기는 어렵다는 것이 연구반 판단이다.
AIDC 특별법 하위법령 연구반장 송도영 지평 변호사는 “매각 금지 같은 규정은 사업자의 영업의 자유나 재산권을 제한하는 것이기 때문에 법률상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정말 필요하다면 AIDC 특별법이나 전력 관련 법률의 개정 수요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토론회에서는 이 밖에도 AIDC 인정 기준을 어디까지 낮출 것인지, 일반 데이터센터와의 관계, 모듈형 데이터센터의 건축법상 지위, 저전력 AI 반도체 적용, 지역상생 및 특구 지정 기준 등 하위법령을 둘러싼 산업계 질의가 이어졌다.
다음은 송 변호사, 목 교수, 유남선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그룹장과 업계 관계자 간 일문일답
Q. 전력계통영향평가를 면제받은 사업자가 실제 사업을 하지 않고 전력만 선점하면 다른 산업의 전력 공급을 막을 수 있다. 면제 사업권을 사고파는 행위를 제한할 필요가 있지 않나.
A. (목 교수)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는 완전한 면제가 아니라 절차를 단축해주는 것이다. 이후 한전과 전기사용계약을 할 때 공급조건과 공급 가능한 용량 등을 다시 확인하는 단계가 있다.
연구반이 중요하게 본 것은 여러 전력 수치의 정합성이다. 데이터센터 규모와 AI 장비 전력, 한전과 전기사용계약을 맺는 계약전력 등이 서로 합리적으로 연결돼야 한다. 사업자가 임의로 수치를 작성하는 게 아니라 설계 단계부터 정교하게 계산해 최종적으로 필요한 면제 용량까지 정합성을 유지하도록 설계하고 있다. 허수 문제는 신고 단계에서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A. (송 변호사) 사업자 입장에서는 법과 시행령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해 ‘평가를 면제받았으니 당연히 전력도 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사업권 등 매각을 금지하려면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이는 사업자의 영업의 자유나 재산권을 제한하는 것이기 때문에 법률상 근거가 반드시 필요하다. 어느 기간까지, 어떤 범위와 거래 형태를 제한할지는 시행령에 위임할 수 있지만 적어도 제한한다는 규정 자체는 법률에 근거가 있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향후 법 개정 수요로 검토할 수 있다.
Q. 산업단지와 연구개발특구가 중첩된 지역에서 연구개발특구 규정으로 데이터센터 입주가 금지돼 있다면 AIDC 특별법이 우선 적용되나.
A. (송 변호사) AIDC 특별법에는 산업단지 안에서 AIDC의 법적 지위가 불분명했던 부분을 명확히 하는 내용이 있다. AIDC가 정보통신시설에 해당해 산업단지에 입주할 수 있다는 해석상 모호성을 해결하려는 취지다.
하지만 다른 특별법에서 AIDC가 아예 들어올 수 없도록 규정한 것까지 AIDC 특별법이 모두 우선해 무력화하는 구조는 아니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 (법률 위임을 받는) 시행령에서 담기는 어려운 사안이다.
Q. AIDC에 특례를 많이 주는 만큼 물 사용량, 폐열 재활용이나 지역사회 환원 같은 요건도 함께 반영해야 하지 않나. 또 혜택만 받으려는 사업자를 어떻게 걸러낼 것인가.
A. (유 그룹장) 이 법의 기본 취지는 규제를 많이 열어주고 혜택을 줘 AIDC 산업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다만 과거 전력을 먼저 확보하고 땅을 매각하는 등의 사례를 많이 봐왔다. 그런 사례 때문에 전력 공급도 어려워지고 데이터센터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민원도 많아졌다.
그래서 신고 단계에서 최소한 필요한 서류는 받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초기에는 임차확약까지 받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러면 적용 범위가 너무 좁아져 법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기준을 지나치게 높이지 않으면서도 최소한 실제 사업 의지가 있는 ‘진성 사업자’를 가려낼 필요가 있다. 준비된 사업자에게 특례를 주겠다는 취지다.
