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픽사베이]
[디지털데일리 유채리 기자] 얼마 전, 잡티를 없애준다는 앰플을 샀다. 2개에 8만원 정도였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본 글에서 "다 해결해준다"는 말에, 어려운 성분 용어들에 혹해 진심 어린 후기인 줄 알고 믿을만 하다고 판단했다. 좀 더 찾아보니 비슷한 형식의 글들이 많았다. 광고였던 거다.
근래 식음료, 뷰티업계에서 단연 화두인 키워드를 꼽으라면 '기능'이다. "먹는 위고비", "항산화", "항염", "피부재생", "항노화" 등의 단어를 쉽게 볼 수 있다. 성분과 기능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관심도가 높아진 결과다.
동시에 이를 악용한 과대·허위광고도 많이 보인다. 지난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약품으로 둔갑한 화장품 광고 178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여름철을 맞아 다이어트 효과를 표방해 판매하는 식품을 집중 점검하니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업체를 26개소나 적발했다고 한다.
사례 문구로는 이런 것들이 있다. "좁쌀 여드름이 3일 만에 쏙 들어갔어요", "여드름을 예방하는 고기능성 화장품", "근육 이완은 물론 근육 통증을 완화해주는 유황글루코사민 크림",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시기에 수확된 올리브", "위고비 원료 아그로나 정" 등이다. 눈에 쏙 들어오는 문구와 어려운 성분명에 혹하게 되는 건 순간이다.
여기에 인플루언서, 연예인 마케팅까지 더해지며 신뢰성과 화제성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새로운 문제도 하나 생겼다. 바로 인공지능(AI) 이미지다. 실제 식약처가 적발한 사례들을 보면, AI로 만든 신체 조직 이미지를 활용해 이들이 광고하는 제품이 실제 효능이 있는 것처럼 믿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무엇이 필요할까. 정부의 정책, 단속과 시정조치, 과태료·과징금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기업 스스로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주요 기업들의 모범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과 애경산업이 과대광고 및 소비자 오인 우려 광고로 식약처의 제재를 받은 사례가 있다. 신뢰도가 높은 곳들의 광고와 성분 설명이 허위·과장 광고를 걸러낼 잣대가 될 수 있다.
과대·허위광고는 단순한 정보 왜곡을 넘어 소비자의 안전과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문제다. "먹으면 낫는다", "이거 하나면 된다"는 말만 믿고 화장품이나 건강기능식품에 의존하다 정작 필요한 진단이나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어서다. 또 실제 성분과 효능이 다르게 포장되면 예기치 못한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소비자가 제품을 오남용하게 만들 위험도 있다. 안전이 당연하다는 신뢰가 전제된 뒤에야 소비자는 비로소 기능을 꼼꼼히 따져볼 여유도 생길 것이다. 그런 제품이 늘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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