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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브랜드가 경쟁력…‘최초·단독’ 유치 경쟁 격화

할인 대신 희소성에 집중…개별관광객(FIT)이 바꾼 면세 소비 지도

지난 5월19일 신세계면세점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장주영 기자]

[디지털데일리 장주영 기자] 고환율 영향과 관광객의 소비 구조 변화에 따라 면세업계의 경쟁 무게중심도 가격에서 ‘희소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다른 면세점에서는 구할 수 없는 주얼리부터 국내 일반 유통망에서 판매하지 않는 식품, 한정판 위스키까지 ‘최초·단독’ 상품을 앞세워 고객을 끌어들이는 모습이다.

9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신라 등 주요 면세점들은 최근 자사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브랜드와 상품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과거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가격 할인과 송객수수료 경쟁이 중요했다면, 최근에는 개별여행객(FIT)의 취향을 겨냥한 차별화된 상품 구색이 면세점의 집객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스타에비뉴를 찾은 관광객들이 공간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롯데면세점은 최근 성장세가 두드러진 주얼리·워치 카테고리에 힘을 싣고 있다. 올해 1분기 롯데면세점의 주얼리·워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1% 증가했다.

여행을 기념할 수 있는 고가 상품을 구매하는 ‘체험형 럭셔리 소비’와 비교적 작은 사치로 만족감을 얻는 ‘스몰 럭셔리’ 수요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롯데면세점은 희소성 높은 주얼리·워치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왔다. 지난 2018년 부쉐론(Boucheron)을 국내 면세업계 최초이자 단독으로 유치한 후 지난해 7월에는 이탈리아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 다미아니(Damiani)를 면세점 최초로 입점시키기도 했다.

이어 지난해 9월에는 이탈리아 파인 주얼리 브랜드 포페(FOPE)의 국내 첫 면세 매장을 열고 면세업계에서는 단독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포멜라토(Pomellato)와 딘반(Dinh Van) 등도 단독 브랜드로 선보이며 경쟁사와 차별화된 주얼리 구색을 구축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에 단독 입점한 이삭토스트 소스. [사진=장주영 기자]

신세계면세점은 K-뷰티 브랜드 80개를 단독 입점시킨 데 이어 ‘이색 K-푸드’까지 성과를 넓히고 있다. 바로 해외 수출용 ‘이삭토스트 소스’다. 국내 일반 유통망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제품을 면세업계 단독으로 확보하며 희소성 자체를 구매 동력으로 만들었다.

신세계면세점에서 단독 판매 중인 이삭토스트 소스는 지난 5월 29일 준비 물량이 하루 만에 모두 소진됐다. 수요가 몰리면서 식품으로는 이례적으로 구매 수량 제한까지 적용됐다. 같은 달 28일부터 6월3일까지 일주일간 판매량은 직전 주 같은 기간보다 13.8배 증가하기도 했다.

동시에 전통 한과와 약과를 판매하는 ‘만나당’, 벽돌 모양의 휘낭시에 브랜드 ‘브릭샌드’ 등 다양한 K-먹거리를 구비했다. 출국 전 마지막으로 시내 면세점에 방문해 서울 대표 디저트와 먹거리를 사갈 수 있도록 성수, 명동, 홍대 일대의 유명 디저트로 편성한 것이다.

특히 중소 브랜드의 경우는 신세계면세점 입점 후 본격적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면세점 가판대가 곧 광고판이자 해외 등용문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신라면세점이 정관장과 공동 개발한 홍삼 담금주 ‘류 레드 53(RYU RED 53)’ [사진=호텔신라]

신라면세점은 주류를 중심으로 단독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관장, 류 증류소와 공동 개발한 홍삼 담금주 ‘류 레드 53(RYU RED 53)’을 단독으로 선보였다. 한국을 대표하는 홍삼과 전통 증류 기술을 결합해 외국인 여행객을 겨냥한 프리미엄 기념품으로 차별화한 상품이다.

글로벌 주류 라인업에서도 단독 상품 확보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일본 대표 위스키 히비키의 아티스트 협업 한정판 ‘히비키 21년 히로시 센주’를 국내 면세점 단독으로 선보였다.

또 대만 대표 주류인 ‘금문 고량주’도 국내 면세업계 단독으로 유치했다. 대중적인 제품부터 12년 숙성 프리미엄 제품까지 총 8종을 구성해 중화권 여행객과 주류 애호가 수요를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면세점의 경쟁 구조 변화를 보여준다고 보고 있다. 동일 브랜드와 상품을 취급할 경우 결국 할인율과 적립금, 프로모션 경쟁으로 흐르기 쉽지만 단독 브랜드나 한정 상품은 가격 외의 독자적인 이유로 고객을 유입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FIT 중심으로 변화 중인 방한 관광 시장에서는 단체관광객처럼 정해진 쇼핑 동선을 따르기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팬덤, 개인 취향에 따라 쇼핑 매장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유명 브랜드를 얼마나 많이 갖추느냐가 중요했다면 최근에는 경쟁사에서 찾기 어려운 브랜드와 상품을 확보하는 것이 차별화 요소가 됐다”며 “개별 관광객의 취향이 다양해진 만큼 단독 상품이 실제 방문과 구매를 이끄는 집객 수단으로서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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