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의 집합건물 모습 [사진=연합뉴스]
10일부터 지방도 주담대 6억→3억…시중은행 처음
타 은행 ‘풍선효과’ 모니터링…하반기 ‘대출 빙하기’
[디지털데일리 이호연기자] KB국민은행이 전국 모든 지역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3억원으로 낮춘다. 주요 은행들이 잇따라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선 가운데 국민은행의 고강도 조치가 다른 은행으로 번질지 주목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오는 10일부터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 최대 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춘다. 수도권과 규제지역에 적용하던 최대 6억원 한도를 절반으로 줄이고, 비규제지역에도 3억원 상한을 두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은행 서류 접수일을 기준으로 적용된다. 매매계약을 이미 체결했더라도 9일까지 대출 서류 접수를 마치지 못하면 3억원 한도를 적용받는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현재 주담대 한도 제한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은행 규제로 대출 수요가 다른 은행으로 옮겨갈 가능성을 보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검토 중”이라며 “국민은행의 대출 한도가 줄어들면 타행으로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여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이번 조치는 빠르게 늘어나는 가계대출을 관리하기 위한 선제 대응으로 풀이된다.
정책성 대출을 제외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 2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48조35억원이다. 지난해 말보다 3조335억원 늘었다. 이는 연초 금융당국에 제출한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 4조3000억원의 70.5% 수준이다.
일부 은행은 이미 목표치를 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은행은 소매금융 비중이 큰 데다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초과해 올해 잔액 증가 여력이 낮은 상황이다.
실수요자들의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특히 서울 외곽과 수도권의 15억원 이하 중위가격대 아파트 매수자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은 12억5500만원이다. 올해 1월 11억2000만원에서 1억3500만원 올랐다. 상반기 상승률은 12.05%로, KB가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같은 기간 기준 최고치다.
다른 은행들도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오는 10일부터 주담대 취급 때 적용하는 MCI·MCG 등 모기지보험 가입을 제한한다. 모기지보험을 활용하지 못하면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든다. 대출 모집인을 통한 신규 주담대 모집도 중단했다.
하나은행도 이달 2일 다음 달 실행되는 대출모집인 채널 주담대 접수를 일시 중단했다. MCI·MCG 등 모기지보험 가입도 제한했다. 가계신용대출 한도는 차주별 합산 1억원 이내로 줄였다. NH농협은행도 일부 변동형 금리 주담대의 대면 채널 취급을 제한했다.
부동산 업계는 고강도 주담대 규제가 주택 거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대출을 받기는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금융권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와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라 선제적으로 일부 대출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말에도 연간 총량 관리 과정에서 대출이 급격히 축소된 사례가 있었던 만큼 올해도 연말로 갈수록 일부 금융권의 대출 문턱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출 규제가 주택 거래 절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연말 금융권이 가계대출 총량을 모두 소진할 경우 대출이 제한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통상 은행권의 대출 관리가 본격화되는 시기는 10~11월인데, 국민은행이 이처럼 강도 높은 규제에 나선 것은 다소 이른 편”이라며 “그만큼 하반기 대출 여건은 예년보다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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