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13일 재건축정비사업 사업시행계획 인가가 완료된 서울 강남의 은마아파트 일대 전경. [사진=연합뉴스]
'8·3 세제 개편안'을 수정·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다. 특히 1세대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공제 방식 조정 및 공제 한도 신설과 관련한 관심이 뜨겁다.
소득세법 등 개정안은 20일까지인 입법예고를 거쳐 9월 초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어서 '보유'에서 '거주' 중심으로 부동산 세제를 전환하려는 정부의 의도가 국회 심의 과정에서 관철될 지 주목된다.
18일 국회전자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행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거주 소득공제'로 개편하고 기존에 없던 10억원 공제 한도를 신설하는 내용의 8·3 세제 개편안에 반대하는 국민동의청원이 4만명을 넘어섰다. 국민동의청원은 공개된 날부터 30일 이내 5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정식 청원으로 접수돼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된다.
1세대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는 현재 '3년 이상 보유+2년 이상 거주'인 기본 요건을 갖출 경우 양도차익의 최대 80%를 공제해 주고 있다. 그러나 소득세법이 재정경제부가 발표한대로 국회에서 통과되면 명칭 자체가 '장기거주 소득공제'로 바뀐다.
장기보유에 따른 공제 혜택(최대 40%)은 2028년에는 절반으로 축소되고 2029년부터는 폐지돼 1세대 1주택자가 10년 이상 장기보유해도 거주하지 않으면 양도세가 중과세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보유공제율과 거주공제율 이원화 체계가 거주공제율로 일원화되는 셈이다.
세법 개정안에 장기거주 공제 혜택을 받더라도 공제액은 10억을 넘을 수 없도록 상한을 설정한 것과 관련해서도 반대 목소리가 적지 않다.
정부가 '장특공제'를 폐지하려는 것은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 보유를 유도하는 등 주택 시장의 과열을 방지하려는 취지일 것이다.
그러나 다주택자면 모르지만 평생 소원인 1주택자를 투기꾼이라도 되는 것처럼 인식하는 것에 대한 반감이 많은 것 같다.
주택은 투자재(주택 부수 토지)이면서 소비재 성격이 혼재돼 있어 시간이 갈수록 물가 상승분만큼 가격이 오르는 것은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실거주하지 않고도 수억원의 차익을 냈다고 이를 과세 기준으로 삼아 무겁게 세금을 부과하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똘똘한 한 채를 겨냥한 정책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1세대·1주택·실거주'가 아니면 투기로 인식해 고가 주택에 대한 세금 부담을 높게 하면 노후 대비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평생 살고 있는 집 한 채를 노후 생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처분하거나 임대할 수도 있다. 직장 인사 발령으로 지방으로 거처를 옮기는 등 부득이한 사정도 생긴다. 경우의 수가 많아 예외 조건을 일일이 열거하기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된 김민석 전 국무총리도 지난 14일 SNS에 “중산층 1주택 비거주자가 전국적으로 상당수”라면서 “양도세에서 1주택 비거주자의 보유 공제를 폐지하는 것은 시가 12억원 이상 1주택 비거주자들에겐 사실상 증세”라고 밝힌 바 있다.
곧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당정 협의에서 부동산 세제와 관련해 당 대표의 의중이 반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다.
정부가 부동산 세제 개편을 앞두고 7월 17일부터 31일까지 실시한 대국민 설문조사(6033건 응답)에서도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47%였다고 한다.
국가 재정 확보의 수단인 조세 정책은 투기 수요 억제로 국민의 주거 생활 안정에 도움을 줘야 한다. 다만 무거운 세금을 통해 거주 이전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라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구윤철 부총리는 지난 7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실거주하는 30억원 이하 주택은 보유세와 양도세를 거의 다 줄여줬고 상위 1%만 과세를 정상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상위 1%에 대해서는 비정상적인 혜택을 줘왔다는 얘기와도 같다. 정상과 비정상 간 기준은 담세력(세금 부담 능력)일 것이다.
세금을 낼 경제적인 능력이 있으면 조세 저항은 적을 것이다. 하지만 고령자 등 담세력이 약한 납세자들은 세금 부담 때문에 보금자리를 처분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장기보유특별공제 폐지를 핵심으로 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은 좀 더 정교하게 설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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