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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직관부터 런트립까지…‘스포츠 관광’ 전성시대 [여행.zip]

[사진=노랑풍선]

[디지털데일리 장주영 기자] 좋아하는 스포츠를 보기 위해 해외로 떠나고, 낯선 도시를 직접 달리며 여행하는 ‘스포츠 관광’이 새로운 여행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축구·야구 등 인기 종목의 해외 경기를 직접 관람하는 여행부터 러닝과 관광을 결합한 ‘런트립(run trip)’까지 상품군도 빠르게 넓어지는 모습이다.

11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자신의 관심 분야를 깊게 파고드는 ‘디깅(Digging) 소비’가 여행시장으로 확산하면서 여행 목적지와 일정을 정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관광지를 먼저 정한 뒤 현지 즐길 거리를 찾았다면, 최근에는 스포츠 경기나 러닝 대회 등 특정 경험을 중심으로 여행지를 선택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행업계도 이 같은 변화에 맞춰 스포츠를 중심으로 관광·쇼핑·교류를 결합한 테마 상품 확대에 나서고 있다. 스포츠 팬뿐 아니라 가족·친구 등 동행자까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경기 관람 전후에 주요 관광지를 묶거나, 러닝 자체를 여행 콘텐츠로 만드는 식이다.

대표적으로 노랑풍선은 스포츠 관람과 미국 서부 관광을 결합한 테마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미국 서부는 세계적인 프로스포츠 구단과 유명 관광지가 밀집해 있어 한 번의 여행으로 경기 관람과 관광을 함께 즐기기 좋은 지역으로 꼽힌다.

노랑풍선 상품은 로스앤젤레스(LA)를 연고로 둔 프로야구와 축구 홈경기 관람을 중심으로 라스베이거스, 주요 캐년, 할리우드 등 미 서부 대표 관광지를 함께 둘러보도록 구성했다. 특정 종목의 팬을 위한 ‘직관 여행’에 그치지 않고 스포츠에 관심이 적은 동행자도 관광 일정을 즐길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특히 최소 출발 인원을 4명으로 낮춰 소규모 여행객의 진입 장벽도 줄였다. 가족이나 친구, 동호회 등 소그룹 단위 고객이 대규모 모객을 기다리지 않고 스포츠 테마 여행을 계획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최근 자신의 관심 분야를 깊이 경험하려는 디깅 소비가 여행 트렌드로 확산되면서 스포츠 관람과 여행을 결합한 테마 상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미국 서부 지역은 스포츠와 관광 콘텐츠를 함께 경험할 수 있어 관련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간에 대규모 예약이 몰리는 형태라기보다 스포츠 관람을 목적으로 하는 고객층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관심과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 취향을 반영한 테마 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사진=하나투어]

스포츠 관광의 범위는 ‘보는 여행’을 넘어 ‘직접 참여하는 여행’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인 흐름이 달리기와 여행을 결합한 ‘런트립’이다. 러닝 인구 증가와 함께 국내외 마라톤 대회 참가를 여행의 목적으로 삼거나, 현지 도심과 자연을 달리며 목적지를 경험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하나투어는 이 같은 흐름에 맞춰 런트립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러닝 기반 스포츠 여행 플랫폼 ‘클투(CR8TOUR)’에 전략적 투자(SI)를 단행해 2대 주주에 올랐다. 단순 상품 판매를 넘어 스포츠 여행 분야를 새로운 성장 영역으로 보고 관련 사업 기반을 넓히는 모습이다.

실제 하나투어는 지난 4월 클투와 협력해 ‘2026 오크밸리 힐스 나이트 레이스’ 연계 상품을 운영했다. 참가자들이 야간에 강원도 오크밸리 리조트 골프장 10km 코스를 달리는 이색 대회로, 상품에는 참가권과 왕복 버스 이동 서비스가 포함됐다.

이동 과정 자체도 여행 경험으로 활용했다. 참가자들이 버스 안에서 서로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러닝과 이동, 네트워킹을 하나의 일정으로 연결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야간 골프장 코스를 달리는 이색적인 경험과 참가자 간 교류 기회가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2030세대를 겨냥한 해외 도심형 런트립도 등장했다. 하나투어의 ‘[2030전용] 도쿄 3일 #FUN러닝’ 상품은 일본 도쿄 황궁 일대 약 5km 구간을 달리는 일정이 핵심이다. 참가자들은 마루노우치와 오테마치 등 주요 도심 명소를 지나며 낮과 밤의 도쿄를 직접 달릴 수 있다.

러닝 이후 일정도 취향형 여행에 맞췄다. ‘알펜도쿄 신주쿠’를 방문해 러닝 용품을 쇼핑하고, 복합문화공간 ‘그랜드 해머’에서 뒤풀이 시간을 갖도록 구성했다. 운동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러닝과 관광, 쇼핑, 참가자 간 네트워킹을 하나의 여행 경험으로 묶은 셈이다.

업계에서는 스포츠 관광의 성장 배경으로 여행 소비의 세분화를 꼽는다.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와 관심사를 중심으로 여행 일정을 설계하는 소비자가 늘면서다. 월드컵이나 프로스포츠 경기 관람처럼 목적성이 뚜렷한 여행은 물론, 러닝·골프·사이클 등 직접 참여하는 종목까지 여행 콘텐츠로 편입되는 흐름이다.

특히 스포츠는 경기 전후 일정까지 관광 소비로 연결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해외 경기를 보기 위해 현지를 찾은 관광객이 숙박과 식음료, 쇼핑, 주변 관광지를 함께 이용하고, 러닝 대회 참가자가 대회 전후로 지역에 머무르면서 추가 소비를 만드는 식이다.

이에 따라 여행업계의 스포츠 상품 경쟁도 경험 설계 중심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경기 관람과 주요 관광지를 결합하거나 러닝과 쇼핑·교류를 연결하는 등 소비자의 세분화된 취향을 얼마나 여행 일정에 녹여내느냐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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