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19일 국회에서 열린 대형마트 온라인 새벽배송 추진 반대 집회. [사진=장주영 기자]
[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오는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유통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쿠팡과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조사 충돌부터 홈플러스 회생 사태, 배달 플랫폼 독과점과 수수료 문제까지 올해 굵직한 현안이 잇따른 데다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 개편 논의도 진행 중이어서다.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논란까지 겹친 신세계그룹에서는 정용진 회장의 증인 또는 참고인 채택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회는 오는 10월6일부터 국정감사에 돌입한다. 올해 유통 분야에서는 특히 쿠팡을 둘러싼 공정위 이슈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최근 쿠팡은 공정위가 현장조사 과정에서 사전통지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며 조사에 응하지 않고 취소소송까지 제기했다. 공정위는 사전통지 예외에 해당한다는 입장으로 맞서면서 조사 절차와 권한을 둘러싼 논쟁이 국회로 옮겨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쿠팡을 향한 국회의 문제 제기는 이미 예고된 상태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달 27일 발간한 ‘2026 국정감사 이슈 분석’은 별도의 공정위 국감 쟁점으로 ‘쿠팡 다크패턴 제재, 과태료 250만원 적정한가?’를 선정했다.
입법조사처는 쿠팡의 기만적 소비자 유인행위에 내려진 과태료 250만원이 대형 플랫폼의 동일·유사 행위를 억제할 수 있는 수준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규모 이용자를 보유한 플랫폼의 제재금이 지나치게 낮으면 이를 준법 유인보다 통상적인 사업비용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홈플러스 사태 역시 빠지기 어려운 현안이다. 홈플러스는 긴급운영자금(DIP) 2000억원을 확보해 67개 매장을 재개장했지만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이 9월 4일로 다가왔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 이후 경영 과정과 대주주 책임, 사모펀드 관리·감독 문제가 다시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김병주 MBK 회장의 증인 채택 여부도 관심사다.
배달앱 시장도 국감의 주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배달앱 수수료 문제를 직접 언급하며 사실상 독점 상태라고 지적한 만큼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를 둘러싼 시장 경쟁과 중개수수료, 자영업자 부담 문제가 국회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는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현재 국회에는 오프라인 영업 규제를 유지하면서 온라인 주문·배송에 대해서는 심야영업 제한을 풀거나 의무휴업 규제 자체를 완화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들이 계류돼 있다. 지난 5월 관련 법안이 법안심사소위로 넘어갔지만 중소상인과 노동계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논의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장 환경이 2012년 규제 도입 당시와 크게 달라졌다는 점은 국감에서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2026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 따르면 2021~2025년 조사 대상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연평균 10.1% 증가한 반면 대형마트 매출은 연평균 4.2% 감소했다. 2014년 28.4%였던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 비중은 2023년 50.5%로 높아진 반면 대형마트는 같은 기간 27.8%에서 12.7%로 줄었다.
입법조사처는 이에 올해 국감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는 유통산업의 변화에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를 질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오프라인 소매업의 온라인 진출을 촉진하고 경쟁력을 높일 방안이 있는지 산업통상부에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 과정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국감 출석 여부도 주목된다. 지난 5월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으로 정 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선 데 이어 소비자 환불과 선불충전금 문제까지 불거졌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현재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 개정을 검토하고 있어 관련 문제가 정무위에서 다뤄질 여지도 있다.
여기에 신세계그룹의 핵심 사업인 이마트가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의 직접 당사자라는 점에서 산자위에서는 정 회장을 상대로 규제 개편 필요성과 중소상인 상생, 새벽배송 확대에 따른 노동 문제 등을 묻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다만 현재까지 정 회장의 증인·참고인 채택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올해 국감이 개별 기업의 논란을 넘어 현재의 유통시장을 현행 규제 체계가 제대로 따라가고 있는지를 묻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입법조사처 역시 온라인 플랫폼과 입점업체, 물류센터·배송노동자 등 이해관계가 복잡해진 상황에서 산업통상부가 유통산업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를 올해 국감 질문으로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감은 개별 기업의 책임을 따지는 데서 나아가 온라인 중심으로 급변한 유통시장에 현행 규제 체계가 적절한지를 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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