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가 8월27일 쟁의행위 찬반투표 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
[디지털데일리 김유진기자] 국내 조선·철강업계를 대표하는 HD현대중공업과 포스코의 임금·단체협상 교섭이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노사 간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은 오는 9월2일부터 단계적인 순환파업에 들어가기로 했고 포스코 노동조합(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 역시 오는 9월9일까지 사측의 추가 제시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48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양사 모두 임금 인상과 성과 배분 등을 둘러싼 노사 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 9월이 올해 임단협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HD현대重, 9월2일부터 순환파업…15일 전 조합원 참여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8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오는 9월2일부터 단계적인 부분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9월2일 집행간부와 교섭위원·대의원 등 확대간부가 참여하는 7시간 부분파업을 시작한다. 이어 4일에는 확대간부가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하고 8일부터 10일까지는 각 지단과 지회별로 4시간씩 순환파업에 나선다. 15일에는 올해 처음으로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인다.
다만 실제 파업 여부는 교섭 상황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노사는 오는 9월1일 18차 본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9월부터는 기존 주 2회였던 본교섭을 주 3회로 늘려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7일 올해 임단협과 관련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가결하며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했다.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 전체 조합원 8127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투표에는 5607명이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5379명이 찬성표를 던져 95.93%의 찬성률(재적인원 대비 66.18%)로 가결됐다.
앞서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 24일 HD현대중공업 노사의 노동쟁의 조정 절차를 최종적으로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6월2일 상견례 이후 17차례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핵심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상여금 100% 인상, 영업이익의 최소 30% 성과급 배분 등을 요구하고 있다. 휴가비와 축하금의 통상임금 포함과 신규 인력 채용 확대 등도 요구안에 포함됐다.
특히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이른바 'N% 성과급' 요구가 올해 조선업계 임단협에도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HD현대중공업은 2025년 2조37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노조 요구대로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경우 단순 계산으로 약 6110억원 규모의 재원이 필요하다.
회사 측은 아직 구체적인 임금 제시안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회사는 노사 간 입장 차를 좁히기 위해 교섭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5월27일 열린 포스코 노동조합 '쟁의대책위원회 출범 및 2026 단체교섭 출정식' 모습. [사진=포스코 노동조합]
◆ 포스코 노조, '9월9일' 최종 데드라인…58년 무분규 기록 깨지나
포스코 역시 9월 파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포스코 노조는 오는 9월9일을 올해 임단협의 사실상 최종 시한이 될 것이라고 선포했다. 이날까지 사측이 추가 제시안을 내놓지 않으면 48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 노조가 실제 파업에 나설 경우 1968년 창사 이후 이어져 온 58년 무분규 기록이 깨지게 돼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조는 부분파업 결정에도 사측의 긍정적인 제시와 책임 있는 결단이 있다면 언제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노조는 "58년 무분규라는 기록을 깨는 것이 노동조합의 목적일 수는 없다"며 "오히려 그 역사를 누구보다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사측에 결단의 시간을 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노사는 지난 6월12일 상견례 이후 교섭을 이어왔지만 임금과 성과급 등을 둘러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결국 지난 7월23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중노위는 지난 3일 1차 조정 회의와 지난 5일 2차 회의를 거쳐 조정 기간 연장을 권고했고 노조가 이를 수용하면서 노사는 지난 18일까지 실무협의와 집중교섭을 이어갔다.
그러나 최종 조정 회의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중노위는 결국 지난 18일 조정 중지를 결정했다. 이에 포스코 노조도 합법적인 쟁의행위 요건을 충족했다.
앞서 포스코 노조는 지난 7월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97.1%가 참석한 가운데 찬성률 92.2%로 쟁의행위를 가결했다.
포스코 노조의 핵심 요구사항은 기본급 7.1% 인상·격려금 600%·우리사주 50주 지급·5년 차 자연상승분 적용·명절상여금 200% 지급 등이다. 반면 포스코 측은 철강업계 불황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노조 요구안을 모두 수용할 경우 약 1조4000억원의 재원이 필요하다며 경영 부담을 호소해 왔다.
이 같은 노조의 요구 수준과 사측의 경영 부담을 둘러싼 입장 차가 큰 만큼 오는 9월9일까지 양측이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파업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포스코 측은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해 부분파업이 발생하더라도 조업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취하도록 하겠다"며 "노조 측과 원만하게 합의점을 도출해 임금교섭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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