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SSG닷컴]
[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최근 국내 이커머스 업계가 배송 경쟁의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빠른 배송을 넘어 무료 반품과 도착보장, 자체 물류 투자까지 경쟁 영역이 확대되면서 쿠팡이 구축한 배송 경험에 정면으로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8일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SSG닷컴과 G마켓, 네이버, 11번가는 최근 잇따라 배송 경쟁력 강화 전략을 내놓거나 관련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업체별 방식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소비자가 상품을 주문한 순간부터 받아보고 반품하는 과정까지 전반적인 쇼핑 경험을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한국 온라인 식료품 배달 시장은 올해 약 179억7000만달러(약 26조955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은 2026년부터 2031년까지 연평균 6.48% 성장해 2031년에는 245억9000만달러(약 36조885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소매 배송 시장 규모도 올해 140억7000만달러(약 21조10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배송 경쟁력 확보를 위한 유통업계의 투자와 서비스 고도화 움직임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배송 서비스 수요가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도 물류 인프라와 배송 품질 경쟁에 더욱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속도 높이고 반품 넓히고…배송 경쟁 새 국면=가장 적극적인 변화는 SSG닷컴이다. 오는 9일부터 이마트 양재점과 하남점 인근에서 주문 후 2시간 안에 상품을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
기존 예약배송 중심의 쓱배송에 즉시성을 더한 것으로, 연말까지 전국 50여개 이마트 점포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마트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해 당일 장보기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무료배송 기준은 기존과 동일하게 4만원 이상 주문 시 적용되며, ‘쓱7클럽’ 멤버십 회원의 경우 쓱배송(주간·새벽·트레이더스) 상품 구매 금액의 7%를 SSG머니로 적립받을 수 있다.
G마켓은 배송 이후 단계인 반품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꼭’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스타배송 상품 무료 반품 서비스를 도입한다. 단순 변심에 따른 반품 비용까지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무료 반품은 대규모 물류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가능한 서비스로 꼽혀 왔던 만큼 배송 경쟁의 무게중심이 속도에서 고객 편의 전반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번가 역시 슈팅배송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주 7일 당일·익일배송 체계를 구축한 데 이어 올해는 무료 반품·교환과 도착 지연 보상 제도를 도입했다. 배송 속도뿐 아니라 배송 이후 만족도까지 관리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
◆네이버도 물류 투자 검토…‘배송 통제력’ 높이나=최근 네이버 역시 배송 경쟁력 확보를 위한 물류 전략 재정비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나왔다. 수도권 내 자체 물류 거점 확보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에서는 쿠팡식 직배송 모델 도입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다만 네이버는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는 단계일 뿐 물류센터 구축이나 직접 배송 방식은 확정된 바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그동안 네이버는 CJ대한통운 등 물류 파트너와 협력하는 플랫폼형 풀필먼트 전략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협력사별 운영 방식 차이로 배송 품질을 균일하게 관리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따라 물류 거점 확보를 통해 배송 품질과 데이터 통제력을 높이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처럼 업계에서는 배송 경쟁이 속도 싸움을 넘어 쇼핑 경험 전반을 둘러싼 경쟁으로 확산 중이라고 본다. 쿠팡이 로켓배송과 무료 반품, 자체 물류망을 기반으로 구축한 구매 경험이 시장의 기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경쟁사들도 배송과 반품, 물류 인프라를 함께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배송은 더 이상 물류의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 소비자가 플랫폼을 선택하는 핵심 기준이 되면서 이커머스 업체들의 경쟁도 ‘누가 더 빨리 배송하느냐’에서 ‘누가 더 편리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앞으로의 승부 역시 배송 차량이 아니라 물류망과 반품, 데이터까지 연결된 배송 생태계에서 갈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배송은 더 이상 물류 비용이 아니라 고객을 붙잡는 핵심 서비스”라며 “속도 경쟁을 넘어 반품과 교환, 도착보장, 물류 운영 효율까지 모두 포함한 배송 경험 경쟁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흐름”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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