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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적은데 왜 전세사기?”…안산 사태가 보여준 착각

배준형 밸류업이노베이션 대표.

[디지털데일리 김남규기자] “등기부등본에 대출이 거의 없다고 안심하는 순간 전세사기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최근 경기 안산에서 수백 가구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부동산 전문가들은 다가구주택의 구조적 위험성을 제대로 확인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눈에 보이는 근저당보다 건물에 쌓인 전세보증금 규모가 더 큰 위험 요인이라는 것이다.

배준형 밸류업이노베이션 대표는 이번 안산 전세사기 사건을 “돈으로 돈을 막아온 전형적인 폰지 구조”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인들에게 연 18% 안팎의 고금리를 약속해 자금을 끌어모으고, 새로 들어온 세입자의 보증금으로 기존 채무를 메워온 구조”라며 “금리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그동안 누적된 부실이 한꺼번에 드러난 사례”라고 설명했다.

배 대표는 특히 다가구주택의 등기 구조를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파트나 다세대주택은 세대별로 소유권이 분리돼 있어 해당 호실의 권리관계만 확인하면 된다. 반면 다가구주택은 건물 전체가 한 명의 소유자로 등기돼 있다. 건물 전체의 재무 상태가 세입자의 보증금 회수 여부를 좌우하는 구조다.

가장 큰 문제는 다른 세입자들의 보증금 규모를 외부에서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등기부등본으로는 금융권 대출만 확인할 수 있다. 건물 전체에 쌓인 전세보증금 총액은 파악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근저당이 적으면 안전하다고 판단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수십억원의 보증금이 누적된 상태일 수 있다.

이번 안산 사례도 이런 허점을 이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임대인은 금융권 대출을 최소한으로 유지해 등기부상 근저당을 낮게 보이도록 한 뒤, 부족한 자금은 사금융과 개인 차입으로 조달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근저당만 확인한 세입자들은 건물의 담보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했지만, 실제 재무 상태는 달랐다는 것이다.

지역에서 오랫동안 쌓은 임대인의 평판이나 일부 공인중개사의 설명만 믿는 것도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배 대표는 “부동산 거래에서 평판이나 구두 약속은 법적 효력이 없다”며 “결국 믿을 수 있는 것은 서류로 확인되는 객관적인 자료뿐”이라고 말했다.

계약 전 확인해야 할 사항도 있다. 건물 전체 확정일자 현황을 통해 선순위 보증금 규모를 확인해야 한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가능 여부도 따져봐야 한다. 국세·지방세 체납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세금은 상당수 경우 보증금보다 먼저 변제되기 때문이다.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거절되는 매물은 계약을 재고해야 한다. 지나치게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는 투자 구조도 경계해야 한다. 연 15~18%대 수익률은 안정적인 기회가 아니라 무리한 자금 구조의 신호일 수 있다.

배 대표는 “부동산 자산 관리는 단순히 소유가 아니라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자산가치를 유지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불투명한 구조와 과도한 레버리지에 의존한 자산은 결국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안산 사례는 부동산 시장에서 정보 투명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사건”이라며 “세입자와 투자자 모두 계약 전 위험 요소를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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