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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배민 창업자’ 김봉진이 무대 아래서 가장 오래 한 이야기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창업자인 김봉진 그란데클럽 의장이 7월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아임웹 ‘브랜드콘 26’ 강연 후 기자들을 만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강연은 끝났지만 김봉진 그란데클립 의장은 곧장 자리를 뜨지 않았다. 행사장을 빠져나가던 그를 몇몇 기자가 붙잡았고, 짧게 시작된 문답은 예상보다 길어졌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김 의장이 가장 오래 이야기한 것은 의외였다. 브랜드가 아니었다. 조직이었다.

지난 28일 ‘브랜드콘 26’ 무대 위에서 그는 브랜드와 미디어의 변화를 설명했다. 배달의민족을 두고 “대한민국에서 매스미디어를 통해 성공시킨 마지막 브랜드 중 하나”라고 평가했고, 이제는 인스타그램과 틱톡 같은 소셜미디어에 맞춰 작은 콘텐츠를 반복적으로 실험해야 한다고 했다.

김 의장의 말처럼 기업과 고객이 만나는 방식은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언론의 역할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새로운 사업을 알리고 산업을 분석하며 기업을 감시하는 기능은 여전히 중요하다. 다만 기업이 고객과 관계를 맺는 창구는 기사만이 아니게 됐다.

그란데클립 역시 구성원들이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회사 생활과 조직 문화를 활발히 알리고 있다. 과거 배달의민족이 대규모 광고 캠페인과 언론을 통해 대중적인 브랜드로 성장했다면, 지금은 기업이 직접 사람과 일하는 방식을 보여주며 고객과 관계를 쌓는 셈이다.

강연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마주 선 김 의장의 화제는 자연스럽게 조직으로 옮겨갔다.

그는 “팀워크가 깨진 팀은 아무리 아이템이 좋아도 결국 깨지더라”며 “반대로 팀워크가 좋은 팀은 아이템이 조금 부족해도 이를 이겨내고 계속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고 말했다. 이어 조직의 리더가 팀에 얼마나 헌신하고 공헌할 수 있는지, 구성원들이 그 일에 얼마나 깊이 몰입하는지를 유심히 본다고 했다.

브랜드 뒷이야기를 들으려 붙잡은 자리였지만, 정작 그가 가장 오래 이야기한 것은 사람이었다. 돌이켜보면 이는 강연에서 남긴 “브랜드가 망하더라도 회사는 유지돼야 한다”는 말과도 맞닿아 있었다.

브랜드는 예상하지 못한 논란이나 시장 변화로 사라질 수 있지만 조직과 일하는 방식이 남아 있다면 다시 다른 사업에 도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배달앱을 만들던 창업자가 지금 식품과 뷰티, 관광 사업에 나설 수 있는 기반도 결국 특정 브랜드가 아닌 함께 일하는 조직에 있었다.

기업들은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맞춰 콘텐츠를 만들고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기사 한 줄보다 팔로워 한 명과의 관계가 중요해졌다는 말도 틀리지 않다. 다만 그 관계를 만들고 이어가는 주체 역시 사람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브랜드를 빠르게 퍼뜨릴 수 있지만 무너진 팀까지 다시 일으켜 세우지는 못한다.

함께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사람들을 모으고, 그들이 오래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 김 의장이 기자들에게 마지막까지 들려준 깊이 있는 브랜드의 조건은 조직이었다. 브랜드가 얼마나 멀리 갈지는 화려한 이름보다, 그 이름을 함께 짊어진 사람들이 결정하는 것임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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