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21일 서울 코엑스에 열린 '디스플레이 비즈니스포럼 2026'에서 연사로 나서 발표하는 최영석 LG디스플레이 CTO
[디지털데일리 고성현기자] LG디스플레이가 탠덤 유기발광다이오드(Tandem OLED)를 인공지능(AI) 기기의 전력 효율을 높일 핵심 기술로 제시했다. AI 시대에 본격 진입하면서 광범위한 영역에서의 전력 소모가 급증하자, 저전력·고성능을 갖춘 탠덤 OLED 패널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영석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K-디스플레이 2026 비즈니스 포럼'에서 "디스플레이는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전력을 소비할 수 없다"며 "제한된 배터리 전력을 절약할 수 있는 OLED 디스플레이 기술이 경쟁력의 핵심 요소"라며 이처럼 밝혔다.
AI 시대가 도래한 이후 주요한 AI 모델 연산 과정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서 스마트폰, 노트북, PC 등 개인용 기기로 이동하는 추세다. 개인 디바이스에서 AI를 구동하면 클라우드 없이 빠른 속도의 응답을 받을 수 있는 데다, 높은 보안을 유지하면서도 각 개인에 최적화해 활용할 수 있는 덕이다. 다만 그만큼 개인용 기기가 AI를 구동하기 위한 전력 사용량이 늘어나 소비전력 절감 및 사용시간 확대 등이 과제가 됐다.
최영석 CTO는 "온디바이스 AI 기능이 활성화되면 연산을 담당하는 프로세서가 상당한 전력을 소비한다"며 "이러한 상황에서도 디스플레이는 전체 기기 전력의 40% 이상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가오는 AI 시대에 어떤 기술이 디스플레이의 글로벌 표준이 될 것인가를 묻는다면 답은 탠덤 OLED"라고 강조했다.
탠덤 OLED는 빛을 내는 유기발광층을 두 개 이상 쌓아 만든 구조다. 한 개의 발광층만 사용하는 싱글 스택 OLED보다 적은 전류로 같은 밝기를 낼 수 있어 소비전력을 줄이고 수명을 늘릴 수 있다. 발광층 하나에 가해지는 부담도 낮아져 화면의 밝기가 떨어지거나 잔상이 발생하는 현상을 늦추는 데 유리하다.
최 CTO는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된 싱글 스택 구조를 TV와 노트북, 모니터,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같은 중대형 제품에 그대로 적용하는 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며 "스마트폰은 교체 주기가 2∼3년으로 비교적 짧고 화면이 자주 켜졌다 꺼지지만, 중대형 제품은 최소 5년, 많은 경우 10년 이상 안정적인 성능을 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방송사 로고나 PC 작업표시줄 같은 고정 화면이 높은 밝기로 장시간 표시되면 싱글 스택 OLED는 필요한 밝기를 내기 위해 더 높은 구동 전류를 사용해야 한다"며 "이는 유기재료의 열화를 가속하고 번인 저항성을 떨어뜨린다"고 덧붙였다.
LG디스플레이가 공개한 측정 결과에서도 탠덤 OLED의 전력 효율이 확인됐다. 6.7인치 OLED 패널을 1000니트 밝기로 구동할 때 싱글 스택 OLED는 약 5133밀리와트(mW)를 소비했다. 탠덤 OLED의 소비전력은 약 3115mW로 약 39% 낮았다.
최 CTO는 "탠덤 구조의 뛰어난 효율 덕분에 같은 밝기 수준을 유지하면서 디스플레이 소비전력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디스플레이에서 절감한 전력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사용할 수 있는 추가 전력으로 재할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기능 사용시간은 2.6시간에서 3.9시간으로 늘어날 수 있다"며 "이는 50%에 달하는 개선"이라고 설명했다.
최 CTO는 LG디스플레이가 오랜 기간 탠덤 OLED 구조를 기반으로 한 적용범위를 넓혀 온 점도 강조했다. 2013년 화이트 OLED(WOLED) 탠덤 구조 적용을 시작으로 대형 OLED TV를 상용화했다.
최 CTO는 "초기만 해도 대면적 증착 공정에서 발생하는 파인메탈마스크(FMM)의 처짐 문제로 대형 OLED TV 양산이 불가능할 것으로 봤다"며 "LG디스플레이는 (오픈메탈마스크 기반) 화이트 OLED 탠덤 구조를 개발해 이러한 문제를 극복했다"고 말했다.
자동차용 디스플레이에서도 탠덤 OLED의 긴 수명과 내구성을 활용하고 있다. 자동차용 제품은 영하 40도에서 영상 85도에 이르는 환경에서도 장기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태블릿과 노트북 등 IT 기기는 흰색 배경의 웹페이지나 문서 같은 고정 화면을 오랜 시간 표시한다는 점에서 탠덤 구조의 장점이 크다는 설명이다.
최 CTO는 향후 탠덤 OLED 적용 범위는 모바일과 웨어러블 기기까지 넓힐 방침을 밝혔다. 대형 패널부터 소형 제품까지 전체 디스플레이 포트폴리오에서 LG디스플레이의 '탠덤 비전'을 적용해 저전력·고효율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최 CTO는 "우리는 TV와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IT 제품에서 이미 검증된 아키텍처를 갖고 있다"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최적화한 초고효율 탠덤 기술을 적용해 모바일 기기를 포함한 전체 제품 플랫폼으로 탠덤 OLED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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