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주최로 열린 ‘모두가 선택하는 상생배달앱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장주영기자]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장주영기자] 정부가 공공배달앱 활성화를 위해 내년 1200억원 규모의 소비자 할인쿠폰을 투입할 예정인 가운데 단기적인 쿠폰 지원에서 벗어나 배달 인프라와 서비스 경쟁력에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쿠폰으로 이용자를 끌어오는 것만으로는 민간 배달플랫폼과 지속적으로 경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주최로 열린 ‘모두가 선택하는 상생배달앱 정책토론회’에서는 공공배달앱 정책의 중심을 소비 촉진에서 지속 가능한 배달 생태계 구축으로 옮겨야 한다는 제언이 잇따랐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본부장은 이날 정부가 2027년도 중소벤처기업부 예산안에 신규 편성한 상생배달앱 지원사업 1240억원 가운데 약 97%인 1200억원이 소비자 할인쿠폰에 집중됐다고 짚었다. 소비쿠폰이 초기 주문을 확보하는 데는 효과가 있지만 재정 투입이 끊긴 이후에도 소비자의 반복 주문과 플랫폼 ‘록인(lock-in)’ 효과를 유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김상효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실장이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 공공배달앱 지원사업 효과를 분석한 결과, 쿠폰 발급 예산이 소진되기 시작한 23주차 무렵부터 지원 효과가 감소했다.
지원 종료 직후 결제액과 주문건수가 곧바로 급락하지는 않았지만 장기적인 소비자 충성도로 이어졌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쿠폰 발급 이후 매출과 수익 증가를 체감했다고 응답한 업주 비율도 27%에 그쳤다.

김상효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실장이 9월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모두가 선택하는 상생배달앱 정책토론회’에서 발언하는 모습.[사진=장주영기자]
정부에서도 비슷한 문제의식이 나오고 있다.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전날 소상공인연합회를 방문해 기존 공공배달앱 쿠폰 지원 방식의 효율성을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쿠폰만 지원한다고 해서 상생(공공) 배달앱을 쓰지 않던 소비자가 이를 내려받긴 어려울 것”이라며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상생배달앱 지원 예산의 내용을 효율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대안으로 공공배달앱 자체의 배달 시스템과 서비스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지수 라이더유니온 사무국장은 현재 일부 공공배달앱이 실제 배달 영역을 민간 배달대행업체에 위탁하고 있어 라이더 입장에서는 민간 플랫폼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배차 애플리케이션부터 거리 산정, 자동 정산, 주문 취소·조리 지연 보상, 기후재난 안전조치 등을 아우르는 공공 배달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소비자 혜택 역시 쿠폰을 넘어 서비스 자체에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정수 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은 공공배달앱의 낮은 중개수수료가 소비자에게도 환원돼야 한다며 이중가격제 폐지와 최소주문금액 개선 등을 제안했다.
가격과 주문 편의성, 배달 신속성, 소비자 피해구제 등을 평가해 경쟁력 있는 공공배달앱에 지원을 집중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차 본부장은 플랫폼에 쌓인 리뷰와 별점 등 평판 데이터를 다른 플랫폼으로 옮길 수 있는 ‘리뷰 자산 이동권’ 도입도 제안했다.
특정 플랫폼에 축적된 리뷰가 사실상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는 만큼 소상공인이 기존 단골과 평판을 유지한 채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공공배달앱의 성패를 단기간의 주문건수나 점유율보다 정부 재정 투입 이후 남는 인프라와 운영 역량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게 이날 토론회의 공통된 문제의식이다.
쿠폰을 통한 이용자 유입을 넘어 배달료·안전·배차·정산 등에서 민간 플랫폼과 다른 시장 기준을 만드는 것이 공공배달앱의 다음 과제로 제시됐다.
김 사무국장은 “공공배달앱이 필요한 이유는 세금으로 또 하나의 배민이나 쿠팡 같은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다”라며 “소상공인에게 과도한 비용을 전가하지 않고 소비자에게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라이더에게 적정한 보수와 안전을 보장하는 지속 가능한 배달플랫폼 모델을 만드는 것이 공공배달앱의 역할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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