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 = 챗GPT로 생성한 AI 이미지입니다.]
서울 집값은 비싼데, 국제 기준으로도 너무 높다. 세계적인 통계지수 사이트인 넘베오(Numbeo.com)에 따르면 2026년 서울의 소득대비 자산가격(중간값 아파트)은 세계 도시 순위 11위인데, 1인당 GDP 2만 달러 이상 국가 기준으로는 3위를 기록 중이다.
우리보다 높은 순위는 홍콩, 타이베이뿐인데, 넘베오 자료 기준으로 우리의 소득 대비 자산 가격 비율은 무려 30배나 된다. 이는 뉴욕 10.9배, 도쿄 16배, 런던 16.7배, 파리 17배를 크게 넘어선다.
집값이 까마득히 높은 곳에 있지만, 그래도 참 잘 오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2024년 1월 대비 2026년 7월 현재 서울아파트 가격은 23.6% 상승했는데, 지역 차이가 컸다. 이 기간 중 성동구 43.8%, 송파구 40.6%, 광진구 36.7%, 마포구 34.0% 영등포구 32.2%, 강남구 아파트 시세가 31.5%나 상승했다. 반면 금천구 0.75%, 도봉구 4.0%, 중랑구 7.3%, 노원구 9.3%로 상승률이 10% 이하였는데, 6개 광역시의 상승률은 마이너스 3.3%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2024년 현재 가구별 서울주택 소유율은 48.1%로 극히 낮다. 달리 표현하면 절반 넘은 무주택자에 서울 집값은 가혹하게 높다. 또 집 소유자의 상급 주거지로 이동도 극히 어렵다.
이래서 웬만한 서울주택의 소유는 간절한 소망이 되었다. 그러나 간절한 소망이 흐릿해지고 있다. 팍팍한 자금 여력으로 인해 내 집 마련이 예전보다 힘겹기 때문이다.
우선 소득이 여의치 않다. 실제로 2024년 1분기 대비 올해 1분기의 가구소득 증가율이 전국 2.7%. 서울 5.3%에 불과했는데, 엉거주춤한 소득증가로는 주택을 매입하기 어렵다.
주택구매의 중요 기반인 순자산도 여유가 없다. 순자산 기준 9, 10분위 가구(2025년)라도 자산규모는 8.7억원, 21.7억원에 그치고 있다. 이 자산에서 부동산을 제외하면 현금성 자산은 극히 적다. 실제로 2023년 가구 금융자산(전국. 5개 분위 기준)은 3분위 3,065만원, 4분위 3,843만원, 5분위 6,756만원에 불과했다. 요컨대 금융권에서 엄청나게 대출을 받지 않는다면, 일반인의 주택매입은 언감생심이라 하겠다.
이러한 높은 집값이 여러 문제를 초래했다. 집값 마련 관련 소비 절제로 인한 내수 위축, 지역경제 격차 확대, 서울주택 소유·비소유자 간 갈등, 고가·저가 주택 소유자 간 갈등, 세대 간 갈등 등 우리 사회 여러 곳을 아프게 했다.
이처럼 상황이 엄중해지자 정부(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닥치고 주택공급이란 구호를 공유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서울시의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 요건 완화 등 일부 사안을 수용했다. 그러나 양자는 여러 부문에서 견해 차이를 보였다.
정부는 공공 주도의 공급 확대와 세금으로 수요 억제를 우선 정책으로 한다. 반면 서울시는 재건축·재개발 등을 골간으로 한 주택공급을 중시한다. 부연하면 서울시는 인허가 절차 단축, 개발 관련 세제 완화, 용적률 제고 등을 중시한다. 또 서울시는 정부의 서울의 그린벨트 해제와 용산공원 활용을 반대한다. 대안으로 강남권, 한강변 등 주택 수요가 집중된 도심 핵심지의 고밀도 개발(용적률 상향 등)로 실수요를 충족시키고자 한다.
이런 견해 차이로 인해 제대로 된 주택공급 대책이 시행되지 않고 있다. 그 결과 주택공급은 계속 적을 듯하고, 추세적 집값 상승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 같다. 실제로 서울주택 인허가 규모는 2025년 4만1,566호였고, 올해는 6월까지 2만655호인데, 이는 2010~2024년 연평균 7만2,444호 대비 크게 적다. 이러니 서울 집값이 줄곧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책이 제대로 그리고 제때 시행되어도, 집값 상승을 누그리긴 쉽지 않다. 그 사례가 1989년 4월 노태우 대통령의 200만호 건설 발표이다. 실천력이 강한 엄청난 규모의 주택공급이어서 당시 집값 안정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서울아파트 시세는 1991년 4월까지 26% 더 상승했다. 다만 1991년 말 이후 1993년 12월까지 19.8% 하락했고, 1995년 말까지 1993년 말 수준 내외에서 등락했다.
사례와 같이 대책이 강하게 시행되어도 집값 안정은 난제인데,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힘겨루기만 한다. 개인적으로는 양자의 방안을 모두 수용했으면 한다.
이 과정에서 지역별, 사안별로 논란이 될 수 있다. 예컨대 서울시가 반대하는 그린벨트 해제를 해당 지역 주민이 싫어하고, 정부가 주저(서울시는 적극 추진)하는 고밀도 건축도 역시 해당 지역 비개발 주민에겐 부담될 수 있다.
그런데 예시는 특정한 해당 지역 일부 주민과 관련된 사안에 불과하다. 즉 해당 지역 일부 갈등은 서울의 집값 폭등으로 인한 경제불안정, 세대 갈등, 지역 갈등 등에 비해 아주 작은 사안이다.
정부나 서울시의 현재 행태는 사경을 헤매는 환자가 수술 후 흉터 걱정 때문에 수술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정부와 서울시 모두 작은 부작용을 지나치게 우려해, 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사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글> 신성호 전 IBK증권대표
대우경제연구소를 거쳐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우리선물 대표 등을 역임했고 현재는 개인 연구 및 저술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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