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데이터센터 내 랙(Rack)이 줄지어 있는 모습 [ⓒ챗GPT 생성이미지]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메타가 인공지능(AI) 연산 자원과 모델을 외부에 판매하는 클라우드 사업 진출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의 판이 흔들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메타가 막대한 규모의 데이터센터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자체 수요 이상으로 확보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며 한국과 일본 반도체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메타는 외부 기업과 개발자를 대상으로 AI 컴퓨팅 자원과 AI 모델을 판매하는 신규 클라우드 사업을 검토 중이다.
구상안에는 메타가 자체 데이터센터에서 운영하는 AI 모델 접근 권한을 개발자에게 제공하는 방식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베드록(Bedrock)'과 유사한 형태다. 메타는 데이터센터와 AI 반도체를 직접 운영하고 개발자들로부터 사용료를 받는 구조를 구상하고 있다.
단순 모델 서비스(API)를 넘어 순수 연산 자원 자체를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는 AI 인프라 전문 업체인 코어위브(CoreWeave)와 유사한 사업 모델이다.

[ⓒ 메타]
해당 사업은 메타 내부 AI 인프라 조직인 '메타 컴퓨트(Meta Compute)'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 인프라 총괄인 산토시 자나단과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랩 소속 다니엘 그로스, 디나 파월 맥코믹 메타 사장 등이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메타의 움직임은 수백조원 규모로 확대되고 있는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수익화 방안 마련 차원으로 풀이된다. 메타는 최근 초거대 AI 개발을 위해 데이터센터와 AI 반도체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코어위브를 비롯해 구글, 오라클 등과 대규모 컴퓨팅 계약을 체결했으며 AI 인프라 구축에 수천억달러를 투입하겠다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시장이 이를 '새로운 수익원'이 아닌 '과잉 투자 신호'로 해석했다는 점이다.
메타가 외부 판매를 고려할 정도로 컴퓨팅 자원을 과도하게 확보했을 경우 AI 데이터센터 증설 속도가 둔화될 수 있고, 이는 AI 투자 확대 수혜를 누려온 메모리·반도체 기업 실적 전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는 AI 인프라 투자 둔화 우려가 확산되며 크게 흔들렸다.
코스피는 장중 7% 가까이 급락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6% 이상 하락했다. 일본에서는 올해 들어 650% 넘게 급등했던 키옥시아 주가가 13%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메타의 발표가 AI 투자 사이클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키웠다고 평가했다.
베이-선 링 유니온방케프리베(UBP) 매니징디렉터는 "메타가 잉여 컴퓨팅 자원 판매를 검토한다는 것은 확보한 설비 활용 방안을 찾지 못했거나 과잉 투자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이는 한국과 일본 반도체 및 AI 인프라 공급망 기업들에는 부정적인 신호"라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조정을 AI 수요 둔화 신호로 해석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반론도 나온다. UBS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전체 AI 수요 둔화의 징후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반도체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실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역시 지난 5월 실적발표 당시 "외부 기업들이 AI API 서비스 구축이나 컴퓨팅 자원 구매를 지속적으로 문의하고 있다"며 "현재는 내부적으로 사용할 수요가 충분하지만 향후 과잉 구축 상태에 도달할 경우 외부 판매는 유효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AI 경쟁이 심화될수록 컴퓨팅 자원 자체가 새로운 상품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실제 일론 머스크의 xAI 역시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활용해 앤트로픽 등에 연산 자원을 임대하며 새로운 수익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메타의 클라우드 사업 진출 자체보다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성장 국면을 이어갈지, 아니면 공급 과잉 국면에 진입할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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