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 조합원들이 8월18일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임금·단체협약 관련 최종 조정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김유진기자] 포스코 노사가 올해 임금·단체협약에서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포스코 노동조합은 창사 58년 이래 처음으로 합법적인 쟁의행위에 나설 수 있는 길이 열렸다.
18일 포스코 노사에 따르면 중노위는 이날 포스코 노사의 임단협 교섭에 대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노사가 최종 조정회의에서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다.
조정 중지 결정으로 노조의 쟁의행위 요건이 충족됐다. 앞서 포스코 노조는 지난 7월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97.1%가 참석한 가운데 찬성률 92.2%로 쟁의행위를 가결했다. 이에 노조는 향후 쟁의대책위원회를 통해 구체적인 투쟁 방식과 일정을 논의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이날 결정이 곧바로 파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노조가 실제 쟁의행위에 돌입하기까지는 별도의 절차와 내부 논의가 필요하며 노사 간 추가 협상을 통한 타결 가능성도 남아 있다.
포스코 노사는 지난 6월12일 상견례 이후 6차례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노조는 지난 7월23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당초 중노위의 조정 기간은 8월 초에 종료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중노위가 노사 간 추가 협상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지난 5일 조정 기간 연장을 권고했고 노사도 이를 받아들이면서 이날까지 집중교섭을 이어왔다.
핵심 쟁점은 임금 인상 수준과 성과급·복지 확대 등이다.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격려금 600%·우리사주 50주 지급·5년 차 자연상승분 적용·명절상여금 200% 지급 등을 요구했다.
사측은 2026년 목표 영업이익 달성을 전제로 기본급 1.2% 인상과 격려금 200만원 추가 지급, 설·추석 상여금 각 100만원과 주유상품권 10만원 지급 등을 제시했다.
이후 집중교섭 과정에서 사측은 별도의 목표 달성 조건 없이 기본급 1.5%를 인상하고 격려금 25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진전된 안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명절상여금 연 200만원과 복지포인트 3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그러나 노조가 요구한 수준과는 여전히 차이가 컸다. 포스코는 철강업계의 불황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노조 요구안을 모두 수용할 경우 약 1조4000억원의 재원이 필요하다며 경영 부담을 호소해 왔다.
포스코 노조는 이날 조정 중지 결정에 따라 쟁의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향후 단계적 단체행동의 시기와 방식, 수위를 구체화할 방침이다. 다만 추가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화의 문은 닫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성호 포스코 노조위원장은 "92.2%의 압도적인 결의에도 파업보다 대화를 먼저 선택했고 조정 연장까지 수용했지만 결국 조정 중지에 이르렀다"며 "이제 노동조합은 조합원의 명령에 따라 필요한 행동을 흔들림 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는 "파업에 바로 들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평화적 교섭은 끝났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중노위의 조정 연장을 받아들이고 합의점을 찾기 위해 기다렸지만 결과가 이렇게 나온 만큼 이제 본격적으로 행동을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포스코는 앞서 조정 연장 기간에 중노위 권고에 따라 노조와 집중교섭을 진행하며 직원의 사기와 회사의 미래 경쟁력을 함께 고려한 방안을 마련해 추가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추가적인 합의점 모색보다 쟁의권 확보를 먼저 선택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녹록지 않은 경영 여건의 현실에 대해 노동조합을 비롯한 직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쟁의행위가 발생하더라도 자동차·조선·건설·가전 등 국내외 주요 산업에 영향이 발생하지 않도록 비상 대응체계를 마련하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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