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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0원대로 급락한 환율…은행 달러예금도 ‘역대 최대’

9월 6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있다.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이호연기자] 1560원까지 치솟았던 환율이 두 달여 만에 200원 넘게 떨어졌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기업 달러 매도 등에 힘입은 결과다. 환율 급락에 기업과 개인의 달러 매수도 늘면서 5대 은행 달러예금은 역대 최대 수준까지 불어났다.

◆반도체發 원화 강세…기업·개인 달러 매수세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769억8300만달러로 집계됐다. 5대 은행 합산 통계가 집계된 2021년 5월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달러예금은 최근 들어 빠르게 늘었다. 지난 7월 말 694억3500만달러였던 잔액은 8월 말 763억4000만달러로 한 달 새 69억500만달러 증가했다. 이달 들어서도 3영업일 만에 6억4300만달러가 추가로 늘었다.

특히 기업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 기업 달러예금은 지난 3일 633억200만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개인 달러예금도 136억8100만달러로 2022년 2월 이후 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국내 달러 유입이 늘고 경상수지 흑자도 확대되면서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공급 우위가 뚜렷해지고 있다. 환율 급락에 수출기업은 원화 환전을 미루는 반면, 수입기업과 개인은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달러예금도 함께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환차익 기대와 국내 증시 강세가 맞물리며 외국인 국내 주식 매수세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 7~8월 코스피에서 18조원 넘게 순매도했던 외국인은 이달 들어 매수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최근 3거래일간 코스피에서 약 4조7000억원을 순매수했고, 9월 누적 1조6000억원 넘는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한국은행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 차가 좁혀진 점도 원화 약세 압력을 낮추는 요인이다. 여기에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인상 기대로 엔화 가치가 오르자 원화도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9월 1일 부산 남구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가득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화 강세 지속...1250원대 전망도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더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1300원 초반대에서 1200원대 후반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일 장중 1334.7원까지 하락하며 2024년 10월 4일(1331.3원) 이후 약 1년 11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9.9원 내린 1340.5원을 기록했다. 오늘(9일)도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1원 내린 1340.5원에 개장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환율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이 올해 말 1300원, 내년 말에는 장기 평균 수준인 1250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다만, 환율 하락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질 경우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하단을 받칠 수 있다. 미국 통화정책도 변수다. 오는 11일 발표되는 미국 물가가 예상보다 높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다시 커지면, 달러 강세가 제개될 수 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환율 안정 의지가 뚜렷한 데다 기업의 달러 공급도 예상보다 강해 단기적으로는 원·달러 환율 하단을 1300원대 초반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며 “다만 해외투자와 해외직접투자(FDI) 등 구조적인 달러 수요가 여전한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하단이 지지될 가능성이 크며, 4분기 평균 환율은 1380원 수준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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