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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반복되는 증권사 전산장애…내 돈 믿고 맡길 수 있나

키움증권 본사 전경 [사진=키움증권]

[디지털데일리 강기훈기자] 1602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주식을 거래하기 위해 암스테르담에 세계 최초의 증권거래소가 설립됐다. 이때 이후 금융은 비약적인 속도로 발전했다.

발전의 이면엔 상호 간 신뢰가 존재했다. 매수와 매도를 하기에 앞서 내 돈이 다른 모종의 이유로 증발해선 안되기 때문이다. 국내외 은행과 증권사들이 앞다투어 보안에 투자하는 이유다.

그런데 국내에서 믿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지난달 29일 키움증권 시스템 전산 처리 오류로 일부 고객 계좌에서 담보비율이 기준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는데도 보유 주식이 강제로 처분된 것이다.

통상 투자자가 추가로 증거금을 넣어 담보비율을 맞추면 반대매매는 이뤄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사고에서는 일부 고객의 입금 사실이 시스템에 즉각 반영되지 않으면서 반대매매가 실행됐다.

키움증권은 사고를 인지한 즉시 원상복구 조치를 마쳤다. 이어 손해를 본 투자자에게 4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키움증권에 대한 신뢰가 저하됐다는 사실이다. “나에게도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투자자를 엄습하고 있다.

키움증권에게만 있는 일이 아니다. 지난달 11일 한국투자증권의 매도 체결이 진행된 일부 계좌에서 수익률이 실제와 다르게 표시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지난 3월 퇴직연금 계좌의 잔고가 정상적으로 조회되지 않았던 사고에 이어 두 번째다.

토스증권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1월 미국 주식에 투자한 일부 투자자들이 브로커 이슈로 인해 주문 접수·체결 오류를 경험했다. 같은 달 목 정보와 잔고가 조회되지 않는 오류가 일어나기도 했다.

이래서 내 돈을 믿고 맡길 수 있겠나. 신뢰가 없다면 금융은 빛을 잃을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국내 증권사들이 보안 투자를 늘리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 금융당국은 보안사고가 발생한 증권사에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 증권사에 대한 믿음이 완전히 사라지는 순간 돌이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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