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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표류 끝 사업 재개…7.8조원 KDDX가 남긴 과제, "갈등보다 국익 우선해야" (下)

한화오션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조감도. [사진=한화오션]

[디지털데일리 김유진기자]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에서 한화오션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2년 넘게 이어진 사업자 갈등에 마침표를 찍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의 첫발을 뗐다.

군사기밀 유출 사건에 이어 사업 방식 결정부터 입찰 평가 기준·보안감점 적용을 둘러싼 논란까지 이어지면서 사업 일정은 당초 계획보다 크게 늦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특정 업체의 유불리를 떠나 향후 대형 방산사업에서 절차적 신뢰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고 평가한다.

◆ 전력화 늦춘 사업 갈등…'국익 우선' 해법 찾아야

KDDX는 7000톤(t)급 구축함 6척을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첫 국산 이지스급 구축함 사업이다. 총 사업비만 약 7조8000억원에 달한다. 당초 기본설계를 수행한 HD현대중공업과 수의계약이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2018년 불거진 군사기밀 유출 사건 이후 사업 방식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후 HD현대중공업은 수의계약을, 한화오션은 경쟁입찰을 각각 주장하며 갈등을 이어갔고 방위사업청의 법률 검토와 정책 심의가 장기화되면서 사업은 2년 넘게 지연됐다. 방사청은 지난 2일 경쟁입찰을 통해 한화오션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면서 사업을 다시 정상 궤도에 올렸다.

업계에서는 이번 KDDX 사례가 특정 업체 간 경쟁을 넘어 국내 방산사업 추진 체계 전반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사업자 간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가장 큰 피해는 군 전력화 일정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KDDX는 차세대 구축함 전력의 출발점이 되는 사업이다. 선도함 건조가 늦어질 경우 후속함 설계와 건조, 전력화 일정도 순차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방산업계에서는 대형 무기체계 사업은 수년 단위 일정으로 맞물려 있는 만큼 초기 1~2년의 지연이 전체 사업 일정에는 그 이상의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준곤 건국대 방위사업학과 교수는 "무기체계 획득사업은 소요 결정부터 전력화까지 통상 10년 이상이 걸리는 장기 사업"이라며 "초기 단계에서 사업이 1~2년만 지연돼도 이후 전력화 일정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군은 사업이 마무리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구조인 만큼 적기에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국가 안보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 겸 한국방위산업연구소장은 "앞으로도 이런 일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더 우려된다"며 "방산 사업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만큼 결과뿐 아니라 과정에서도 예측 가능성과 절차적 신뢰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보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도 개선 방향도 단순히 평가 절차를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방산사업 추진 구조 전반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장원준 전북대 첨단방산학과 교수는 "지금처럼 단일 업체를 선정해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만으로는 유사한 갈등이 반복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며 "미국처럼 설계 단계부터 대기업·중소기업·스타트업 등이 함께 참여하는 다양한 계약 방식을 검토하는 등 방산사업 추진 체계를 보다 유연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최일 잠수함연구소장은 "이번 KDDX 사업은 어느 한쪽의 잘잘못으로만 보기 어려운 사안"이라며 "향후에는 이해관계에서 벗어난 권위 있는 제3의 전문가 위원회가 국익을 최우선으로 사업 방향을 판단하고 조정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정부는 사업자를 단순히 선택의 대상이나 계약 상대방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어려운 여건에서도 국가 방위산업을 함께 수행하는 협력 파트너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사업자들이 절차를 납득할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조율하면서 국익을 위한 최선의 방안을 찾고 불필요한 갈등과 국가적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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