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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간 K-뷰티 3사…성장 공식은 달랐다

에이피알 해외 매출 92%·아모레 고른 성장…LG생건 관세환급 변수

메디큐브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옥외광고. [사진=에이피알]

[디지털데일리 유채리 기자] 국내 뷰티 3사가 나란히 2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성장 방식은 제각각이었다.

에이피알은 해외 매출 비중이 90%를 넘어서며 명실공히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했고,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며 균형 성장을 이어갔다. LG생활건강은 분할 이후 처음으로 북미 매출이 중국을 넘어서는 전환점을 만들었다.

◆ "해외 매출만 92%"…에이피알, 유럽까지 잡았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금융시스템에 따르면 에이피알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675억원, 1906억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134% 급등한 수치로, 분기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동시에 경신했다.

해외 매출이 이번에도 성장의 핵심 축이 됐다. 에이피알의 2분기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8% 증가한 700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92%를 차지했다. 북미 중심이던 성장축이 유럽으로까지 확산됐다는 점이 이번 분기의 가장 큰 변화다.

북미는 전년 동기 대비 264.6% 증가한 3763억원, 유럽은 380.3% 급증한 1451억원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이에 에이피알은 이번 분기부터 유럽 지역을 별도 지역으로 구분해 실적으로 공개하기 시작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북미를 중심으로 구축한 성장 기반이 유럽 등 신규 시장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글로벌 사업이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며 "앞으로도 제품·브랜드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는 한편 글로벌 유통망 확대로 해외 시장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하반기 미국 대형 유통 체인인 코스트코 입점을 앞두고 있다. 유럽에서도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주요 5개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유통망을 확장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그룹 서경배 회장이 80주년 창립기념식 비전을 선포하고 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 아모레퍼시픽, 국내외 고르게 성장…중화권은 '의도된 후퇴'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연결 기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0% 증가한 1조1759억원, 영업이익은 59.3% 증가한 1173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와 글로벌 모두 고르게 성장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 기간 국내 사업 매출은 6108억원. 해외 사업 매출은 5516억원이다. 영업이익에서는 해외 부분이 전년 동기 대비 99% 큰 폭으로 상승하며 718억원을 기록했고 국내 부분은 48% 증가해 594억원을 달성했다.

국내에서는 에스트라, 일리윤 등 리더 브랜드와 한율·마몽드 등 성장 브랜드의 판매 호조가 매출을 이끌었다. 글로벌에서는 에스트라, 코스알엑스 등 스킨케어 브랜드가 강세를 보였다. 특히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코스알엑스 선크림이 매출 성장을 견인하며 전년 동기 대비 63% 가파르게 증가했다.

다만 중화권은 약 6% 역성장했다. 이를 단순히 경쟁력 악화라고 해석하긴 어렵다. 아모레퍼시픽은 그간 중화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오프라인 채널 효율화와 프리미엄 포트폴리오 재편을 진행해왔다. 실제로 중화권을 제외한 미주·EMEA·기타 아시아의 매출은 모두 성장하고 있어 '탈중국' 전략이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LG생활건강]

◆ LG생활건강 북미 매출, 처음으로 중국 넘어섰다

중국의 매출 비중이 가장 컸던 LG생활건강 역시 의미있는 변화를 만들어냈다. 2분기 북미 지역 매출은 2058억원, 중국 매출은 1760억원이다. 북미는 전년 대비 47.3% 급등한 반면, 중국 매출은 5.0% 역성장한 수치다.

북미 매출이 중국을 넘어선 것은 LG생활건강이 독립 법인으로 분할한 이후 처음이다. 중국 매출 의존을 줄이고 성장축을 다변화하는 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LG생활건강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6574억원, 1028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 87.5% 증가했다.

주목할 부분은 뷰티 부문이다. 매출은 81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44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 적자로 돌아선 이후 2개 분기 만의 흑자다. 뷰티 부문 흑자와 북미 매출 성장의 중심에는 프리미엄 두피케어 브랜드 '닥터그루트'가 있다.

LG생활건강은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두피 및 탈모 케어로 확대되는 데 발맞춰 이 제품을 앞세우고 있으며, 지난해 10월 북미 코스트코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하기도 했다.

다만 아쉬운 지점도 있다. 이번 영업이익의 큰 폭 개선에는 미국 관세 환급이라는 일시적 요인이 작용했다는 점이다. 회사 측은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일회성 효과가 걷힐 다음 분기에는 일회성 호재 없이도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시켜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LG생활건강은 하반기 닥터그루트의 미국 전역 세포라 오프라인 매장 입점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채널 확대, 북미 사업에서의 자체 브랜드 비중 확대와 프리미엄 믹스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실적에 대해 "차별화된 연구개발(R&D) 역량으로 출시한 트렌드 선도 제품들이 고객에게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과 핵심 채널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과학적 연구에 기반한 '인텔리전트 K-뷰티'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 회사 모두 해외 시장 확대를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는 점은 같았지만 전략은 달랐다. 에이피알은 공격적인 글로벌 확장,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의존도 축소와 균형 성장, LG생활건강은 북미 중심의 시장 재편을 통해 새로운 성장 공식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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