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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길호號 OK저축은행, 본업 밖에서 찾은 ‘수익 돌파구’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 [사진=OK저축은행]

[디지털데일리 이호연기자] 정길호 대표가 이끄는 OK저축은행이 올해 상반기 2291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저축은행 업계 1위에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순이익이 7배 가까이 늘었지만, 대출 이자수익이 아닌 유가증권 투자에서 거둔 이익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6연임에 성공한 정 대표가 수익원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투자수익에 기대지 않는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드는 것은 여전히 숙제다. 연체율도 개선되고 있지만 업권 평균을 웃돌고 있다.

3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22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2.1% 증가했다. 업권 전체 순이익 7658억원의 약 30%를 OK저축은행 한 곳이 벌어들인 셈이다.

자산 규모 1위 SBI저축은행과도 격차를 벌렸다. SBI저축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376억원으로 전년 동기 562억원보다 33.1% 감소했다.

OK저축은행의 실적을 끌어올린 것은 유가증권 투자였다. 6월 말 유가증권 잔액은 1조404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0.1% 줄었지만, 상반기 유가증권 평가·처분 순이익은 2406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매도가능증권 처분이익만 2405억원이었다. 보유하던 유가증권을 팔아 대규모 차익을 실현한 것이다.

자산 규모 상위 4개사인 SBI·OK·한국투자·웰컴저축은행을 비교하면 OK저축은행의 총자산 대비 유가증권 비중은 11.2%였다. 한국투자저축은행(12.5%)과 웰컴저축은행(13.1%)보다 낮았지만 유가증권 잔액 자체는 가장 많았다.

반면 저축은행의 본업인 대출에서 벌어들인 이자는 줄었다. 상반기 이자수익은 537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2% 감소했다. 대출금 평균잔액이 10조9674억원에서 10조2045억원으로 줄었고, 평균 대출금리도 연 10.77%에서 10.33%로 낮아진 영향이다.

기업대출은 늘었지만 가계대출 감소폭을 만회하지 못했다. 6월 말 기업자금대출은 4조95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한 반면 가계자금대출은 4조8573억원으로 8.4% 감소했다. 전체 대출금은 10조5939억원으로 0.3% 줄었다.

금리 하락으로 이자비용이 줄어든 점은 수익성에 도움이 됐다. 6월 말 예수금은 10조1891억원으로 1년 전보다 7.2% 감소했다. 예수금 평균금리도 연 4.00%에서 3.17%로 낮아지면서 상반기 예수금 이자비용은 1548억원으로 31.6% 줄었다.

건전성 지표는 일부 개선됐다. 6월 말 연체율은 6.58%로 전년 동기보다 0.77%포인트 낮아졌다. 다만 저축은행 업권 평균인 6.26%보다는 여전히 높았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9.87%에서 8.51%로 낮아졌다.

자본 여력은 오히려 줄었다. BIS 자기자본비율은 같은 기간 14.16%에서 13.88%로 하락했다.

관건은 유가증권 투자로 거둔 이익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느냐다. 금융당국이 올해 자산 5조원 이상 대형 저축은행의 주식·집합투자증권 등 유가증권 보유 한도를 종전보다 2배로 늘리면서 투자 여력은 커졌다. 하지만 증시가 급락하면 투자손실이 발생해 수익성과 자본건전성에 동시에 부담을 줄 수 있다.

OK저축은행은 과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렸다가 건전성 악화를 겪은 경험도 있다. 2024년 2분기 말 22.71%까지 치솟았던 PF 연체율은 부실채권 매각과 상각을 거쳐 지난해 3분기 말 0.17%까지 낮아졌다.

올해 5월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에서 3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유가증권 투자가 실적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만큼 반대로 시장이 꺾일 때 손실 위험도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올해 취임 10년을 맞은 정 대표에게도 안정적인 수익구조 구축은 과제로 남았다. OK저축은행은 올해 내부통제 강화와 안정적인 경영기반 확보, 수익원 다각화를 주요 경영과제로 내걸었다. 정 대표의 임기는 내년 1월31일까지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수익 기반 확대는 필요하지만 증시 변동성이 큰 만큼 시장 상황에 맞춰 투자 규모와 위험 노출 수준을 조절해야 한다”며 “대출에서 안정적인 이익을 확보하고 부실채권 부담을 낮추는 작업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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