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SK텔레콤이 외국인 유학생 입국이 몰리는 8~9월을 겨냥해 여권을 이용한 후불 개통 영업 범위를 확대하는 방침을 일부 유통망에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동안 부정 개통 등을 막기 위해 일정 요건을 갖춘 대리점에만 허용했던 여권 개통을 일반 매장까지 한시적으로 넓히는 내용이다.
특히 SK텔레콤 이용약관에는 여권을 이용한 후불 개통이 가능한 대상과 대리점의 요건이 별도로 명시돼 있어, 약관 변경 없이 내부 영업정책만으로 개통 가능 유통망을 확대할 수 있는지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8~9월 외국인 여권 개통 영업 범위를 한시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 전날 일부 유통망에 전달된 것으로 파악됐다.
취재 결과 해당 영업 방침은 일부 대리점에 전달됐으며, 유통 과정에서 관련 내용이 문서화돼 확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복수의 유통 관계자들도 관련 영업 방침을 전달받았다고 밝혀, 공지의 작성·유통 경위에 대해선 SK텔레콤 측 설명과 차이가 있는 상황이다.
기존에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거나 별도로 지정된 업체를 중심으로 여권 개통 영업이 가능했지만, 유통망에 공유된 내용에는 이 기간 일반 매장을 포함한 모든 유통채널로 범위를 넓히는 내용이 담겼다.
유통망에 공유된 공지에는 “8월·9월은 외국인 유학생이 대량 입국되는 시기”라며 “예외적으로 2달간만 외국인 여권개통 영업 범위를 확대하오니 영업 활성화 부탁드린다”고 적혔다.
외국인 가입자 확보에 공을 들이는 것은 SK텔레콤만이 아니다. 국내 이동통신시장이 포화된 가운데 통신3사는 외국인 고객을 새로운 가입자층으로 보고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다만 유통망에 공유된 내용은 외국인 여권 개통이 가능한 유통망 자체를 모든 채널에 넓힌다는 점에서 기존 정책과 차이가 있다.
외국인의 여권을 통한 후불 개통은 일반적인 이동통신 가입보다 엄격한 요건 아래 운영돼왔다. 국내에 장기 체류하는 외국인은 외국인등록증을 통해 본인확인을 할 수 있지만, 입국 직후 등록증이 발급되기 전에는 여권을 이용해야 하는 만큼 본인확인과 사후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외국인 명의 회선이 대포폰이나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도 있다. 통신사들이 여권을 통한 후불 개통 대상과 취급 유통망에 별도 요건을 둬온 배경이다.
SK텔레콤 이용약관에도 관련 조건이 명시돼 있다. 송출국 노동부 등 송출기관이나 유학원·대학법인과 MOU를 체결하고 표준근로계약서·입학허가서 등 장기체류를 보장할 수 있는 서류를 갖춘 외국인을 대상으로 여권 후불 개통을 허용한다.

개통을 취급할 수 있는 유통망에도 제한을 둔다. 해당 기관과 계약을 체결하고 권한을 부여받은 대리점 등을 통해 개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후 관리 절차도 있다. 여권으로 개통한 가입자는 3개월 이내 외국인등록증 정보로 가입자 정보를 다시 등록해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용정지나 직권해지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별도의 이용약관 변경 없이 내부 영업정책을 통해 여권 개통 영업을 모든 유통채널로 확대하는 것이 기존 약관상 요건과 부합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 해당 여부도 쟁점이 될 수 있다. 전기통신사업법 제50조는 전기통신사업자가 이용약관과 다르게 전기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 등을 금지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실제 법 위반 여부는 이번 한시적 개통 정책이 신고된 이용약관의 적용 범위를 벗어나는지 등에 대한 당국의 판단이 필요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이번 정책의 적정성을 확인할 방침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외국인 개통의 회선 제한이나 방식 등은 사업자들과 협의를 거쳐 공통된 기준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기존 합의 내용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해당 조치가 적정한지는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해당 내용이 본사 차원의 공식 공지가 아니며, 외국인 여권 개통 가능 매장을 확대할 계획도 없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해당 내용을 유통망에 공지한 사실이 없으며, 외국인 대상 여권 이용 개통 매장을 일반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도 없다”며 “과기정통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도 공지한 사실이 없음을 소명했으며, 전 유통망을 대상으로 잘못된 공지가 돌고 있음을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조치는 SK텔레콤의 가입자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최근 유심 해킹 사고 이후 가입자 이탈이 이어지면서 SK텔레콤이 오랫동안 유지해온 이동통신 시장점유율 40% 선도 무너진 상태다.
업계에선 외국인 유학생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에 가입자 확보를 위한 영업 경쟁이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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