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벤처기업부.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정부가 성장 정체와 재무 위기를 겪는 중소기업을 조기에 찾아내고 회복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선별해 재도약을 지원하는 정책체계를 마련했다. 위기기업을 단순 연명시키기보다 정상화 가능성과 성장성을 기준으로 구조개선, 회생, 사업전환을 묶어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8일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중소기업 재도약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최근 중소기업은 성장 둔화와 수익성 악화가 겹치며 한계기업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평가데이터에 따르면 한계 중소기업 비중은 2020년 6.5%에서 2024년 8.8%로 상승했다. 중기부가 재무정보 확인이 가능한 법인 중소기업 약 11만개사를 분석한 결과, 2024년 기준 절반가량인 5만5000개사가 성장 또는 재무 측면에서 위기 징후를 보였다.
정부가 주목한 대목은 위기기업 전체가 회생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재무위기 기업 중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한계기업은 9700개사였지만, 이 중 45.0%는 매출이 증가하고 있었다. 적기에 구조개선이나 신사업 전환을 지원하면 정상화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우선 중기부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융자기업 6만개사를 대상으로 운영하던 조기경보 체계를 25만개 중소기업으로 확대한다. 소상공인을 제외한 소·중기업 39만개 중 융자제한 업종 등을 뺀 대상이다.
새로 구축하는 'AI 기반 중소기업 위기경보알림 시스템'은 재무·금융정보뿐 아니라 뉴스, 산업동향, 공시, 검색 트렌드 등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해 개별 기업은 물론 지역·산업별 위기 징후를 포착한다. 기업별 위기징후지수는 정상, 주의, 예비경보, 경보 등 4단계로 나뉘며 예비경보·경보 기업에는 문자나 SNS로 알림과 지원제도 정보를 제공한다.
재무위기 기업에는 구조개선과 회생 지원이 강화된다. 구조개선 지원 심사기준은 정상화·성장 가능성 중심으로 개편하고, 경영개선계획 이행실적이 우수한 기업에는 자금평가 절차 간소화와 융자 우대를 추진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금융권 '상생금융지수' 평가항목에는 중소기업 채무조정 비중을 반영해 금융기관 참여를 유도한다. 회생 신청 전 법원의 비공개 조정절차를 활용하는 Pre-ARS 기업에는 적합성 검토, 채무조정안 수립, 회계·세무 자문 등을 지원한다.
성장위기 기업에는 유망 분야로의 사업전환을 촉진한다. 기존 6개 신사업 분야에 5극 3특 성장엔진 및 지역주력산업 분야를 우선 지원대상으로 추가하고, 기술·인력·제조·금융·판로로 이어지는 5종 정책패키지를 제공한다.
사업전환 성과관리는 성공·실패 판정 방식에서 연차별 목표 달성도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마일스톤’ 방식으로 바뀐다. 우수 기업은 연 30개 안팎의 ‘사업전환 선도기업’으로 선정해 점프업 프로그램과 연계한다.
대·중견기업의 신사업 진출 계획과 협력 중소기업의 전환을 연결하는 동반 사업전환 모델도 도입된다. 자동차, 로봇, 조선, 에너지 등 공급망 단위 전환이 필요한 업종에서 대기업이 기술요건과 로드맵을 제시하고 중소 협력사가 설비·인력·기술 전환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제도 기반도 손본다. 업종 추가나 변경뿐 아니라 분사, 조인트벤처, 인수합병을 통한 사업전환도 지원 대상으로 인정하고, 신사업 전환 승인기업의 전문 외국인력(E-7) 체류기간을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확대한다. 지방 사업장을 일부 축소하더라도 신규 투자 규모가 더 큰 경우 지방투자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노용석 중기부 제1차관은 "이번 대책을 통해 성장 가능성을 갖춘 중소기업이 구조개선과 신사업 전환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겠다"며 "혁신과 도전이 지속되는 중소기업 재도약 생태계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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