Q. AIDC 특별법이 AIDC만 지원하면 기존 일반 데이터센터는 지원에서 배제되는 것인가. 또 AI 가속기 비율을 높게 정하면 실제 임차 수요와 괴리가 발생하지 않겠나.
A. (유 그룹장) 법 자체는 AIDC에 한정돼 있다. 이번 시행령 역시 이미 제정된 특별법에 근거해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고 일반 데이터센터 진흥이 필요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AIDC와 일반 데이터센터는 냉각기 등 공통으로 사용하는 장비가 많다. AIDC 특별법을 통해 장비 국산화 등이 지원되면 일반 데이터센터에도 자연스럽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
AI 가속기 비율은 상당히 논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아직 구체적인 수치를 말하기 어렵다. 추가적인 산업계 의견을 받아야 한다.
A. (송 변호사) 기존 데이터센터를 지원하는 다른 법이나 제도를 AIDC 특별법이 폐지하거나 변경한 것은 아니다. AIDC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정책에서 배제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또 실제 입주율만으로 AIDC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도 맞지 않을 수 있다. 게임이 잘 안 됐다고 게임을 개발한 회사가 게임개발사가 아닌 것은 아니지 않나. 시설의 본질이 무엇인지 봐야 한다.
특히 코로케이션은 처음 구축할 때 실제 임차인이 얼마나 들어올지 알기 어렵고 램프업 과정도 있다. 그래서 현재는 실제 사용전력보다는 시설을 처음 설계할 당시의 설계전력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AI 장비 비율이 어느 정도가 돼야 하는지는 확정된 것이 아니다. 시장 상황을 반영해 시행령과 고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Q. 모듈형 AIDC는 공장에서 모듈을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라 구축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모듈러 전기실 등을 건축물이 아닌 장비로 인정해 건축 인허가를 면제하거나 간소화할 수 없나.
A. (송 변호사) 모듈형 데이터센터에 대해서는 연구반도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시행령은 법률이 위임한 범위 안에서만 만들 수 있다.
건축법상 건축물 여부 자체를 바꾸거나 별도의 건축법 특례를 주려면 먼저 법률에 근거가 있어야 한다. 지금 시행령에서 곧바로 모듈형 데이터센터에 건축법상 특례를 주는 것은 어렵다.
규제샌드박스 등을 통해 실증하고 안전성이 확인되면 규제 개선으로 연결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향후 법을 개정해 모듈형 데이터센터를 새로운 유형으로 규정하고 별도의 기술기준을 만드는 방안도 논의할 수 있다.
시행령에서 할 수 있는 범위인 전력밀도 등의 기준에는 모듈형 특성을 검토할 수 있다.
A. (유 그룹장) 모듈러 데이터센터를 실제 추진해보면 건축법과 소방법, 피난규정 등 여러 규제가 연쇄적으로 붙는다. 과기정통부 소관 특별법 하나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모듈러 건축 시장이 보다 활성화되면 국토교통부 등과 함께 전반적으로 검토해야 할 문제다.
Q. GPU와 저전력 NPU 등을 함께 사용하는 AIDC는 전력밀도를 어떻게 계산할 것인가. 저전력 AI 반도체를 많이 사용하면 오히려 AIDC 기준에서 불리해질 수도 있다.
A. (송 변호사) 혼합 형태에 대해서도 연구반에서 검토하고 있다. 실제 NPU 사업자들의 데이터를 더 확보할 필요가 있다.
저전력 반도체를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AIDC 인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도 염두에 두고 있다. 국내 반도체 산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정책 방향에서 이런 부분이 누락되지 않도록 검토하겠다.
인허가 역시 모든 절차를 한꺼번에 시작하기보다 오래 걸리는 절차부터 먼저 진행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도 연구반에서 논의하겠다. 아직 구체적인 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Q. 특별법으로 혜택을 받는 AIDC가 GPU 등 컴퓨팅 자원의 일부를 지역 중소기업이나 AI 스타트업에 제공하도록 할 수 있나.
