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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두영 칼럼] 큰 연못으로 가는 길, 공짜 점심은 없다

[사진 =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지난 6월 24일, MSCI는 또다시 한국을 외면했다. 올해도 한국을 선진국지수(DM) 관찰대상국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이다. 매년 비슷한 결과가 반복되다 보니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왜 ‘한국증시가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 왜 좋은가?’.

이 질문에 명료한 답변을 내놓기는 쉽지 않지만, 핵심은 두 가지로 압축해 볼 수 있다. 먼저 자금 유입에 따른 수급 개선의 효과가 나타나고, 다른 하나는 시장과 개별 기업에 대한 가치의 재평가로 인해 투자자에겐 자본비용을 줄여줘 투자의 매력도를 높여주게 된다.

현재 한국은 MSCI 신흥국지수(EM)에서 비중이 큰 국가이다. 쉽게 말하면 '작은 연못의 큰 물고기'와 같다. 반면 선진국지수에 들어가면 미국, 일본, 유럽 등 거대한 시장 속에서 비중이 1~2% 수준인 '큰 연못의 작은 물고기'가 된다.

처음에는 신흥국지수를 따라 투자하는 펀드들이 한국 주식을 일부 또는 전부를 팔게 된다. 대신 선진국지수를 추종하는 훨씬 큰 규모의 펀드들이 한국 주식을 새롭게 사들이게 된다. 선진국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은 신흥국지수보다 약 5~6배 큰 것으로 알려져 있어 장기적으로는 투자 기반이 넓어질 가능성이 크다.

[사진 =클로드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더 중요한 변화는 한국 기업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투자자들은 국가별 위험을 고려해 투자하는데, 위험이 크다고 생각할수록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한다. 이를 자본비용이라고 한다. 한국은 그동안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 때문에 일본 등 선진국보다 높은 자본비용을 적용받아 왔다. 만약 선진국지수에 편입되어 시장 신뢰가 높아지면 자본비용이 낮아지고 기업 가치도 함께 높게 평가받을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시장에서 몇 가지 불편을 겪어 왔다. 환전이 자유롭지 않고, 결제 절차가 복잡하며, 외국인 투자 등록 등 행정 절차도 번거로웠다. 최근에는 통합계좌(옴니버스 계좌)와 외국인 투자등록 제도 등이 상당 부분 개선되었다.

이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외환시장이다. 외국 투자자들이 해외에서도 원화를 자유롭게 거래하고 환위험을 쉽게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오는 7월 6일부터 시행되는 24시간 외환시장과 역외 원화 결제망이 성공적으로 운영된다면 향후 MSCI 평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한국 증시는 반도체 기업과 그 외 기업의 격차가 커지고, 주가 변동성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꾸준히 매수하고 있지만 연기금은 비중 조정 때문에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외국인 투자자들도 지수 비중을 맞추기 위해 매매를 반복하고 있다. 이처럼 시장을 안정적으로 받쳐 줄 투자 기반이 충분하지 않아 주가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만약 한국이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된다면 새로운 투자자들이 시장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특히 신흥국에는 투자하지 않고 선진국에만 투자하는 대형 글로벌 펀드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한국 대표 기업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우량 기업에 대한 수요를 늘리고 한국 증시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공짜 점심은 없다. 지난 2010년 이스라엘은 선진국지수로 편입되는 초기 과정에서 20억 달러의 신흥국 자금이 먼저 빠져나가 일시적으로 수급 불안을 겪은 바 있다. 신흥시장의 비중이 3% 정도 줄어든 반면, 선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4%의 미미한 수준에 머물렀다. 한국 역시 편입 초기에는 비슷한 수급 불안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시장 변동성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선진국 시장에는 정보 분석 능력이 뛰어난 전문 투자자가 많다. 새로운 정보가 훨씬 빠르게 주가에 반영되면서 가격 변동도 더 커질 수 있다. 이는 개인투자자에게 투자 판단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은 단순히 외국 자금이 들어오는 문제만은 아니다. 한국 자본시장의 신뢰도를 높이고 기업의 가치를 재평가받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편입 과정에서는 일시적인 자금 유출과 변동성 확대 같은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외환시장 개혁과 투자 환경의 개선 노력을 꾸준히 이어가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진시장의 편입을 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사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글> 윤두영 아틀라스 어드바이저스 이사

윤두영 이사(사진)는 대우증권 런던 현지법인을 거쳐 대우증권 국제조사부장,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 포춘코리아 글로벌 기업연구소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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