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 광양제철소 전경. [사진=포스코]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철강은 산업의 쌀이다. 철강은 자동차·조선·건설·에너지 등 한국 제조업을 떠받치고 있다. 포스코 제철소에서 흐르는 쇳물은 자동차가 되고 선박이 되고 건물이 된다.
포스코 노동조합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19일 포스코노동조합은 쟁의대책위지침 6호를 통해 9월 부분파업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사전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 2026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에서 자동차·가전 등에 쓰이는 냉연은 30.6%, 강관·조선 등에 사용되는 열연은 22.5%를 차지했다. 두 제품만 전체 단순합계 매출 53.1%다. 후판·선재 등이 포함된 기타제품 비중도 29.5%에 달한다. 실제 파업으로 이어진다면 그 영향은 제철소 담장을 넘어 전방산업으로 번질 수밖에 없다.
철강사 파업이 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현대제철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현대제철의 경우 2019년 당시 인천·포항·순천공장 생산을 48시간 중단했다. 이틀간 총파업에 따른 손실만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임단협 과정에서도 인천·포항공장과 당진제철소 냉연 생산라인은 24시간 멈췄고 순천공장은 총 16시간 가동을 중단했다. 지난해 1분기 현대제철은 적자를 기록했는데 철강시황 부진과 노조 파업 영향을 이유로 꼽았다. 전체 생산일정 확정과 조업 안정성에 차질이 생겼다고 밝히기도 했다.
포스코 역시 실제 파업에 돌입하면 생산 차질과 손실을 피할 수 없으며 열연·냉연·후판 등 후공정 생산 차질이 반복되거나 장기화할 경우 자동차·조선 등 고객사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기도 녹록지 않다.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과 보호무역 강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저탄소 전환을 위한 막대한 투자도 감당해야 한다. 올해 상반기 광양제철소 신규 전기로 가동과 함께 포항 하이렉스(HyREX) 데모플랜트 건설을 추진 중이다. 포스코그룹은 3년간 미래 성장 분야에 16조70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산업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 갈 길이 먼 상황에서 노사 갈등 장기화라는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는 것은 어느 쪽에도 득이 되기 어렵다.
쟁의권을 확보하고 부분파업을 준비하는 노조 선택에는 그만큼 무거운 책임이 따른다. 쟁의권은 노동자에게 법이 보장한 권리이며 정당한 수단이지만 포스코 생산이 수많은 전방산업과 맞물려 있는 만큼 산업적 파장까지 고려해야 한다. 포스코 역시 창사 이후 처음으로 노조가 부분파업 준비까지 공식화했다는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사측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도록 협상을 이끌 책임이 있다.
다만 아직 첫 파업이라는 기록은 쓰이지 않았다. 협상 테이블도 닫히지 않았다. 노사가 마주 앉은 테이블에는 자동차·조선 등 한국 제조업 경쟁력도 함께 놓여 있다. 어떤 경우에도 쇳물은 계속 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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