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오퍼 로넨 사나스 부사장 링크드인 갈무리.]
[디지털데일리 정혜승기자] 구글 출신 인공지능(AI) 전문가가 SK텔레콤의 통합전산시스템 개편을 글로벌 통신업계 AX(AI 전환)의 대표 사례로 평가했다.
생성형 AI를 기존 시스템에 덧붙이는 수준이 아니라 영업·과금·회선관리·망 운영 등 핵심 전산 체계를 AI 중심으로 다시 설계하는 작업을 했다는 분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오퍼 로넨 사나스(Sanas) 부사장은 최근 링크드인에 'SK텔레콤은 대부분의 통신사가 두려워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SK텔레콤은 통신사를 안에서부터 다시 구축하는 청사진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로넨 부사장은 구글에서 컨택센터 AI 사업을 총괄했으며 현재 음성 AI 기업 사나스에서 글로벌 통신 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열린 MWC26에서 정재헌 SK텔레콤 사장이 영업 IT, 회선관리, 과금, 네트워크 운영 등 핵심 전산 시스템을 AI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겠다고 발표한 점에 주목했다.
로넨 부사장은 현재 통신업계가 직면한 문제는 AI 기술 자체가 아니라 수십 년간 구축된 기존 BSS·OSS(Business Support System·Operation Support System) 구조라고 진단했다.
그는 "영업, 과금, 회선관리, 고객서비스 시스템은 서로 분절돼 있고 경직돼 있다"며 "AI 중심 사업을 기존 BSS·OSS 위에서 운영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많은 통신사가 생성형 AI나 챗봇을 고객센터에 추가하는 방식으로 AI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는 근본적인 변화가 아니라고 평가했다.
로넨 부사장은 "20년 된 엔진에 새 페인트를 칠하는 것"이라며 "AI를 기존 시스템에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 자체를 교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SK텔레콤은 AI를 기존 시스템 위에 얹는 것이 아니라 핵심 전산 체계를 AI 중심으로 다시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접근법을 택했다고 평가했다.
로넨 부사장은 "영업 IT, 회선관리, 과금, 네트워크 운영 등 네 개 핵심 시스템을 AI 중심으로 재구축하고 있다"며 "이는 실제 매출을 내는 통신사의 신경계를 뜯어 고치는 작업과 같다"고 설명했다.
로넨 부사장은 AI 전환 성공을 위한 세 단계 전략도 제시했다. 첫 번째는 데이터 통합이다. 고객 데이터와 네트워크 데이터를 하나의 구조로 통합해야 AI가 전체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는 실행 계층 개편이다. AI가 고객에게 새로운 요금제를 추천하거나 일시적으로 대역폭을 늘려야 한다고 판단하면 별도 사람 개입 없이 즉시 서비스 개통과 과금까지 이뤄질 수 있도록 BSS·OSS를 API 기반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단계는 AI 에이전트 배치다. 그는 "데이터와 실행 구조가 준비된 이후에야 AI 에이전트가 실제 가치를 만들어낸다"며 SK텔레콤이 T월드와 오프라인 매장 등 고객 접점 전반에 통합 AI 에이전트를 적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로넨 부사장은 "1·2단계를 건너뛰고 AI부터 도입하는 것이 대부분 AI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발생한 SK텔레콤 사이버 침해 사고도 이번 개편 필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언급했다. 그는 "AI 기반 전산 개편에는 AI가 상시 감시하는 제로트러스트 보안 체계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10년간 통신시장을 주도할 사업자는 AI를 단순한 소프트웨어 기능이 아니라 인프라 혁신으로 받아들이는 통신사"라며 "스마트 파이프 시대는 끝났고 AI 네이티브 통신사 시대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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