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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투자는 늘고, 수익 길은 좁고…통신3사 “AI시대 정책 다시 짜야”(종합)

3G 유지비·해저케이블 투자·망 중립성까지…“AI 인프라 투자 유인 다시 짜야”

2일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의실에서 열린 ‘AI 시대 네트워크 고도화 방안’ 정책 세미나가 열렸다. 서원일 KT 통신정책담당(사진 왼쪽부터), 이아영 LG유플러스 대외전략담당, 신상민 SK텔레콤 정책개발실장. [사진=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AI 시대 네트워크 정책의 핵심은 ‘투자하라고 요구하는 정책’이 아니라 ‘투자할 수 있게 만드는 정책’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신상민 SK텔레콤 정책개발실장은 2일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의실에서 열린 ‘AI 시대 네트워크 고도화 방안’ 정책 세미나에서 “AI 시대에 필요한 네트워크 투자가 지속될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 통신비 인하에 쏠린 정책…AI 시대엔 투자 여력도 봐야

이날 세미나는 AI 시대에 맞춰 기존 통신정책을 재점검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지금까지 통신정책은 가계통신비 인하에 방점을 둬왔다. 알뜰폰 경쟁력 강화 방안을 통해 도매제공 의무 대상을 SK텔레콤에서 통신3사로 확대했고 LTE·5G 요금제를 통합했다. 오는 10월부터는 최적 요금 고지도 의무화한다. 모두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에 목적을 둔 정책들이다.

하지만 규제로 일관하다가는 AI 성장을 뒷받침할 핵심 인프라인 네트워크 경쟁력이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네트워크가 AI 핵심 인프라로 부상한 만큼 투자 유인을 함께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AI 시대 네트워크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지만 정작 투자 주체인 통신사의 설비투자비용(CAPEX)은 감소하는 추세다. 5G 투자 이후 뚜렷한 신규 수익원을 찾지 못하면서 추가 투자 여력이 줄어든 탓이다.

이아영 LG유플러스 대외전략담당은 “(네트워크 정책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것은 결국 투자 인센티브와 예측 가능성”이라며 “AI 시대에 필요한 인프라는 막대한 규모의 투자가 필요한 만큼 기업이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네트워크와 AIDC는 오늘 결정해서 내일 완성할 수 있는 인프라가 아닌 만큼 기업이 5년, 10년 뒤를 내다보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지상망만으론 부족…해저케이블·위성도 투자 과제

특히 통신사가 맡는 인프라는 지상망에 그치지 않는다. 글로벌 AI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인 해저 광케이블도 있다.

한국 경유 트래픽은 불과 전체의 3% 수준으로, 아시아 AI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선 선제적인 해저 광케이블 투자를 통한 통신 허브화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구축은 쉽지 않다. 해저케이블 구축은 어업민 보상과 환경영향평가 등으로 장기간이 소요되는 데다 막대한 투자비도 필요하다.

서원일 KT 통신정책담당은 “AI 3대 강국을 논의할 때 중요함에도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것이 하늘과 땅, 바닷속을 잇는 육해공 네트워크”라며 “KT는 2031년까지 현재 38Tbps 수준의 해저케이블 용량을 128Tbps까지 확충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육해공 핵심 인프라 투자가 AI 메가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하는 만큼 기존 정책과 규제 환경이 AI 시대에 적합한지 다시 살펴야 한다”며 “기업이 미래를 위해 적극 투자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비용 절감을 위한 기존 네트워크 종료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에선 아직 3G 종료를 검토 중이다. 이용자 보호를 최우선 원칙으로 삼고 있는 데다 다른 정책 과제가 우선되면서 3G 종료는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는 분위기다.

