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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라면' 열풍 비껴간 오뚜기…뒤늦은 글로벌 시동

해외 매출 비중 삼양 80%·농심 30%·오뚜기 11% …글로벌 인지도 과제

황성만 오뚜기 대표가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오뚜기]

[디지털데일리 유채리 기자] K-라면 수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국내 라면업체들의 해외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삼양식품과 농심이 글로벌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오뚜기도 수출용 생산시설 투자와 해외 법인 설립 등을 통해 뒤늦게 글로벌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여전히 국내 매출 의존도가 높고 해외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내수 강자'를 넘어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14일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라면 수출액은 전년 대비 21.8% 증가한 15억2100만달러(약 2조2000억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022년 7억6500만달러와 비교하면 3년 만에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K-콘텐츠 확산과 함께 한국 라면에 대한 해외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국내 라면업계도 해외 생산과 유통망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업체별 글로벌 성과는 뚜렷하게 엇갈린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을 앞세워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이 약 8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농심 역시 신라면 등을 중심으로 해외 매출 비중이 30.2%를 기록했다.

반면 오뚜기의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은 11.2%에 그쳤다. 국내 시장에서는 강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아직 존재감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국내 라면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식품업계 전반에서도 해외 시장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올랐다. 이에 오뚜기도 오는 2030년 글로벌 매출 1조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글로벌 사업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13일 오뚜기의 라면 생산 전문 자회사인 오뚜기라면은 경상북도 구미시와 수출용 라면 생산시설 구축을 위한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수출 물량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오뚜기는 지난해 영문 사명을 'OTOKI'로 변경하고 할랄 라면 생산과 수출을 확대했으며, 일본 현지 판매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기반도 다져왔다.

오뚜기의 강점으로는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가 꼽힌다. 라면뿐 아니라 카레, 즉석밥, 죽, 당면, 소스 등 다양한 식품군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만·홍콩·태국 맥도날드와 일본 버거킹 등에 케첩과 마요네즈를 공급하는 등 해외 B2B 사업 경험도 축적해왔다.

다만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대표제품으로 각인된 브랜드 파워는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와이즈가이리포트가 지난달 발표한 글로벌 인스턴트 라면 시장 보고서에서도 닛신식품, 크래프트 하인즈, 인도미와 함께 국내 기업으로는 삼양식품, 농심, 팔도가 주요 업체로 포함됐지만 오뚜기는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미 글로벌 인스턴트 라면 시장은 주요 업체들이 상당한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오뚜기만의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라면업계 한 관계자는 "오뚜기는 국내 시장 기반이 워낙 탄탄한 기업이지만 이제는 내수만으로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진라면과 같은 대표 제품을 앞세워 글로벌 브랜드를 키우거나 국가별 입맛에 맞춘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는 등 보다 명확한 방향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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