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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 데이터 항상 부족”…국방AI가 먼저 풀어야 할 ‘데이터 난제’

박용민 LG AI 연구원 리더 “데이터 변화 대응에 용이한 TFM이 해법”

박용민 LG AI연구원 사업개발팀 리더가 3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마키나락스가 개최한 ‘어텐션2026’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전장 데이터는 항상 부족합니다. 새로운 무기체계가 들어오면 거기서 나오는 데이터 형태도 다르고, 계속 새로운 데이터와 새로운 모델이 들어오게 됩니다.”

박용민 LG AI연구원 사업개발팀 리더는 3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마키나락스가 개최한 ‘어텐션2026’에서 국방 AI 고도화 전략을 설명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인공지능(AI)을 국방 현장에 본격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모델 성능 경쟁에 앞서 ‘전장 데이터’가 가진 태생적인 한계를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민간 산업처럼 충분한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 학습시키기 어려운 데다 ‘결측값’이 많고 새 무기체계가 들어올 때마다 데이터 형식과 기준이 달라지는 특성 때문이다.

박 리더가 제시한 국방 파운데이션 모델의 큰 축은 두 가지다. 하나는 각종 정보를 분석해 임무를 계획하고 지시하는 ‘디펜스 거대언어모델(LLM)’이다. 다른 하나는 영상·센서 정보를 인지한 뒤 실제 무인체계 등의 행동으로 연결하는 ‘디펜스 피지컬AI·시각언어행동모델(VLA)’이다.

◆국방 특화AI 만들려면 결국 ‘데이터’…충분한 학습자료 확보부터 난제

박 리더는 LLM이 ‘생각하고 판단하는 두뇌’라면 피지컬AI는 판단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역할이라고 분석했다. 이 두 종류의 AI를 지휘통제(C2), 정보·감시·정찰(ISR), 기동, 화력, 방호, 군수·정비, 훈련·시뮬레이션 등에 연결하고 이를 다시 무인항공기(UAV), 무인지상차량(UGV) 등 실제 장비까지 이어주는 구조다.

문제는 국방 특화 AI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 규모다.

범용 LLM에 국방 지식을 추가하는 ‘지속사전학습(CPT)’은 국방 관련 논문·보고서·매뉴얼 등 대규모 비정형 데이터를 모델 자체에 학습시키는 방식이다. 박 리더는 일반적으로 최소 1000억개에서 3조개 수준 토큰이 필요할 수 있으며 연산자원 역시 ‘H100’ GPU 기준 수백장에서 1000장 이상이 투입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무 수행 방식을 가르치는 ‘지도미세조정(SFT)’도 별도 데이터가 필요하다. 질문·답변이나 요약, 분류, 보고서 작성 등 실제 군 업무와 유사한 입력·출력 데이터 쌍을 만들어야 한다.

국방 분야에서는 이 과정이 더 까다롭다는 것이 박 리더 분석이다. 민간 분야와 달리 데이터를 대량으로 확보하기 어렵다. 보안 문제도 과제다. 기존 데이터 확보가 어려운데, 무기체계와 센서가 도입될 때마다 기존에 없던 형태 데이터도 계속 생성된다.

박 리더는 “전쟁에 대한 위험이나 무기체계 정비, 가지고 있는 전투자산의 가용성을 예측해야 하는데 결측이 많고 계속 데이터 기준이 바뀐다”고 전했다.

LG AI연구원이 검토 중인 대응책 중 하나가 ‘데이터 파운드리’다. 과거처럼 사람이 대규모 튜닝 데이터를 직접 만드는 대신 AI 모델이 도메인 특화 학습 데이터를 생성하고 또 다른 모델이 생성된 데이터를 검증하는 구조다.

박 리더는 LG AI연구원이 해당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방 일부 기관을 대상으로 내년부터 시범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일부 공공기관에서는 개념검증(PoC) 형태로 관련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결측 데이터 메우고 새로운 무기체계에도 빠르게 대응

이같은 데이터 문제 해결 방안 중 하나로 박 리더가 주목한 기술은 ‘테이블형 데이터 파운데이션 모델(TFM)’이다.

기존에는 군수 수요나 장비 고장 가능성 등을 예측하려면 무기체계·부대·임무별로 딥러닝 모델을 구축해야 했다. 데이터 전처리부터 모델 개발까지 다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장비나 데이터가 추가될 때마다 개발 작업이 반복되는 구조다.

반면 테이블형 파운데이션 모델은 대규모 정형 데이터를 사전에 학습해 놓고 상대적으로 적은 데이터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여러 예측 업무에 대응한다. 결측값이 포함된 데이터에서도 값을 추정하고 기존과 조금 다른 유형의 데이터가 들어와도 새로운 예측 모델을 보다 빠르게 만들 수 있다는 게 박 리더 설명이다.

이를 국방에 적용하면 활용 범위는 넓어진다. 작전·정비·센서 데이터 등을 종합해 부대별 무기체계 가용성을 예측하거나 장비별 정비 시점을 예상하는 방식이다.

특정 국가에서 향후 어떤 무기체계 수요가 늘어날지도 예측 대상이 될 수 있다. 박 리더는 금융 분야에서 주가나 원자재 가격을 예측하던 AI 분석 프레임워크도 데이터만 국방 분야에 맞게 구성하면 활용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박 리더는 “각 국 국방 관련 뉴스와 방산기업의 주가·IR 데이터, 예산과 전력 조달 이력, 제안요청서(RFP) 등을 분석하면 어떤 국가에서 어떤 무기체계에 대한 수요가 더 많아질지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작전·정비·부품 데이터를 종합하면 부대별 무기체계가 한 달 뒤 어느 정도의 가용성을 갖게 될지도 전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방AI 확산을 위해선 개별 모델 개발에 앞서 전체 운영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특정 드론이나 차량마다 별도 AI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서로 다른 장비와 AI를 하나의 체계에서 운영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리더는 “개별 기기·체계별로 하는 것보다 통합 운영 체계를 먼저 갖추는 게 좋지 않겠느냐”며 “평시 훈련 때의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모으고 다시 피드백 받아 모델을 튜닝하는 체계들이 빨리 갖춰져야 AI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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