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원호 람다256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 [사진=조윤정기자]
[디지털데일리 조윤정 기자] “블록체인은 기존 금융 시스템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기존 원장의 한계를 보완하는 새로운 레일입니다.”
조원호 람다256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는 최근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블록체인 기반 금융 인프라의 역할을 이같이 설명했다.
조 CBO에 따르면 전통 금융권의 블록체인 도입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토큰증권(STO) 제도화 논의와 스테이블코인 제도 정비가 본격화되면서 은행, 증권사, 여신전문금융사들이 관련 기술 검증(PoC)에 나서고 있다.
람다256은 이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술 자회사인 람다256은 기업용 블록체인 서비스(BaaS)에서 출발했다. 최근에는 퍼블릭 블록체인 인프라, 온체인 데이터 분석, 금융기관 대상 웹3(Web3) 인프라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조 CBO는 “인공지능(AI) 시대 금융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온체인 파이낸스(블록체인 기반 금융)로의 전환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 “기존 금융 이해가 경쟁력”…금융권 연동에 집중
람다256은 2018년 두나무 연구소로 출범해 2019년 독립 법인으로 분사했다. 초기에는 기업이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BaaS 사업이 중심이었다. 현재는 퍼블릭 블록체인 노드 운영, 데이터 분석, 금융기관 대상 인프라 공급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조 CBO는 금융권 블록체인 도입의 핵심 과제로 ‘기존 시스템과의 연계’를 꼽았다.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외부 블록체인에서 발생한 거래 데이터를 금융사 내부 시스템과 안전하게 연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블록체인은 금융사 입장에서 외부 네트워크인 만큼 보안과 내부 시스템 연계에 대한 부담이 가장 크다”며 “전용선이나 가상사설망(VPN) 환경을 구축해 데이터를 안전하게 온프레미스 환경으로 전달하고, 기존 시스템과 함께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탁결제원, 여신금융협회 등 전통 금융기관들이 람다256과 협업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조 CBO는 람다256의 경쟁력으로 ‘레거시 금융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들었다.
그는 “경영진과 핵심 인력들이 국내 대형 모바일 결제 플랫폼 구축과 데이터 기술을 경험해 기존 금융 시스템 구조를 깊이 이해하고 있다”며 “단순한 코인 전송이 아니라 증권사 원장과 블록체인을 연동하고 정산·대사 체계를 설계하는 것이 금융권 프로젝트의 핵심”이라고 했다.
현재 람다256은 인프라·데이터 플랫폼 ‘노딧(Nodit)’, 컴플라이언스 솔루션 ‘클레어(Clair)’, 스테이블코인 운영 플랫폼 ‘스코프(SCOPE)’ 등을 통해 금융 시스템과 블록체인 서비스를 연결하는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 “스테이블코인, 발행보다 활용이 중요”
최근 금융권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은행 중심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과 핀테크·가상자산 사업자까지 참여를 넓혀야 한다는 시각이 맞서고 있다.
조 CBO는 발행 주체 논의보다 실제 활용 사례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발행 주체를 논의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스테이블코인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게 할 것인가”라며 “국내에서 발행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토큰증권 거래에 활용할 수 있는지, 외국인 관광객이 USDC나 USDT를 이용해 국내 가맹점에서 결제할 때 이를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어떻게 환전하고 정산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산분리 규제 완화와 결제·거래 인프라에 대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다양한 사업자가 참여하고 생태계도 성장할 수 있다”고 했다.
람다256은 올해 상반기 여신금융협회, 케이에스넷(KSNET) 등과 스테이블코인 결제 관련 PoC를 진행했다. 오프라인 결제 단말기에서 QR코드를 활용한 결제와 영수증 출력까지 구현했다. 카드사 포인트 전환, 정책자금 지급, 이상거래탐지(FDS) 연계 가능성도 함께 검증했다.
자금세탁방지(AML) 분야도 확대하고 있다. 조 CBO는 “케이뱅크와 디지털자산 오프램프 및 온체인 AML·FDS 기술검증(PoC)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 AML 솔루션이 차단 리스트 기반 탐지나 사후 추적 중심이었다면, 우리는 온체인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자금 흐름을 추적한다”며 “이를 금융기관의 기존 AML 규칙과 매칭·시뮬레이션해 의심 거래를 선제적으로 탐지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 “AI 시대 금융 인프라는 온체인”
조 CBO는 AI 확산으로 금융 서비스가 고도화될수록 온체인 금융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자산운용사들은 상장지수펀드(ETF)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고, 리테일 증권 거래를 중개하는 핀테크 플랫폼도 다변화되고 있다”며 “고객들도 이러한 상품을 더 편리하게 거래하려는 수요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변화에 대응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자산을 온체인에 올려 토큰화하는 것”이라며 “해외 주요 시장에서도 관련 인프라 구축 경쟁이 본격화되는 이유”라고 했다.
국내 디지털 자산 관련 법안과 규제 정비가 지연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결국 글로벌 흐름에 맞춰 제도가 정비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 CBO는 “한국의 규제 수위나 입법 속도가 늦어질 수는 있지만 결국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게 될 것”이라며 “제도가 정비되는 시간이 길어지면 그동안 기술 개발과 글로벌 협업을 이어가며 시장 변화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람다256이 금융기관들의 온체인 전환을 지원하는 인프라 사업자로 자리 잡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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