신 실장은 “새로운 투자만큼 기존 네트워크의 과감한 현대화도 중요하다”며 “3G 같은 레거시 네트워크를 계속 유지하면서 동시에 5G SA나 6G에 투자하는 것은 사업자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비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3G 종료를 개별 사업자의 서비스 종료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이용자 보호를 충분히 전제로 기존망에 투입되는 주파수와 설비, 인력을 미래 네트워크로 전환하는 국가 차원의 네트워크 현대화 정책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투자해도 수익화는 막혀…망 중립성 손질론

2일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의실에서 열린 ‘AI 시대 네트워크 고도화 방안’ 정책 세미나가 열렸다. [사진=디지털데일리]

그럼에도 정작 수익화는 자유롭지 못하다. 통신사의 투자 여력을 높이려면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규제도 손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대표적인 것이 망 중립성 원칙이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활용하면 서비스마다 필요한 네트워크 품질을 달리 제공할 수 있지만, 국내에선 이 같은 서비스가 망 중립성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해 사업화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관련 규제가 완화되는 추세다. 유럽전자통신규제기구(BEREC)는 인터넷 접속 서비스에서 서로 다른 서비스품질(QoS) 수준을 제공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영국 통신규제기관 오프콤(Ofcom)도 2023년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이용자 수요에 따른 품질 차등형 상품을 허용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이경원 동국대 교수는 “주요 네트워크 사업자들은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활용해 이용자가 원하는 품질 수준과 이용 시간·장소 등을 선택하는 상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네트워크 품질 차등화를 전면 허용하거나 금지하는 이분법적 접근보다 실증과 사후 검증을 결합해 단계적으로 허용하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네트워크 사업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AI 시대 추가 투자의 투자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다만 규제 완화가 실제 투자 확대로 이어질지는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 실장은 “5G SA와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활용해 기업과 이용자가 필요한 품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새로운 서비스가 실제 시장에서 만들어질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며 “실증과 초기 수요 창출 역시 정부와 민간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정부도 투자환경 개선 공감…망 중립성 실증 검토

이날 정부도 네트워크 투자가 새로운 서비스와 수익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투자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망 중립성은 통신사 실증을 토대로 현행 규제 적용 방식을 검토하고, 3G 등 레거시망은 이용자 보호를 전제로 미래망 전환과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홍사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기획과장은 “통신사의 투자 여력 자체보다 새로운 네트워크 투자가 이용자 편익과 신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며 “5G SA와 네트워크 슬라이싱, 초저지연 서비스를 활용한 B2B·피지컬 AI 서비스가 실제 시장에서 나와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망 중립성 문제도 이론적 논의에 그치지 않고 통신사별 실증을 통해 현행 규제를 어떻게 적용할지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3G 등 레거시망 역시 이용자 보호를 전제로 5G SA와 6G 투자를 위해 단계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AIDC도 투자 확대…개방형 세제지원 쟁점

한편 이날 AI 데이터센터(AIDC) 특별법과 관련 국내 데이터센터 대부분이 개방형으로 운영되는 상황에서 자가형과 개방형에 서로 다른 지원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담당은 “국내 데이터센터 대부분이 개방형인데 자가용은 15%, 개방형은 0%라면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누가 직접 사용하느냐보다 실제 AI 연산과 서비스에 활용되는지를 지원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코로케이션 AIDC는 특정 사업자 지원이 아니라 자체 인프라 구축이 어려운 AI 기업들이 공동으로 활용하는 개방형 인프라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AIDC 부속 설비 공제 제외와 낮은 공제율, 연구개발 시설 사용 요건 등 현장의 애로사항을 반영해 세액공제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도 개방형 AIDC를 지원 범위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구체화하고 있다. 자가용뿐 아니라 개방형 데이터센터까지 특별법상 AIDC 정의에 포함하고, 내년 3월 시행을 목표로 시행령에 관련 기준을 담는다는 계획이다.

장기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AI데이터진흥과장은 “개방형 AIDC의 필요성에는 정부도 공감하고 있다”며 “자가용뿐 아니라 개방형 데이터센터도 AIDC 특별법상 정의에 포함할 수 있도록 시행령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행령은 내년 3월 시행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며 “입법예고와 공청회 등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업계와 학계, 법조계 의견을 반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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