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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순천향대 의대 입시 11명 초과 합격, 행정 실수로 대충 넘길 일 아니다

납득할 수 없는 사태, 철저한 진상 규명으로 의혹 밝혀야

올해 2월 치러진 2026학년도 순천향대 의과대 신입생 모집 과정에서 있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했다.

28일 교육부에 따르면 순천향대는 2026학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 정원이 102명이었지만 이 보다 11명 많은 113명을 뽑았다. 학교 측은 단순 행정 실수라고 해명했는데, 누가봐도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가벼이 넘길 사안은 아니다.

순천향대는 수시에 이어 진행된 정시 모집에서 추가 합격자를 확정하는 단계에서 직원들 간 소통 부족으로 문제가 발생했다고 한다. 학교 측의 설명을 토대로 하면 수시 모집에서 등록을 포기한 합격생 수 만큼 인원을 채워야 하는데 복수의 직원들이 예비합격자들에게 전화로 등록 의사를 확인하는 단계에서 중복 계산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가령 2명의 직원이 예비 합격자들을 성적 순으로 분류해 각각 확인을 하면서 추가 합격자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전산망과 합격자 명단의 교차 확인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다고 보기 힘들다.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

의과대는 단 한 명을 추가 모집해도 수백명의 수험생들이 몰릴 정도로 자연계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다. 전국 8개 의과대학이 지난해 2월 실시한 2025학년도 수험생 추가 모집에는 4825명이나 지원할 정도였다. 8개 대학 가운데 6곳은 각 1명, 나머지 2곳은 각 2명과 3명을 뽑는 전형이었다.

이 번 순천향대 의대 입시에서 발생한 11명 초과 모집 사태의 전말은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 단순한 행정 착오 또는 실수로 넘겨도 된다고 여기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입시 관리 시스템이 이 처럼 허술하다면 향후 진행될 대학입시에서도 재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순천향대 뿐 아니라 다른 대학들도 입시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추가 합자 몇 명을 충원하는데 이런 오류가 발생했다는 사실은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킬 뿐 아니라 입시 관리가 엄격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인지, 의문을 갖게 한다. 교육부는 다른 대학에서는 이런 일이 없었는지 전수 조사라도 해야 한다.

앞서 2024년 10월에는 연세대 자연계 논술시험에서 시험지가 미리 배부되는 사고가 발생해 법정 공방으로 번지기도 했다. 결국 추가 시험을 치러 두 차례 시험 합격자를 다 수용하면서 58명의 초과 인원이 발생하는 바람에 2027학년도 신입생 모집 정원에서 그만큼 감축됐다.

순천향대 사태의 피해자는 수험생과 학부모 뿐만 아니라 의과대 재학생들까지 포함된다. 교육부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등에 따른 행정 처분의 일환으로 순천향대의 2028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11명 줄이도록 학교 측에 최종 통보했다. 현재 고3학생들이 치르는 2027학년도 대입 전형 요강은 이미 공고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2028학년도 순천향대 의대 입시의 모집 정원은 91명으로 줄어들게 됐다.

의대에서 모집 인원이 한 명도 아니고 11명이나 축소되면 합격선(커트라인)도 정상적인 상태에 비해 훨씬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이로 인해 이 대학 의대를 목표로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들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전가된다. 2028학년도 수험생들의 의대 입학 기회를 빼앗는 조치가 내려졌기에 공정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순천향대 의대 재학생들도 신입생 인원 추가로 실습 환경이나 강의실 여건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다. 실습은 의과대 교육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평가 받는다.

교육부는 11명의 초과 합격생들은 이미 입학해 수업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합격을 취소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11명 감축 통보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교육부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엄중히 인식했으면 한다. 혹여 순천향대 직원들의 단순 행정 실수를 넘어 고의성은 없었는지, 의심을 가질만 하다. 사태를 파악한 초기 단계부터 경찰 수사를 의뢰하는 등의 조치로 의혹을 말끔히 씻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실수로 정원을 초과해 더 뽑았으면 다음에 그만큼 숫자를 줄이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안이하게 판단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믿는다.

교육부는 순천향대 부실 입시 행정과 관련해 2028학년도 모집인원 감축과 함께 담당자 경고 조치를 할 것을 대학에 지시했다고 한다. 이 정도 조치로 끝날 일인 지 납득하기 힘들다. 입시 혼란을 초래한 학교와 책임자에 대한 엄정한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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