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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교체 비용보다 방치 비용이 더 커"…EU 공급망 재편 속도

CSA2 시행 앞두고 공급망 재편 가속…코어망 95%는 이미 신뢰 공급망으로 전환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유럽연합(EU)이 고위험 공급업체(HRS) 장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제도 정비에 나선 가운데, 공급망 재편 비용보다 이를 방치하는 데 따른 비용이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정학적 위기 상황에서 핵심 인프라를 보호하려면 단기적인 장비 교체 비용보다 장기적인 공급망 안정성과 국가안보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국 컨설팅기업 스트랜드 컨설트(Strand Consult)는 최근 유럽연합 행정부 격인 유럽집행위원회(EC)의 개정 사이버보안법(Cybersecurity Act·CSA2) 논의를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EU는 지난 2020년부터 화웨이 등 중국산 통신장비을 고위험 공급업체로 분류하고, 회원국에 사용 중단을 권고해왔다. 초기 5G 구축에 따른 사업자 부담을 고려해 약 5년의 유예기간도 부여했다.

CSA2는 이러한 정책 기조의 연장선에 있다. EC는 올해 초 CSA2 초안을 공개하며 ICT 공급망 관리 체계를 도입하고 규제영향평가(Regulatory Impact Assessment)를 실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CSA2 시행 전이지만 EU의 중국산 통신장비 의존도는 이미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26년 초 기준 EU 전체의 HRS 의존도는 약 30%로, 수년 전 약 45%에서 크게 감소했다.

특히 모바일 코어 네트워크의 95% 이상은 이미 삼성전자와 노키아, 에릭슨 등 신뢰할 수 있는 공급업체 장비로 구축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남아 있는 HRS 의존도는 대부분 5G 무선접속망(RAN)에 집중됐다. 특히 오스트리아(70%), 불가리아(67%), 헝가리(65%), 독일(58%), 그리스(49%), 이탈리아(43%), 스페인(24%) 등 일부 회원국은 여전히 높은 수준의 HRS 의존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자별로는 보다폰(Vodafone)의 화웨이 의존도가 두드러졌다. 보다폰은 체코·그리스·헝가리·루마니아에서 화웨이 장비 의존도가 100%에 달했으며, 스페인(67%)과 독일(53%)에서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자회사인 T-Systems 역시 화웨이 인프라를 기반으로 구축·운영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재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EC는 이동통신사업자의 CSA2 규제 준수 비용을 향후 3년간 연간 34억~43억유로로 추산했다. 이에 일부 통신사업자는 신뢰할 수 있는 공급업체 사용 의무화가 막대한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보고서는 CSA2의 경제적 영향을 단순히 규제 준수 비용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정학적 위기 상황에서 핵심 5G 인프라가 중단되거나 무력화될 경우 발생할 경제적·국가안보적 비용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핵심 인프라가 안전한 통신망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되면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데 따른 비용은 결국 고위험 장비를 교체하는 비용보다 더 커질 수 있다"며 "이미 '클린 네트워크(Clean Network)'를 구축한 사업자는 국방·공공안전·재난통신 등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경쟁 우위도 확보하게 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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