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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년 무파업' 흔들리는 포스코, 커지는 원하청 노조 리스크 [헤비급브리핑]

<디지털데일리>는 한 주간 국내 중후장대 산업에서 영향력이 큰 이슈를 선별해 집중 조명합니다. 헤비급이라는 이름처럼 시장과 산업 구조를 흔드는 무게감 있는 핵심 사건에 집중합니다. 한눈에 산업 흐름을 읽을 수 있는 <헤비급 브리핑> 매주 일요일 찾아뵙겠습니다. <편집자주>

포스코센터 전경. [사진=포스코홀딩스]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포스코를 상징하던 '무파업'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포스코 노조는 창사 이후 최고 수준인 92.2% 찬성률로 쟁의행위를 가결했고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대법원에서 또다시 직접 고용 판결을 받아냈다. 포스코는 원·하청 노조의 동시 파업 압박 속에 서 있다.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원청 책임이 확대되면서 포스코는 두 축의 노사 리스크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글로벌 공급과잉과 보호무역 확산, 국내 경기침체 속에서 철강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노사 문제까지 경영 전반의 부담으로 떠올랐다.

◆전운 감도는 포스코, 지금까지와는 다른 노조 분위기

포스코 노사관계는 오랫동안 국내 제조업의 대표적인 협력 모델로 꼽혔다. 1968년 창립 이후 무파업 전통을 이어 왔다.

그러나 올해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포스코노동조합은 지난 8~9일 실시한 2026년 임금·단체협약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투표율 97.1% 찬성률 92.2%로 쟁의행위를 가결했다.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포스코노조는 "쟁의행위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며 "(찬반 투표 결과 관련해) 파업 자체를 목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지만 노사가 중앙노동위원회 단체교섭 조정 절차에서도 협의하지 못할 경우 파업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앞서 포스코노조는 지난 5월 기본급 7.1% 인상, 임금 600%에 해당하는 일시금, 복지·대부제도 개선 등을 담은 요구안을 전달했다. 성과에 대한 보상 문제뿐 아니라 하청 직고용 과정에서도 노조와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불만이 제기되면서 노사 간 긴장감은 더욱 높아진 모습이다.

포스코가 마주한 노사 리스크는 원청 노조만이 아니다.

대법원 2부는 협력업체 직원 378명이 포스코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2건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16일 확정했다. 대법원은 2022년 7월과 올해 4월에 이어 또다시 포스코와 협력업체 직원 간 불법파견 관계를 인정했다.

법원은 포스코가 작업표준서를 통해 작업 순서와 방법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협력업체 인사·경영 전반을 평가하는 등 실질적인 지휘·감독을 했다고 판단했다.

현재도 1177명이 참여한 8~10차 소송이 진행 중이다.

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는 이번 소송 결과를 환영하면서도 포스코와 직접 교섭, 차별 없는 정규직 대우 등을 요구하고 있다.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지난 16일 금속노조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청교섭 테이블에 자발적으로 자본이 나오지 않는다면 2·3차 총파업을 강행할 수밖에 없다"며 "포스코가 직접고용 테이블에 나설 때까지 강력하게 투쟁할 것을 예고한다"고 강조했다.

포스코노동조합 4월22일 전남 광양제철소 1문 앞에서 '공정가치 수호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포스코노동조합]

◆노란봉투법 이후 커진 원청 책임…철강위기 속 더 무거워진 부담

지난 4월 포스코는 포항·광양제철소에서 근무하는 협력사 직원 약 7000명을 직접고용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원청 책임이 확대되고 불법파견 소송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갈등을 선제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결정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직고용 방침은 새로운 갈등을 불러왔다. 포스코는 별도 '조업시너지(S) 직군'을 신설해 채용할 계획이지만 하청노조는 차별 정책이라고 반발했다. 포스코 정규직 직원들과 임금·복지 등에서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며 차별 없는 처우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원청 노조도 직고용 추진 과정에서 불만을 드러냈다. 사전 공감대 형성 없이 일방적으로 직고용을 발표했다는 주장이다. 기존 직원과의 형평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노사 갈등을 넘어 노노 갈등으로 번진 모습이다.

포스코 입장에서는 사면초가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범위가 확대된 데다 대법원 판결까지 이어지면서 교섭과 직접 고용 책임이 동시에 커졌다.

문제는 철강 업황이 삼중고에 직면했다는 점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하반기 전망에 대해 국내 건설경기 부진과 수출 여건 악화 등 전방수요 기반 약화가 지속되면서 당분간 철강수요가 의미 있는 수준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신용평가는 "2025년 하반기부터 미국발 관세 위험이 표면화되고 있고 미국 역외 시장에서의 무역장벽 강화,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비용 상방압력 등이 중첩되며 수출입 여건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점은 국내 철강사들의 실적 회복을 제약할 소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원청 노조 파업 가능성과 하청노조 직고용 갈등이 장기화하면 안정적인 생산은 물론 사업구조 재편과 저탄소 전환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산업 위기 돌파를 위한 체질 개선이 시급한 시점에서 원·하청 노사 리스크까지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진단이다.

한편 포스코그룹은 철강 중심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리튬·에너지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해 확보한 현금을 성장사업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는 구조개편도 이어가고 있다. 철강산업은 해외로 눈을 돌린다. 인도·미국·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2031년까지 해외 조강 생산능력을 1000만톤으로 확대해 해외에서 창출한 수익을 국내 저탄소 생산체제 전환에 재투자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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