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29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독립기관이면서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국회입법조사처가 정기국회 개원을 앞둔 8월 27일 '2026 국정감사 이슈 분석:정부가 답해야 할 올해의 질문'을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도입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뤄 주목된다. 국회는 10월 6일부터 3주일 동안 국정감사를 실시할 예정이어서 삼전닉스 레버리지 파장에 따른 책임론 공방이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시장은 지난 5월 27일 국내 최초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된 이후 7월 27일까지 2개월 동안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 일시 중단) 23차례, 서킷브레이커(전체 거래 일시 중단) 5차례나 발동되는 등 높은 변동성 장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지난 6월에는 9000선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6~7월 약 6주 동안 40% 가량 하락했다. 이로 인한 투자 손실은 국내 증시 일일 거래량의 60~70%를 차지하는 개인투자자에게 집중돼 부동산 정책과 함께 여론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월 24일(현지시간) '세계에서 가장 미친 주식시장이 공포의 놀이기구가 됐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 투자자들 사이에 '롤러코스피'라는 말까지 등장했다고 소개했다. 주식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변동성이 너무 심해 도박판이자 카지노라는 비판도 나왔다. 창피하고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입법조사처는 정부가 삼전닉스 레버리지 도입과 관련해 시장 과열을 예측하지 못했는 지에 대해 국정감사에서 집중 추궁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도입이 서학개미의 해외 투자를 국내로 끌어온다는 정책 목표 달성에 기여하고 있는지, 투자자 보호 장치가 실효적으로 작동했는지, 국정감사에서 확실한 정책 검증을 해야 한다.
정부는 기대와 달리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도입은 유의미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출시된 5월 27일부터 8월 28일까지 3개월 동안 홍콩에 상장된 SK하이닉스·삼성전자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투자 상품 매수결제 금액은 3억 2142만 621달러(USD)로 직전 3개월 매수결제액(3억 945만 9861달러)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해외 투자 수요의 국내 전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비난이 빗발치자 7월 31일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높이고, 8월 19일부터는 모의거래 이수를 의무화하는 등 규제를 강화했다.
그 여파로 개인투자자들은 한 달 만에 삼전닉스 레버리지 상품을 1조 7000억원 순매도했다. 거래 대금도 규제 직전의 19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손실을 본 개인투자자들이 이를 만회하기 위해 다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형국이라 할 수 있다. 고위험 상품인 미국의 레버리지·인버스 ETF 등 국내외 다른 상품으로 눈을 돌리는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월 22일 종가 9114.55로 역사적 고점을 찍었던 코스피지수는 8월에는 한 번도 7000선을 넘지 못한 채 6000선 박스권에 갇혔다.
7월 급락장에서 손실을 본 개인투자자들의 상처가 깊어서인지, 시장의 활력은 눈에 띄게 식고 있다. 롤러코스터를 탄 것 처럼 출렁이던 시장이 차분해 진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을 대상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을 도입해 시장을 투기화했다는 비판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1일 물러난 것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질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부동산 관련 정책도 국민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용산공원에 주택을 짓겠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하더니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안한 강남구 탄천물재생센터로 선회하는 듯한 기류다. 용산공원 일부를 활용한 주택 공급을 중단해 달라는 국민동의청원은 1일 5만명을 넘어섰다. 용산공원에 주택을 건설하려면 용산공원조성법을 개정해야 하기에 국회 문턱을 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없던 일로 될 가능성이 커졌다.
1일 국무회의에서는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 가운데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공제액 12억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발표 29일 만에 일부는 원상 복구된 것이다.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나 부동산 관련 세법 개정, 용산공원 부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 등은 모두 생활밀착형 정책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심도있는 내부 논의를 거치지 않거나 여론을 무시하고 불쑥불쑥 튀어나오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정책의 일관성 또는 예측 가능한 정책을 펴지 못하면 정부 신뢰도는 추락하고 시장 혼란을 가중시킨다. 정책의 컨트롤 타워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지, 총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정책을 도입할 경우 발생할 부작용을 예상하지 못한 책임은 엄중히 물어야 한다. 설익은 정책으로 인한 사회 혼란을 수습하려면 국민 세금만 낭비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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