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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청년 실업 늘고 있는 상황에서 정년 연장 문제 많다

임금 체계 개편으로 청년층 취업 장벽 완화에 도움 줘야

8월21일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자동차 업종 노동자 공동 파업 대회가 열렸다.[사진=윤서연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가 지난 25일 마련한 임금인상 잠정 합의안의 관전 포인트는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문제다.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규모 보다는 법이 개정돼 정년이 연장되더라도 임금 피크제는 확대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65세 정년 연장이 법제화하면 '59세 기본급 동결·60세 10% 삭감'인 임금 피크제는 64세 이후 적용돼 61~63세에도 임금은 오르게 된다. 그만큼 기업의 인건비 부담은 커지게 되고, 기업은 이를 청년 고용 축소로 해결하려 한다.

꼭 같은 일을 하더라도 장년층은 청년층에 비해 훨씬 많은 임금을 받는 연공급(호봉제)을 타파하지 않고 서는 기업의 생산성 향상도, 청년층의 취업난 해소도 어렵다.

정부나 정치권도 대기업 노조와 마찬가지로 정년 연장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을 뿐, 임금 체계 개편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대기업 노조는 정년을 한꺼번에 65세로 올려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정부와 여당은 2029년부터 단계적으로 정년을 늘리기 시작해 2030년 이후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과 맞춰 65세로 늘린다는 복안이다.

더불어민주당 정년연장특위는 정년 연장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청년층을 의식하고 있는 터여서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법 개정 작업과 관련해 골머리를 앓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년 일자리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설계하길 기대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가 심한 노동시장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은 수년 전부터 있어 왔지만 좀처럼 실행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대부분의 공공기관 임금 체계는 연봉제에서 직무급제로 바꿨다. 하지만 민간 기업은 노사 합의로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원칙을 되풀이 하고 있을 뿐이다. 정부가 민간 기업의 임금 체계까지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대기업은 강성 노조에 밀려 호봉제 중심의 임금 체계를 바꾸지 못하고 있다.

2024년을 기준으로 할 때 국내 전체 기업의 64%는 연봉제나 직무급제 또는 직능제 등의 정형화된 임금 체계는 없다고 한다. 나머지 기업들은 호봉제가 직무급이나 직능급에 비해 많다. 300인 이상 사업장의 58.0%, 1000명 이상 사업장의 63.0%는 호봉제다.

법으로 정년을 연장하는데도 임금 피크제는 변함이 없다면 청년층의 취업 공간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정년 연장은 국민연금 수급 개시와 정년 사이 공백 문제로 제기됐다. 노후 대비를 위해 불가피한 상황이라 하더라도 연봉제 임금 체계에서 임금을 안 깎는 정년 연장은 기업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다.

정년 연장에 따른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나 청년층의 고용 감소 효과는 여러 연구 자료에서 입증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비해 20년 빠른 2006년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기업의 탄력적인 임금 체계를 통해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해소하고 있다. 나이가 많아도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전일제나 시간제, 선택형 주4일제 근무 등으로 임금을 조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청년층 고용도 축소하지 않는, 청년·중장년 세대 상생의 일자리 관리를 하고 있다. 미국은 정년 자체가 아예 없지만 일본은 우리나라와 비슷하기 때문에 벤치마킹 사례로 제시되곤 한다.

임금은 기본적으로 생산성과 연동하는 것이 맞다.

MZ세대들은 근무 연수가 오래됐다고 해서 생산성과 상관없이 높은 임금을 주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생각한다. 청년층의 이직률이 높은 것은 연공서열식 임금 체계와도 상관이 있다. 경력이 짧아도 능력이 뛰어나 생산성이 높으면 고참보다 많은 봉급을 받게 해야 한다.

강성 노조는 임금 체계 개편이나 노동시장 유연성 얘기만 나오면 거부 반응을 보일 것이 아니라 2030세대의 노동시장 진입을 어렵게 하는 요인을 없애는데 적극 협조해야 한다. 오래 일할 수 있는 대신 노동시간을 줄이거나 임금피크제 확대 등의 방식으로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게 해야 한다.

인공지능(AI) 시대 일자리 감소와 기업의 경력직 선호 현상 등으로 인한 청년층의 취업난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임금 체계 개편을 계속해서 미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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