A. (송 변호사) 지역상생에 관한 내용은 법에도 있다. 하지만 정부가 ‘이것을 하라’고 특정 형태를 강제하는 게 꼭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지역 대학이나 산업단지 기업과 협업하거나 AIDC 일부를 반도체·전력반도체 실증 공간으로 개방하는 등 여러 방식이 있을 수 있다. 사업자들이 적극적으로 지역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
다만 지역사회에 얼마를 제공하라고 의무화하는 것은 기업에 부담을 지우는 것이기 때문에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현재 지역상생 방식 자체는 기업의 자율 영역으로 보는 것이 맞다.
A. (유 그룹장) 지역사회 ‘기여’와 ‘상생’은 의미가 다르다. 특별법은 비합리적인 민원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것을 막으려는 취지가 있다.
기업이 지역과 적극적으로 상생한다면 데이터센터가 환영받는 시설이 될 수 있다. 카카오 데이터센터처럼 저층부를 개방하고 지역사회와 연결하는 방식도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
Q. 고가 GPU와 냉각장비 등이 들어가는 AIDC에 지진 등 재난 대응을 위한 별도 내진·면진 기준을 두거나 관련 투자를 한 사업자에게 인센티브를 줄 수 있나.
A. (송 변호사) 내진설계 등은 기존 법에서 이미 규정하고 있고 AIDC에도 당연히 적용된다.
AIDC에 특화해 추가 기준을 적용하거나 반대로 불필요하게 과도한 규제를 완화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그 법이나 AIDC 특별법 자체를 개정해야 한다. 관련 요구가 있다면 중장기적인 법 개정 수요로 검토할 수 있다.
A. (유 그룹장) 비구조물 내진설계 관련 기준은 기존 구조설계기준에 있다. AIDC는 기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보다 내부 공사와 장비에 훨씬 많은 비용이 투입되기 때문에 사업자 스스로 높은 내진 수준을 선택할 유인이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관련 설계기준에도 모호한 부분이 있다. 특별법만의 문제라기보다 구조·설비 분야에서 함께 개선해야 하는 부분이다.
Q. AIDC 특구로 지정되기 위한 최소 면적이나 확보 전력량이 정해지나.
A. (송 변호사) 시행령에서 특정 면적 이상이어야 한다고 일률적으로 규정할 필요는 크지 않다고 본다. 다른 특구 제도에서도 면적 제한을 두지 않는 사례가 많다.
과기정통부가 공고하면 지자체와 기업이 계획을 제안하고 해당 계획의 타당성을 판단하는 방식이 더 현실적이다.
몇 제곱미터(㎡) 이상, 몇 메가와트(MW) 이상이라는 단순 수치보다 사업계획이 얼마나 구체적인지 계획에 적합한 전력을 확보하고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Q. 모듈형 AIDC 경우 동일 부지에 여러 모듈을 단계적으로 설치한다. AI 장비 전력 기준을 각 모듈이 아니라 캠퍼스 단위로 합산할 수 있나. 일각에서 거론되는 ‘300킬로와트(kW)’ 기준은 확정됐나.
A. (송 변호사) 우선 해당 수치는 확정된 것이 아니다. AIDC의 인정 기준과 AI 장비 전력 비율·비중은 지금도 계속 논의하고 있다.
모듈형 데이터센터 역시 고민하고 있고 시행령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반영하려 한다. 다만 지금 단계에서 캠퍼스 단위 합산 여부를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실제 모듈이 어떤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확장되는지 사례와 데이터를 더 볼 필요가 있다.
A. (유 그룹장) 동일 부지 모듈형 데이터센터가 증축되는 경우 건축법상 하나의 데이터센터가 계속 증축되는 형태로 볼 수 있다.
처음 설치한 몇 개 모듈은 향후 고시 기준에 미달할 수 있지만 증축하면서 어느 시점에 기준을 넘게 된다면 그 시점부터 특별법상 기준에 해당하는 방식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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